문재인
가시적 성과 내면 압도적 대선주자 1위 ‘문재인 대세론’ 탄력
4곳에서 전패하면 야권재편의 소용돌이 휘말려 크게 흔들릴 듯
정동영
관악을 승부수! ‘신의 한수’인가, 패착인가…야권발 정계개편 뇌관
당선 땐 개인의 정치입지 회복과 동시에 야권의 새로운 중심 부상
김무성
관악을 선거 ‘져도 본전, 이기면 대박’→1여6야 구도에선 ‘지면 쪽박’
이번 재보선에서 리더십 확실하게 보여줘야 된다는 숙제를 안고 있어
1년짜리 임기의 국회의원을 뽑는 4·29 재보궐선거에 대한민국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 광주 서을, 경기 성남중원 4곳에서 치러지는 ‘미니 선거’지만 내년 총선을 1년 앞두고 치러진다는 점에서 ‘미리 보는 20대 총선’으로 받아들여진다. 단순히 전초전이 아니라 여야 간판급 정치인들의 명운이 걸려 있는 서바이벌 게임 양상까지 띠면서 선거판이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이번 선거는 정치 운명이 걸린 한판 승부.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며 움트기 시작한 ‘문재인 대세론’이 탄력을 받게 된다. 그러나 성과 없이 4곳에서 전패하면 야권 재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문 대표 체제가 크게 흔들 수밖에 없다.
김무성 대표에게는 지난해 7월 새누리당 대표 취임 이후 9개월의 성적표인 동시에 보수층이 내년 총선을 그에게 맡겨도 될 것인지를 판단하는 잣대다. 확실히 승리한다면 2017년까지 김 대표 앞에 탄탄대로가 열릴 수 있다.
서울 관악을에서 승부수를 던진 정동영 전 의원이 만약 당선이라도 된다면 재보선 결과의 모든 시선을 압도하며 제1야당 교체, 야당발 정계 개편의 핵으로 떠오르게 된다. 그러나 3위로 밀리고 새누리당에게 야권의 텃밭을 내주면 야권 분열의 원흉으로 내몰려 정치 생명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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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는 서울 관악을이 한국 정치사의 새로운 시험대가 되고 있다. 정동영이란 거물이 출전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선거 결과가 향후 총선과 대선 정국에서 호남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관악을이 야권의 아성에서 한국 정치 지각변동의 진원지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 27년간 관악을은 야권후보가 잇따라 당선된 서울에서 유일한 지역이다. 이해찬 의원이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 배지를 단 후 내리 5선을 했다. 이후 김희철 전 의원이 18대에, 2012년 19대 때는 야권연대로 이상규 옛 통합민주당 전 의원이 당선됐다. 호남 출신이 전체 유권자의 35% 안팎이고, 서울대 고시촌 등의 20·30대 유권자가 40%가 넘으며, 지역시민단체도 무려 40여 개가 된다.
문재인 도약이냐? 추락이냐?
새누리당은 관악을에서 무조건 1위 탈환을 노린다. 27년간 야권 불패지역인 터라 당초엔 ‘져도 본전, 이기면 대박’이었다. 하지만 명목상 1여6야의 구도로 바뀐 현재 ‘지면 쪽박’이 됐다. 3년 전 3자 대결에서도 33%의 지지율을 얻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패할 경우 김무성 대표에겐 적잖은 타격이다. 연일 지원유세에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기 역시 장담키 어렵다.
문재인 대표는 취임 이후 개인은 물론 당의 이미지 변신에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정치연합의 ‘수권정당’을 지향하며 과감한 외연확장 노선을 택했다. 외연확대 전략은 소득주도 성장론을 앞세운 ‘유능한 경제정당론’과 ‘안보정당론’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문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 ‘급격한 우클릭’이라는 지적도 받았지만, 대체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문 대표는 갤럽의 3월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24%로 1위였다. 박원순 서울시장(12%)이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8%)를 2~3배 앞섰다. 리얼미터의 주간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도 14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고공 행진을 계속했다. 리서치뷰의 조사에선 30% 선을 넘기도(32.5%)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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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이야 뜨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하겠지만 아직 변변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 새누리당에게 문재인 대표는 공포 그 자체다. 여기에 더해 지난 대선에서 48%를 얻은 득표력, 10년 집권으로 쌓인 보수정권에 대한 피로도, 야권 지지층의 더 강해질 집권 의지, 충성심과 열정이 넘치는 친노라는 지지기반까지 고려할 때 문 대표는 말 그대로 ‘대세’가 될 충분조건을 갖춘 것이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지만, 다가온 재보선이 문 대표에게는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야권 심장부인 호남에서 지지세가 약한 문 대표의 아킬레스건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1여다야, 절대적으로 불리한 선거구도에서 의석을 1~2석 더 가져오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호남에선 열린우리당 창당에 따른 민주당 분당과 노무현 정부의 대북송금 특검 등으로 친노계에 대한 반감은 뿌리가 깊다.
그런데도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친노 지도부가 이끄는 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줬지만 매번 선거에서 야권이 패배하면서 호남 민심이 심각하게 이반됐다.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이미 익숙한 대로 새정치연합을 지지할 것인지, 아니면 더 크고 더 강한 야당을 만들기 위해 전략적 모험을 시도할 것인지가 문 대표 승패의 관건이다. 여기서 문 대표가 선택받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이 체제로는 안 된다는 호남의 민심으로 봐야 한다. 문 대표 체제가 크게 흔들리면서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문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독자선거’ 전략을 선택했다. 새정치연합은 전신인 민주당이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에 참패한 뒤부터 각종 선거에서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야권 내 정당들과 후보 단일화 등 선거연대를 통해 선거 승리를 꾀해왔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으로 인해 야권의 압도적 승리가 예견됐던 19대 총선에선 이 같은 야권연대가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사태를 겪은 이후 야권연대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결국 이번 재보선에선 야권연대 없이 선거를 치르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문재인 대표의 이러한 독자선거 방침은 통진당 사태로 불거졌던 종북숙주론을 털어내는 동시에 야권연대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문 대표 판단이 성과를 거둔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 등 선거연대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러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재보선 판세가 보여주듯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동영 ‘신의 한수’인가? 패착인가?
정동영 전 의원에게 관악을 보궐선거는 정치 인생의 최대 승부처가 되고 있다.
MBC 간판앵커 출신인 정동영 전 의원은 지난 1996년 15대 총선에서 고향인 전주에 출마, 전국 최다득표를 기록하며 정계에 화려하게 입문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당 대변인으로 이름을 날렸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열린우리당 초대 의장과 통일부 장관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첫 번째 도전은 2007년 대통령 선거.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로 나섰지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약 500만 표 차이로 낙선했다. 두 번째 도전은 2009년 4월 재선거. 정 전 의원은 공천이 여의치 않자 탈당해 전주 덕진 재선거에 출마했고, 무소속으로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다. 그렇지만 2010년 10월 전당대회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에게 패했다. 그리고 지난 18대 총선에서 야당의 불모지인 서울 강남을에 도전해 39.2%라는 의미 있는 득표율을 얻었지만 낙선했다.
이제 정 전 의원은 19년 정치 인생에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뒤 국민모임 소속으로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이대로가 좋다는 기득권 정치 세력과 이대로는 안 된다는 국민 간의 한판 대결이다. 저를 도구로 내놓겠다.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며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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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승부에서 그랬듯이 정 전 의원의 이번 승부도 개인적 정치생명의 부침으로 끝나지 않고 야권 전체 판도에 적잖은 파장을 남길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정 전 의원이 실제 관악을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되면, 개인의 정치적 입지 회복과 동시에 야권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국민모임은 내년 4월 총선에 앞서 새정치연합을 상대로 야권의 주도권 경쟁을 벌일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다. 호남 세력이 정 전 의원에게 쏠릴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반대로 정 전 의원의 가세로 야권 성향 표가 분산돼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어부지리로 승리한다면, 야권 분열과 패배의 모든 책임은 고스란히 정 위원장이 져야 돼 정치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정 전 의원과 운명 공동체가 된 국민모임 역시 명분을 상실해 내년 총선에 후보를 낼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악조건을 뚫고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가 당선되면, 정 위원장은 자신의 득표율에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자리 수의 미미한 득표율에 그친다면 새누리당 후보자 당선과 마찬가지로 정 위원장과 국민모임은 ‘야당 심판’의 명분을 잃고 차선을 도모하기 어렵게 된다.
한숨 돌린 김무성, 존재감은 미흡
이번 재보선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도 위기가 될 수도 있었다. 현재 새누리당 상황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는 친박에게 재보선 실패는 김 대표를 압박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었다. 과거 분당 재보선에서 실패하고 안상수 체제가 무너졌듯이 그런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지금은 야권재편론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한숨을 돌린 상황이다. 김 대표 입장에선 성남 중원과 인천 서·강화을을 얻고 여기에 더해 야권분열 어부지리로 관악을까지 차지하면 대승을 거두는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청와대와는 대립보다는 ‘복종 모드’로 현재 권력에 적절하게 따르고 협조하면서도 새누리당을 확실하게 장악하는 정치력을 보여왔다.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며 ‘속좁은 친박’들에게 빌미를 주지 않는 전략적 치밀함으로 차기 권력지도를 자신의 주도하에 차근차근 그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김무성 체제는 국민에 의한 직접적 선택을 아직 받아보지 못했다. 지난해 진행된 7·30 재보궐 선거는 당 대표로 선출되고 보름도 남지 않은 시기였으므로, 김무성 체제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치 못했다. 또한 당시 재보궐 선거의 대체적인 상황 역시, 새정치연합이 스스로 무너져버린 결과에 가까웠다. 그래서 이번 재보선에서 자신의 리더십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되는 게 숙제를 안고 있다. 이번 선거는 결과에 따라 김 대표의 능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면서, 오히려 김무성 체제의 불안함이 조성될 가능성도 잠재돼 있다.
새누리당과 김무성 체제는 이번 재보궐에서 최소한 2곳에서 승리를 해야 보합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3곳에서의 승리라면 김무성 체제는 탄탄대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인천 서구 강화을에서 패배를 한다면 다른 곳에서의 승리 여부와는 상관없이 김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곳은 원래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였으며,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이 강세인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천 서구 강화을과 성남 중원에서의 승리는 기본이며, 관악을 선거의 승리 여부에 따라 김무성 체제의 안정적 운영 및 김무성 대표의 주도적인 정국 운영에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김무성 체제가 처음으로 맞는 제대로 된 평가라는 점에서도 눈여겨볼 일이다.
원본 기사 보기:sagunin_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