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4월9일) 직전에 폭로한 정치자금이 정치뇌관으로 부상했다. 소위 성완종 리스트가 정치판을 개판(改版)할 조짐이다. 박근혜 정부의 주요 실세들이었거나 실세들이 연루돼 있고, 여권에서는 대선자금까지 수사하자고 들고 나와 사태가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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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심리술에는 큰 사건에 발생하면 다른 사건을 크게 부각시켜 물타기 하는 수법이 있다, 이 경우, 권력을 쥐고 있는 여권이 자주 사용하는 기법이다. 정윤회 사건이 발생한 이후도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이 그런 역할을 한듯해 보였다. 그런데 이번의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어떻게 덮어갈 수 있을까? 사건이 너무 커서 쉽게 덮이진 않을 것이다.
이 사건의 향후 전개과정을 유추해보면, 여야 정치권 실세들과 관련된 뇌물공여 사건으로 정치인들의 부패와 치부가 어느 정도는 드러날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은 타력(他力)과 자력(自力)이 있을 수 있다. 타력은 국가 기관인 검찰-법원이 수사와 판결을 통해 정치인들의 죄질을 따지는 것이다. 자력이란, 스스로 양심에 의거 뇌물 받음을 소상히 밝힘과 동시에 사과하고, 스스로 정치권을 떠나는 수순이다. 지금 드러나 있는 성완종 리스트, 그리고 이와 관련된 정치인-향후 드러날 정치인을 합치면 정치판이 크게 요동칠 것이다. 여기에 총리, 대통령 비서실장, 도지사, 국회의원 등등이 포함되어 있으니 그 실상이 드러나면 반정부 시위가 뒤따를 게 자명하다.
경실련은 지난 10일자 논평에서 “자원개발 비리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던 도중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06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미화 10만 달러, 2007년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현금 7억 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기춘·허태열 전 비서실장은 당시 17대 국회의원으로 기업인이었던 성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물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의 적용도 가능한 사안”이라고 지적하면서 “형법 129조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으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10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업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이때 직무 범위와 대가 관계를 폭넓게 보는 게 '포괄적 뇌물죄'다. 특히 정치인을 상대로 한 1억원 이상의 금품을 건넨 행위는 정치자금법 위반죄와 특가법상 뇌물죄의 적용이 보편적”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에서 “성완종 전 회장이 돈을 받은 사람이라고 지목한 이들은 모두 힘 있는 정치인이고, 돈의 규모나 계좌나 수표가 아닌 현금으로 제공되었던 것을 보았을 때, 그들이 받은 돈이 아무런 대가없는 떳떳한 돈이 아니었을 것”이라면서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에는 공소시효가 완료되었을지라도, 뇌물죄나 알선수재죄 등의 적용 가능성은 남아 있고, 유력 정치인의 부패는 법적 처벌을 못하더라도 정치적 책임 추궁 대상이다. 참여연대는 여하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이 사건의 진상은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들 시민단체가 지적한 대로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한다면 정치판의 개판(改版)이 필연적 일수 있다. 줄줄이 수갑을 차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치판이 어떻게 바뀌는 게 국가를 위해 좋을까? 우선, 타력-자력으로의 부패 도려내기가 첫 수순이다. 이어 정치권의 신선한 정풍(整風)운동이 기대된다. 이 경우, 젊은 정치세력의 등장이 필수적이다. 여야의 신진 정치세력들이 앞장선 노도와 같은 정풍운동이 일어나야만 한다. 그리하여 정치가 쇄신돼야 한다.
성완종 리스트는 박근혜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는 부패-치부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현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등장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박근혜 정부를 향한 탄핵이 추진된다해도 이 또한 국익에 합당한 대안은 결코 아니다. 만약, 만에 하나 박근혜 대통령이 아래 사람들의 부패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한다 해도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애국을 명분으로 하는 군인들이 총칼 들고 일어나 쿠데타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역사에는 두 방향이 있다. 선순환(善循環)과 악순환(惡循環)이다. 성완종 리스트로 촉발된 정치판의 대 개혁이나 질적 변화의 결과가 선순환이어야 한다고 본다. 계속해서 국가가 위기에 빠지는 악순환이 아니라,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정치가 선진국 대열로 진입해갈 수 있는 세탁적인 과정이기를 희구한다. 그리하여 깨끗한 정치세력들에 의해 한국정치가 발전하고, 그 여세로 남북통일을 성취, 한민족의 민족운이 융성하는 선순환의 기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