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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내부 직원 폭행 사건 내막

병가 낼 거면 나가라고?…직원 인권은 어디로

김유림 기자 | 기사입력 2015/04/27 [09:14]
현대엔지니어링이 해외 공사현장에서 한국인 직원 간에 ‘폭행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월 우즈베키스탄 파견 직원이 직장 상사로부터 폭행을 당해 광대뼈 골절과 이빨이 부러지는 등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은 것. 그러나 현재 폭행 사건 당사자 모두 ‘자진 퇴사’한 사실이 알려지며 회사 측이 명확한 진상 조사도 없이 서둘러 사건을 덮기 위해 퇴사 조치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설상가상 중상을 입은 파견 직원은 귀국 후 치료를 받기 위해 병가를 요청했지만 사측이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거부하며 여권을 돌려주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인권 침해’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편집자주>


현대엔지니어링, 해외 파견 직원 간 폭행 사건 발생
사측, 숨기기에만 ‘급급’…“쌍방폭행” 해명으로 일관
인권사각지대, 중상 입은 직원에 “병가내면 퇴사조치”


[주간현대=김유림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유스튜르트 가스화학 플랜트(UGCC) 공사 현장에서 한국인 직원간에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사건의 진상을 명확하게 밝히기보다 외부로 알려지기 전에 숨기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직원 인권은 어디로?
▲ 현대엔지니어링이 해외 공사현장에서 한국인 직원 사이에 발생한 폭행 사건과 관련 미비한 해명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 주간현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현장에서 근무했던 현대엔지니어링 직원 원모씨는 지난 3월24일 야근을 마치고 운동을 하기 위해 숙소를 나오던 중 직장 상사 유모 대리에게 폭행을 당했다.

원씨는 상사의 폭행으로 광대뼈 골절과 이가 부러지고 허리를 다치는 등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어 낙후한 현지 병원보다 귀국해 치료를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해 병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사측은 ‘프로젝트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병가를 거부하며 “병가를 내면 퇴사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고통이 심해진 원씨는 퇴직을 각오하고 관리임원에게 맡겨뒀던 여권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원씨의 요구를 무시한 채 일주일 넘게 돌려주지 않았다. 폭행 당시 현장을 직접 목격한 제3자 송모씨가 있었지만 사측은 목격자에 대한 조사를 벌이지도 않고 유 대리가 진술서에 작성한 ‘쌍방폭행’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씨는 “현장 관리임원과 사건을 쌍방폭행으로 몰아간 다른 임원 등이 찾아와 합의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원씨는 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관 관계자에게 도움을 요청해 여권을 돌려받을 수 있었고, 사건 발생 13일째 사직서를 내고서야 국내로 돌아와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백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원씨가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관리소장이 여권을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며 “이에 대사관은 관리임원과 통화를 했을 때 ‘관리 차원에서 보관 중’이라고 답했으며 이후 원씨가 사측으로부터 여권을 받아 한국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원씨의 주장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원씨가 폭행사건 및 사측의 부당한 대우의 내용을 담은 장문의 글을 사내 인트라망에 올리면서다. 특히 해당 글에는 지난 2월  현장소장이 공무 관련 책임자와 직원들을 세워놓고 뺨을 때리고 발로 구타하는 사건도 있었지만 본사에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폭행사건의 폭로로 내부가 술렁이기 시작하자 헨대엔지니어링은 원씨가 올린 글을 회수조치하고 관계부서 직원을 우즈베키스탄 현장으로 파견해 뒤늦게서야 뒤처리에 나서기 시작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건 당사자인 원씨와 유 대리가 퇴사했으며 폭행사건에 대해서는 사정기관에서 조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유 대리는 원씨의 주장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내부 직원 폭행사건과 관련해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방적인 폭행이 아니라 쌍방폭행이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사건 진상이 밝혀지기도 전에 폭행사건에 연루된 직원들이 ‘자진 퇴사’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측이 내부 직원끼리 폭행사건이 외부로 크게 퍼지기 전 서둘러 덮기 위해 강제 퇴사 조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여권 반환을 요구한 원씨에게 퇴사를 종용하며 협박한 게 사실이라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여론의 비난뿐 아니라 법적인 문제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 변호사는 언론에 “(여권을)돌려달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줄 것처럼 얘기하면서 여권의 반환을 거부한 경우 형법상 강요죄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 폭력 예방대책 시급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직장 폭력은 근로자가 사업주에게 근로 제공 중 발생하는 모든 폭력을 말하며, 직장 내뿐만 아니라 업무와 관련된 어떤 장소에서든 발생한 모든 종류의 폭력을 포함한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에는 사업주의 의무사항에 관한 내용만 언급되 있어 근로자와 근로자, 외부인과 근로자 등 광범위한 직장 폭력과 관련된 내용을 언급한 법·제도가 없어 실제 직장 내 폭력이 발생한 경우 형사처벌 이외에는 뚜렷한 관련 규정 등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직원이 신체적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해도 기업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명확한 진상 조사보다 사건 덮기에만 급급한 기업들이 아직도 존재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직장 내 폭력, 언어 및 비언어적 위협과 행동 등에 대한 엄격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urim@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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