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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구하기(?)'나선 이익진 계양구청장

인천 계양산 개발 논란 '3탄' - 이익진 청장의 갈짓자 행보 집중추적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08/02 [11:53]
▲불법 임야훼손으로 고발된 신격호 회장 사유지. 롯데는 "6월말 계양구로부터 원상회복을 확인받았다"고 주장했고, 인사이동에 따라 7월부터 해당 업무를 맡고 있는 계양구 도시개발과 관계자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확인 결과 계양구는 '원상회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브레이크뉴스

인천 계양산 자락의 신격호 롯데 회장 사유지 개발을 둘러싼 특혜·편법 논란이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계양산 개발을 주요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이익진 신임 계양구청장이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나서고 있다.
 
시민·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거칠 것 없이 나아가고 있는 이 구청장의 계양산 개발 의지와 관련해, 이 구청장이 재임했었던 지난 민선2기 재임시절에 있었던 계양산 개발 논란과 당시의 오락가락 행보를 정리했다.
 
취임일성 "개발 적극 추진" 실천 나서
민선2기 시절 오락가락 행보 재현될까
 
지난 7월 3일 취임 일성으로 '계양산 개발 적극 추진'을 일설했던 이익진 인천 계양구청장이 7월 8일 계양산 일대 현장답사를 다녀온 데 이어 11일 롯데 측으로부터 '테마파크 조성 사업계획'을 보고 받는 등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지역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8일 답사에서 계양구 관계자들은 "계양산 일부가 훼손되는 것을 막고 자연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는 상태에서 오히려 계양산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또한 11일 설명회에서는 계양산 테마파크 조성사업 설계용역을 맡은 설계회사 관계자도 참석, 계양산 개발의 법적 하자 여부를 비롯해 골프장, 테마파크, 생태공원 등 계양산 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이익진 청장은 취임식이 있던 지난 7월 3일 기자간담회에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지역 개발을 위해서라면 (계양산 골프장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하는 등 계양산 개발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를 다져왔다.
 
이 청장은 3일 간담회에서 특히 계양산 개발을 반대하는 환경·시민단체에 대해 "개발취지를 알고 난 뒤 환경운동이나 시민운동을 벌여야지 무조건 행정의 발목을 잡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독설을 퍼부어 관련 단체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익진 청장의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강경한 발언 배경에는 이 청장이 민선2기 구청장으로 활동하다가 2002년 재선에 실패하기까지 사이에 계양산 개발을 둘러싸고 빚어졌던 갈등과 논란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청장 재임시절 문제가 불거졌다가 올해 2월에서야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온 다남동 화약고 건립 허가 해프닝은 이 청장이 자신의 정책 의지를 일반적인 톤보다 한 음 높여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추정할 수 있는 사례로 되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계양산 화약고 허가취소로 20억 피소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올해 2월 16일 대법원 1부(대법관 강신욱)는 (주)경인화약상사 대표 강 아무개가 계양구를 상대로 제기한 '개발제한구역 내 행위허가 취소처분 무효확인소송' 상고심에서 "계양구의 건축허가 취소처분은 정당하다"며 원고 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에 대법원 판결이 난 계양산 화약고 신축 논란은 이익진 청장 재임시절이던 1999년 12월 계양구가 경인화약상사에게 계양구 다남동 산65 일대에 화약저장고 신축을 허가했다가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몇 개월만에 이를 취소한 사건이다.
 
2000년 5월 계양구는 "주민동의를 얻지 못해 (화약고 설립)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경인화약상사는 즉각 '구의 건축허가 취소 처분은 불법'이라며 법원에 건축허가취소 무효소송 등을 제기했다.
 
그러나 2001년 7월 9일 인천지법 행정부(부장판사 김기원)는 "구청이 일방적으로 건축허가를 취소한 것이 위법이라 할지라도 원고측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원고의 소송을 기각한다"는 '사정판결'을 내렸다.
 
'사정판결'이란 자치단체의 행정처분이 위법하게 이뤄졌을 경우 이를 취소하는 것이 원칙이나 공익을 위해 이를 취소시키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판결로 당시 재판부는 "건축허가처분 자체가 애초부터 구의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었다"고 구청의 잘못을 지적했다.
 
경인화약은 구청을 상대로 20억원의 손해배상소송도 함께 제기했는데, 1심 판결은 구청의 잘못을 인정한 것이어서, 한 번의 행정혼란으로 20억원의 혈세가 날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대법원은 구청의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재판부는 "건축허가 취소로 입은 원고의 손실은 착공 전 준비 비용에 불과하며, 설령 화약저장고를 건축하더라도 급속한 도시확장에 따라 조만간 이전해야 하는 가능성 등을 감안한다면 취소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오히려 공공복리에 부적합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다남동 화약고 건립허가가 취소된 5개월 뒤인 2000년 10월 경인화약상사는 당좌거래정지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경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후 경인화약상사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재판에 패소했다는 것 외에는 행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 밖의 오락가락 행보들
 
2000년 5월, 다남동 화약고 설치허가는 취소했지지만 계양구는 5개월 뒤인 그 해 10월 11일 다남동 산57 일대 70여만평 부지의 그린벨트를 위락시설로 개발하기 위한 공람공고를 실시했고, 시민단체들은 11월 '계양산 보전을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를 결성해 구청장 퇴진운동을 벌이기에 이른다.
 
여기에 '러브호텔' 허가에 반발하던 계산택지지구 주민들도 '계산택지 러브호텔/퇴폐유흥업소 난립저지 공동대책위'를 결성해, 다른 단체들과 공동 대응에 나서기 시작하는 등 계양구의 개발을 둘러싼 갈등은 점점 커져갔다.
 
한편 3기 지방선거가 있었던 2002년에도 이익진 청장의 오락가락 행보는 이어졌다. 그 해 4월 인천녹색연합은 계양구청, 주민, 군부대 등과 공동으로 계양구 다남동에서 '계양산 청정지역 선포식'을 갖고 정화활동을 펴기로 구청과 합의하고, 행사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익진 청장은 행사를 몇 일 앞두고, 다남동 주민들을 모아 놓고 "청정지역이 선포되면 상수원보호구역처럼 개발과 주민재산권 행사에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며, 행사에 참여하지 말 것을 종용한 일이 밝혀지면서 구설에 올랐다.
 
이와 관련 당시 행사를 추진했던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화지역으로 선포된다고 해서 법적 제약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잘 알고 있는 구청장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면서 주민 참석을 막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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