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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배구협회(아래 협회)가 제38대 집행부 전원 해임을 선포한 다음 날, 대의원 중 1명이 무자격자가 투표를 했다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돼 새로운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대의원 자격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해임안 표결 자체가 가결에서 부결로 돌변하기 때문에 큰 불씨가 될 수 있다.
서병문 제38대 협회 회장은 지난 12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9일 해임안 표결은 가결이 아닌 '부결'이라고 선언하고, 필요할 경우 법적 소송 등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정면 대결 의지를 밝혔다.
서 회장은 그 근거로 "대의원총회 해임안 투표에 참여한 한국중고배구연맹(이하 중고배구연맹)의 김광수 씨는 지난 10월 21일 개최된 중고배구연맹 정기이사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또한 12월 12일부터 시작된 신임 중고배구연맹 회장 선거에서 초반 선거관리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의원 자격을 상실한 무자격자가 투표를 한 부정 투표"라며 "당연히 무효"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임안이 부결되었기 때문에 서병문 회장을 비롯 제38대 집행부는 마땅히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에는 김광수 씨가 회장을 역임했던 중고배구연맹의 전 부회장이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과 증거를 내세우며 '부결'을 주장했다.
지난 12월 중고배구연맹 회장 선거에도 출마했던 황현호 전 중고배구연맹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배구협회 불신임(해임) 안건 투표에 참여한 김광수 씨는 이미 중고배구연맹 회장직을 사임한 사람으로 배구협회 대의원 자격을 상실한 무자격자"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황 전 부회장은 "김광수 씨가 차기 회장 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다는 것은 스스로 이미 회장직을 사임했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라며 "선거관리위원장은 협회 규정상 현직 임원은 할 수가 없고, 현직 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의 선거관리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제가 제출한 '한국중고배구연맹 회장선거위원회' 내부 회의 자료에도 선거위원회 위원 명단 1번에 '김광수 前 회장'이라고 명시되어 있다"면서 "이는 회장직을 사임한 상태라는 걸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시 중고배구연맹 회장 선거에 후보자로 출마했던 저는 '김광수 선거관리위원장은 직전에 회장을 역임했다가 물러난 사람으로 직전 회장이 곧바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는 것은 선거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강력히 항의한 바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의 항의와 배구협회 규정 등에 어긋나는 점 때문에 김광수 씨는 선거관리위원장을 중도 사퇴하고 전종안 씨가 그 바톤을 이어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전 부회장은 "그럼에도 김광수 씨가 중고배구연맹의 현 회장 자격으로 협회 임원 불신임(해임)안 표결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면서 "그 소식을 듣고 어떻게 저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황당함을 금할 수 없었다"고 개탄했다.
'김광수 사임' 확인될 경우, 해임안 '가결->부결'로 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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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규정상 임원 불신임(해임)안 투표는 재적 대의원 2/3인 16명이 찬성해야만 가결된다. 지난 12월 29일 임시 대의원총회에서는 16명의 대의원이 참석해 전원 찬성표를 던지면서 해임안이 가결되었다고 선포했다.
그러나 김광수 씨가 중고배구연맹 회장직을 사임했다는 게 최종 확인될 경우 대의원 자격이 없기 때문에 찬성표는 15명으로 정정될 수밖에 없다. 그에 따라 제38대 집행부 해임안은 가결이 아닌 부결된 것으로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되게 된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김광수 씨와 해임 찬성파 대의원들은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한체육회의 유권 해석을 받았다"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광수 씨가 중고배구연맹 정기이사총회에서 공식 사의 표명 이후, 차기 회장 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장까지 맡은 적이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사임 효력 논란이 급부상했다.
또한, 대의원 자격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 권한이 있는 기구는 대한체육회가 아니라, 협회 '법제·상벌위원회'다. 협회 법제·상벌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제4조 기능에 '본회 제규정의 관리 및 유권해석에 관한 사항'이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재 협회 법제·상벌위원회는 구성이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대의원 자격 여부에 대한 판단이 법적 소송으로 갈 경우, 사임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어 대의원 자격 상실로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해임 효력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