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우그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대우건설과 대우자동차판매주식회사(이하 대우자판) 사이에 ‘대우’ 브랜드의 사용과 관련된 분쟁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내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자판이 ‘이안’이라는 브랜드로 아파트 건설업을 본격화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면서 ‘푸르지오’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밀고 있는 대우건설과 사업영역 면에서 겹치고 부딪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문제가 왜 불거졌는지, 앞으로 어떻게 처리해 나갈 것인지 취재해봤다.
아파트 ‘이안’에 '대우'사용중단 요청
16일 주요 경제지들에는 대우건설이 대우자판 건설부문에 ‘대우’라는 이름과 일명 ‘오리발’로 불리는 대우로고를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기사들이 일제히 실렸다.
기사들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대우자판 건설부문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아파트 브랜드 '대우이안'의 모델하우스와 시공물 및 분양광고 등에서 ‘대우’라는 이름과 로고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으며, 여기에는 대우자판의 오피스텔브랜드 '대우마이빌'도 포함된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관계자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지만, ‘대우’ 브랜드 사용과 관련한 문제가 있는 것은 맞다”며, 이를 문제 삼게 된 것은 자사와 상관없는 대우이안 관련 문의가 이어지는 등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에서 만드는 아파트는 김남주가 모델로 나오는 ‘푸르지오’이고, 대우자판이 만드는 아파트는 김희선이 광고하는 ‘이안’으로, 대우건설은 ‘푸르지오’브랜드를 발표한 직후 나온 우남건설의 ‘푸르미오’와도 브랜드관련 갈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00년 대우그룹의 그룹해체 과정에서 국내 건설부문에서 ‘대우’브랜드 독점사용권을 취득한 바 있는데 당시 대우에서 분리된 12개 계열사는 국내에서는 로고와 표기를 공동 사용하기로 했으며, 해외에서의 사용권은 대우인터내셔널이 가져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그룹에서 갈라져 나온 건설업체중에는 배용준이 광고하는 경남기업도 있는데, 경남기업의 경우 계열분리 이전에도 대우로고를 사용하지 못했었다”며, 대우자판건설부문이 대우로고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는 대우건설이 옛 대우 계열사와 경쟁이 붙거나 하는 경우는 없었고, 그런 경우는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자, “해외 사용권은 대우인터내셔널에서 조정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며, 실질적으로 대우 로고를 사용하는 업체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우그룹 계열분리이후 대우조선해양이나 대우일렉트로닉스, gm대우 등 대부분의 회사들이 새로운 로고 브랜드이미지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며, 대우자판이 기존 대우로고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 대우건설 브랜드에 묻어가려는 것 아닌지 의구심을 표했다.
그러나 대우자판 관계자는 “대우자동차판매(주)건설부문은 별도법인이 아니라 대우로고 사용권을 갖고 있는 대우자판의 일개 사업부”라며, “소속 사업부에 ‘대우’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대우자판은 건설업을 하지 말라’는 말”이라고 항변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대우자판 입장에서는 새롭게 ci구축작업을 추진하는 것도 그리 여의치 않아, 차라리 ‘지엠대우’의 로고를 사용해야 하는 것인가 까지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 로고만 사용금지?
이번 ‘대우’ 브랜드 문제를 푸는 것이 생각만큼 간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우건설이나 대우자판 양측 모두 옛 대우 가족 회사간의 싸움이 크게 불거지는 것에는 부담스러워 하고 있었다.
우선 대우자판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내용증명을 받은 것은 없고, 실무자 간에 로고 사용과 관련한 협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와중에 이 내용이 유출된 것 같다”며, 현재 양사 상층부에서 원만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연말까지는 합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브랜드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사내 법무팀에서 향후 상황별 가정에 따른 가능성을 점검한 내용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어차피 양사 경영진들 모두 얼마전까지 한솥밥을 먹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큰 틀의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결론에 대해서는 양사 관계자의 전망이 미세하게 어긋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측에서 “내년부터 대우자판이 ‘대우이안’이나 ‘대우마이빌’이라는 명칭과 대우 고유의 오리발로고를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반면, 대우자판 측은 ‘대우자동차판매(주)건설부문’이라고 박혀있는 로고의 사용을 그만두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편 대우건설과 함께 (주)대우에서 분리된 대우인터내셔널은 ‘대우’로고 및 브랜드의 포괄적 사용권을 갖고 브랜드를 관리하고 있는데, 국내 사용권은 각 부문별 분사체들과 인터내셔널이 공동 소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외에서 사용시는 인터내셔널과 협상을 통해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대우인터내셔널 측에 따르면 ‘대우’로고 및 브랜드는 현재 160개국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로 천여건 이상이 등록되어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