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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뉴스에 보도된 삼성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사고 현장 © 브레이크뉴스 |
이건희 삼성 회장이 5개월간의 외유를 마치고 지난 2월 4일 저녁 8시 마침내 돌아왔다. 삼성은 전날 “이 회장이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ioc총회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언론에 흘려, 귀국이 더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내게 유도하는 동시에, 사전 예고 없이 귀국하는 방식을 택해 반 삼성 성향 시민단체의 공항시위를 피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당연하게 예상되던 ‘절차의례(?)’를 피해서일까? 이 회장의 귀국길을 환영한 것은 삼성그룹 편법 승계 논란의 핵심인 에버랜드에서 발생한 ‘천장 붕괴 사고’였다.
그룹지주회사로 경영승계 핵심… 액땜 or 전조?
이건희 회장(65)은 ‘안기부 도청 x파일’ 논란이 한창 시끄럽게 진행되던 지난해 9월 4일 신병치료라는 명목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지, 정확히 5개월만인 2월 4일 저녁 8시 20분경 휠체어를 탄 모습으로 김포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이 휠체어를 탄 것은 본인 설명에 따르면 "얼마전 산책하다 미끄러져 발을 다쳤기 때문"으로 출국 당시의 신병치료와는 전혀 무관하다.
이날 이 회장은 귀국소감으로 “지난 1년간 소란을 피워 죄송하다. 모든 책임은 나 개인에게 있다”며, “국제경쟁이 하도 심해 상품 1등 하는 데만 바짝 신경을 쓰다 보니 국내에서 삼성이 비대해져 느슨해진 점을 느끼지 못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리고 이건희 회장이 귀국하기 3시간 40분전에는 이 회장의 말 그대로 ‘삼성이 느슨해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고도 있었다.
국내 최고급 놀이시설로, 지상 6층에 연면적 3만50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워터파크인 삼성에버랜드 캐리비언베이에서 천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캐리비언베이 6층 실내 스파시설에서 일어났는데, 냉탕 2m 위의 천장 석고보드(가로 7m, 세로 7m, 두께 1cm)가 떨어져 냉탕 주위에 있던 심아무개(12) 어린이 등 이용객 6명이 머리 등에 상처를 입었다.
최고급 놀이시설의 어이없는 안전수준
삼성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는 다친 6명을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한 후 귀가시켰으며, 사고 직후 6층 스파 시설에 있던 이용객 90여 명을 모두 대피시키고 출입을 통제했으나 실내풀장 등 1∼5층 시설은 그대로 운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캐리비언베이는 “안내방송을 할 경우 풀장 손님들까지 출입구로 한꺼번에 몰려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어 방송을 하지 않았으며, 천장 구조가 다른 나머지 층은 사고 위험이 없다고 판단해 영업을 계속했다”고 해명했다.
사고 수습에 대해서도 문제점이 지적되는데, 삼성에버랜드는 “비상시 대처 매뉴얼을 완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날 사고에 대한 대응이라고는 고작 안전요원이 “패스트푸드점쪽 계단으로 내려가라”는 말을 한 것뿐이었다고 한다.
국내 최고급 놀이시설에서 천장 석고보드가 머리위로 떨어져 다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일어났는데도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즉각적인 대피와 환불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사고에 대해 경찰은 습기를 먹은 석고보드가 자체 하중을 이기지 못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며, 사고 이튿날 캐리비안베이는 천장 붕괴의 정확한 원인 분석과 안전점검, 시설 보강을 위해 3월 말까지 2개월간 임시 휴장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cb편법증여 재판 1심 유죄 판결
한편 이날 사고가 주목받게 되는 이유는 발생시점이 이건희 회장의 귀국 직전이라는 점과 함께 다른 곳도 아닌 바로 '삼성에버랜드'에 있는 시설이라는 점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 3세 경영 승계의 핵심으로, 그룹 지주회사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회장의 귀국을 늦춰지게 만든 수많은 이유중 하나로 지목되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사건’의 바로 주인공 회사이기 때문이다.
전환사채(cb)란 일종의 채권으로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를 말하는데, 에버랜드는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이 아버지에게 받은 60억여원을 굴려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의 지배권을 장악하는 지배구조를 구축해나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재용이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지분 매집에 나선 것은 1995년으로, 당시 매입 자금은 이건희 회장에게서 물려받은 60억8천만원이었으며, 이재용은 이에 대한 증여세로 나중에 16억 원을 납부했다.
이재용은 이 60억 원으로 그해 말 삼성 계열사인 에스원 주식 12만1천8백주(23억원),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47만주(19억원)를 매입하며, 얼마 후 재용씨는 두 회사가 상장된 뒤 보유 주식을 605억 원에 매각해 시세 차익만 563억 원을 남긴다.
이재용은 이 돈으로 에버랜드의 cb 96억원어치를 매입했고, 이재용과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16억원을 증여받은 여동생 3명도 삼성 계열사들이 포기한 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들 일가는 총 120여만주, 에버랜드 전체 지분의 64%를 차지한다.
이재용의 에버랜드 지분은 25.1%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에 사실상 1대 주주에 등극한 것이다.
용인에 있는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을 지배하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을 지배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삼성sdi와 삼성중공업, 삼성물산은 삼성sds와 삼성전자, 제일기획을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하위회사들이 다시 에버랜드를 지배하는 순환구조다.
이에 대해 삼성을 고발한 시민단체들은 ‘세금조차 제대로 내지 않은 부도덕한 재벌 후계 승계’이며, ‘합법을 가장한 편법 증여’라 보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안기부 도청 x파일 폭로로 '떡찰'이니 '삼성장학생'이니 '또하나의 가족'이니 하는 별명을 얻게된 검찰은 2005년 10월 4일 열린 1심 재판에서 배임죄 유죄판결을 받은 이 사건에 대해 “아직까지 이건희 이재용 부자에 대한 직접조사는 당분간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