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는 우리나이로 올해 30세인 성 모씨(남). 성씨는 지난 2004년부터 롯데월드 안전과에서 보안요원으로 근무해왔으며, 사고 날은 비번이었다.
사고 후 언론에는 성씨가 만취상태에서 스릴감을 즐기기 위해 일부러 안전장비를 해제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었다느니, 경찰이 자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중이라느니 하는 보도가 쏟아졌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몇가지 의문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망자는 롯데월드 직원… 사고원인 의문점들
안전바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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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 입구 안내판이나, 빈소 앞 명패에도 고인 성씨의 이름이 적혀있지 않았지만 (주)호텔롯데 대표이사와 롯데월드 노조 위원장 이름의 화환이 놓여있어 그 곳이 성씨의 빈소임을 알려주었다.
‘왜 이름을 표시해놓지 않았을까….’ 의아한 마음을 가진채 기자가 신발을 벗고 영전에 조문을 하려하자, 빈소 앞에 앉아있던 상주들은 손을 내저으며 “일체 조문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조문도 받지 않는다? “아니… 왜?” 라며 이유를 물으려 하자, 상주 옆에 있던 한 4~50대 남자가 팔을 잡아 이끌며 빈소 앞에 마련된 의자 쪽으로 기자를 이끌었다.
남자는 “그렇게 됐다”며 자세한 말을 꺼리는 눈치였고, “그럼 내일 발인은 하는건가요”라는 질문에는 말을 흐리며 답변하지 않았다.
의문점은 곧 풀렸다. 잠시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쯤으로 보이는 십여명의 남자들이 눈과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채로, “이건 아니지!!”라며, 유족들과 롯데월드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고인의 고향(부산) 친구들이었다.
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봤던 한 친구의 어이없는 죽음을 넘어 그 사고에 대해 책임져야 할 사람들의 면피성 변명과 무성의함 그리고 ‘고인이 스스로 사고를 자초했다’는 쪽으로 흐르는 언론보도에 분노하고 있었다.
6일, 여러 언론들은 사고 소식을 전하며 “성씨가 음주 상태에서 놀이기구를 탔고, 사고 직후 성씨가 앉았던 자리를 확인해본 결과 ‘기계적 결함이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성씨가 일부러 안전띠를 풀고 안전바를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피해자와 직원에게 책임 떠넘겨
즉, 놀이기구 자체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었다는 롯데월드쪽 주장을 그대로 전하면서, 성씨가 이날 동료직원 한 명과 막걸리 세 항아리를 나눠 마신 뒤 놀이기구에 탑승했다며, 음주상태로 놀이기구에 탑승한 고인에게 사고의 책임이 있다는 쪽으로 몰아간 것이다.
출발 당시 현장 cctv에는 성씨가 기구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옆 사람과 몇마디 말을 나누는 장면이 찍혀 있어 성씨가 실제로 어느정도 취기가 있었음을 짐작케 하고, 음주자의 놀이기구 탑승이 위험하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기는 하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72km/h에 육박하는 속도로 건물 4~5층 높이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놀이기구의 안전장치가 탑승자에 의해 해제될 수 있고, 그것은 기계결함이 없는 것이라는 롯데월드의 해명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사고가 일어난 ‘아트란티스’는 롯데월드가 자랑하는 단일기종 기준 세계 최대 놀이기구로, 출발직후 시속 72km로 급상승했다가 72도 각도를 타고 내려와 세 차례 정도 트위스트 회전과 함께 상승과 급강하를 반복하는 테마형 놀이기구이다.
롯데월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 놀이기구는 지난 2003년 10월에 도입된 것으로, 유럽식 성채를 외관으로 하며 실내에서 코스를 돌다가 실외로 한번 나오는 구간이 있는데, 밖으로 나오는 구간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사건을 맡은 서울 송파경찰서는 당시 현장 직원 등을 조사한 결과 성씨가 술에 취해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안전바를 내려 벨트가 착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구를 운행시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성씨는 이날 친구와 함께 휴식을 위해 롯데월드를 찾아 오후 5시10분경 술에 취한 상태에서 놀이기구에 올랐는데, 총 22m 정도되는 구간중 12m 지점에서 머리를 기구에 부딪힌 뒤 아래 호수로 떨어졌다.
사고 직후 롯데월드는 “전원이 들어온 상태에서 안전바를 임의로 올릴 수 없다. 안전바는 출발하는 순간부터 움직일 수 없도록 설계된 만큼, 출발 전 본인이 안전벨트를 푼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안전장치에는 이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고 이틀뒤인 8일 아트란티스의 탑승객 전원 좌석에 안전바가 내려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기계가 작동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탑승구 안전관리에 잠깐이라도 소홀할 경우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재기되기 시작했다.
롯데월드는 안전장치가 ‘반자동’ 시스템임을 인정하면서 사고의 1차 원인은 출발전 안전검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안전관리 소홀과 기계적 결함은 물론 놀이기구의 국내 도입과정에 안전문제를 제대로 점검했는지 허가과정까지 조사에 들어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두고 고인의 친구들과 동료들은 롯데월드가 사고 원인과 책임을 고인과 현장 직원에게만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지만 고인의 형이 롯데월드 직원이어서인지 유족들은 적극적인 항의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인과 함께 롯데월드에서 근무해왔다는 한 직원(여)은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도무지 믿을 수 없다”며, “방송에 나와 해명하는 롯데월드 담당 이사의 말을 보면서 울분과 분노만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직원은 “스릴을 만끽하기위해서 안전장치를 풀렀다는건 말이 안되는이야기”라며, “같이 일했는데 뒤통수 치는 그런 사람들은 잊어 버리고, 부디 고인이 하늘 나라에서는 좋은 사람들만 보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3일장을 치르는 경우 이미 발인이 되었어야 하는 8일 밤 9시경, 기자가 다시 경찰병원을 찾았을때는 장례식장 입구와 빈소의 명패 자리에 고인의 이름과 상주의 이름이 등록되어 있고, 조문을 받는 등 정상적인 장례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발인일은 ‘1월 1일 00시00분’이라고 되어있고, 장지는 아예 나와있지 않아 아직 완전 합의가 이루어지지는 않은 듯했으나, 유족에게 물어본 결과 발인일은 10일로, 5일장을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전불감증은 불치병인가?
한편 이번 사고에서 또 하나 충격적인 것은 롯데월드가 성씨의 사고 이후에도 계속 놀이기구를 운행했었다는 증언으로, 현장 목격자들은 “사고가 난 뒤에도, 아틀란티스가 두세 차례 더 운행됐다”면서 “119구급대 역시 거의 한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고 말하고 있다.
롯데월드의 안전불감증이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는 말이 절로 흘러나오게 하는 일인데, 사고관련 자료를 찾아본 결과 롯데월드에서 일어난 안전불감증과 인명사고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가장 유명했던 롯데월드 관련 사고는 2003년 8월 ‘혜성특급’ 사건으로, 당시에는 놀이기구가 운항중 고장으로 트랙 중간에서 멈춰서자 승객들을 대피시키고, 열차를 끌어내기 위해 들어갔던 아르바이트 직원이 급작동된 열차에 발이 끼어 끌려가는 사고를 당한다.
당시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사고 직후 초동조치를 회사측에서 막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으로, 당시 사고 원인을 두고 유족들과 롯데월드측의 갈등으로 장례절차가 중단되었다가 결국 5일장을 치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앞서 99년 7월에는 놀이동산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회전목마 부근 천장에서 가로 1m, 세로 1.5m의 두께 15mm 크기의 방화유리 한 장이 깨지면서 우박처럼 50m 아래 바닥으로 쏟아지는 사고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한 8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그로부터 2년전인 97년 8월에는 폐장시간 직전인 10시 52분경 ‘혜성특급’의 에스컬레이터 출구가 규정 시간보다 일찍 폐쇄되면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던 10여명이 에스컬레이터 밑으로 굴러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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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롯데월드 괴담’… 2탄 등장 99년 ‘자이로드롭’편에 이은 06년 ‘아트란티스’편 지난 1999년 5월초부터 피씨통신 게시판을 중심으로 “한 여학생이 롯데월드의 대표적 놀이기구인 자이로드롭을 타다가 놀이기구에 머리카락이 끼는 사고로 숨졌으나 롯데에서 돈을 주고 입막을을 했다”는 내용의 이른바 ‘롯데월드 괴담’이 떠돌았다. 이 괴담은 그해 8월 경찰이 사건의 실체를 조사해 들어간 결과, 그해 4월 16일 여고생 박모양이 롯데월드에서 ‘신바드의 모험’이라는 놀이기구를 선채로 타고 가다가 천장에 얼굴을 부딪혀 크게 다친 사건이 퍼지는 과정에 와전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8월에 진상이 밝혀진 당시까지 피해자 가족과 롯데월드간의 합의분쟁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하는데, 당시 인터넷에는 자이로드롭 기계에 머리카락이 끼면서 얼굴가죽이 벗겨졌다는 등 해괴한 소문과 함께 ‘피해여성의 모습’이라며 끔찍한 사진이 떠돌기도 했다. 그리고 2006년 3월 현재, 인터넷에는 롯데월드와 관련한 새로운 괴담이 등장했다. 포탈사이트 네이버에 있는 지식in 코너에는 2004년 2월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아이디 ‘v_v_0_v_v’라는 네티즌이 롯데월드에서 일어난 인명 사고에 대해 질문을 올린 것이 있는데, 이번 사고를 정확히 예견한 내용이어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고 있다. [롯데월드사고말예요...]라는 제목의 2월 7일자 질문은 자신이 롯데월드에 갈 예정이라며, 동생과 아버지가 롯데월드에서 놀이기구를 탄 사람이 안전바를 내리지 않고 탔다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봤다는 내용이었다.
질문자는 “어떤 사람이 안전빠를 안내리고 가다가 꺽는데였나 어디서 추락했대요.. 동생한테 물어보니깐 성이있고 그렇다길래 아틀란티스 사진보여주니깐 맞다네요. 아빠한테도 5번정도 계속 물어보니깐 맞다는데 왜 계속물어보냐고 막그러고”라고 남겼다. 이번 2006년 3월 6일의 사고를 거의 똑같이 묘사하고 있는 이 내용이 작성된 시점은 2004년 2월로, 네이버에 따르면 지식in 게시판은 질문자가 나중에 질문내용을 수정할 수 없도록 되어있어서 해킹이나 조작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해 2월 당시 롯데월드는 자체감사 결과 ‘아트란티스’의 시공당시 철골구조물 공사를 맡은 업체가 무면허라는 사실이 드러나 안전진단을 받는 기간동안 임시 운휴에 들어간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관련 기사를 보면 롯데월드가 아트란티스의 운행을 전면중단한 것은 2004년 2월 7일이었고, 관할 송파구청은 롯데월드의 운행중단이 있은 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건축구조 안전진단을 통해 운행을 재개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해, 외부감사가 있어서 무면허 업체의 시공 사실이 드러난 것이 아니라 롯데월드쪽에서 먼저 운항정지를 시킨후 외부감사가 시작되었다는 것으로,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대한 경찰의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