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10월 lg전자의 혁신을 부르짖으면서 출범했던 김쌍수호가 전복위기에 빠졌다. lg전자 주가는 2분기 실적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증권업계의 전망으로 인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던 가운데 휴대전화 부문의 터닝포인트로 기대를 모았던 'ktft 인수 협상' 결렬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끝을 알 수 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김쌍수 부회장은 지난해 독단적 경영스타일에 대해 제기되었던 불만과 '퇴진설'을 경영스타일 변화와 '속도조절론'으로 극복하고 연말 정기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한 바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어 가는 경영실적과 끝 모르게 떨어져 가는 주가는 가라앉았던 '퇴진설'을 다시 수면위로 부상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실적악화 전망+m&a 무산까지 설상가상
가라앉았던 '김쌍수 퇴진론' 재부상할 듯
월드컵 시즌과 환율하락 등 대외적 변수로 증시 전반이 약세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52주 신저가'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lg전자의 최근 주가추이는 김쌍수 부회장의 입지를 위태로운 지경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해 lg전자가 상장사 시가총액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데 이어(현재 15위), 최근 lg필립스lcd까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10위권 안에 lg그룹 계열사가 전무한 상황이 벌어진 것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lg전자는 2005년 2분기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던 휴대전화 사업이 그 해 3분기와 4분기에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 다시 적자로 전환됐고, 2분기에도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여러 증권사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ktft 인수협상 무산이 전해진 15일 현대증권은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전망)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한다"며, "휴대폰의 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휴대폰에 대한 기대를 낮추면서 연간 실적을 하향 조정했고 적정주가도 20%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현대증권은 2분기 휴대폰 출하량과 영업이익률을 종전 1천5백80만대, 3% 이익에서 1천4백80만대, 0.5% 손실로 수정했다며, 북미향 수출이 기대에 못 미치고 제품믹스 개선도 만족스럽지 못한 데다 최근 초콜릿폰의 글로벌 론칭으로 마케팅비용 증가도 컸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우리투자증권은 12일 2분기 휴대폰 실적의 하향 조정으로 인해 2006년 실적이 하향 조정되었다며, lg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2천원에서 8만8천원으로 13.7%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2분기 실적 비관적 전망 잇따라
우리투자증권은 lg전자에 대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33.2%로 하향 조정하고, 2분기 매출액을 종전의 6조1천억원에서 5조8천억원으로 4.9% 하향, 영업이익도 종전의 2천6백71억원에서 1천7백85억원으로 33.2% 하향 조정했다.
이는 가전(da)/디스플레이(dd) 부문의 실적이 세탁기 출하 호조와 tv 흑자구조 유지로 예상치를 충족할 전망임에도 불구하고, 2분기 휴대폰 부문의 영업이익을 기존 811억원에서 40억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기 때문.
우리투자증권은 휴대폰 부문 실적 하향 조정 이유로, 4월까지 저가제품 비중이 계속 높았고, 오픈마켓 대응을 위한 마케팅비용이 예상보다 증가하고 있으며, 북미시장에서 모토로라와의 경쟁으로 큰 폭의 가격인하 정책 구사, 3g폰의 출하가 예상보다 부진한 점을 들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13일 lg전자의 휴대폰 사업부 이익이 5월부터 개선됐을 것으로 전망되나 예상보다는 낮을 것 같다면서 목표주가를 8만4천원으로 하향하고, 예상대비 부진한 휴대폰 수익성 개선이 주가 하락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lg전자가 wcdma 출하량 증가, 초콜렛 폰 출하 호조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지만 실적 개선 폭은 당초 예상보다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lg전자의 wcdma 출하량이 예상대비 10% 수준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모토로라로 인한 lg전자의 북미 휴대폰 출하 감소는 예상보다 컸던 반면, 이익이 극히 낮은 저가형 인도향 휴대폰 출하량은 예상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증권사들이 부정적인 전망만 한 것은 아니어서 초콜릿폰이 예상을 넘는 성적으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지속된 주가 약세로 저가매수 기회가 왔다는 판단도 있었다. 하지만, 2분기 연속 실망스러운 실적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경영진이 반성해야 한다는 평도 있다.
휴대전화·에어컨·pdp 실적 휘청
lg전자에 대한 경고음은 이미 지난해부터 울리기 시작했다. 한때 미국 cdma휴대전화 시장 1위를 달리던 lg전자는 물량 위주로 펼쳐온 수출전략이 한계에 달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고, 1백달러 이하 '저가폰' 부문은 이미 이익률이 마이너스에 육박한 상태.
올해 1분기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lg전자는 점유율 4위(6.8%)를 기록했는데, 1대당 판매가격은 전년도 연평균 1백47달러 수준에서 올해 1분기에 1백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시장점유율 부담 때문에 물량축소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성장이 기대되는 인도시장의 경우 lg전자 전체 물량의 15%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이지만, 경쟁사인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저가 대량생산 노하우'를 기반으로 대당 50∼70달러선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원가경쟁력 면에서도 떨어진다는 평을 듣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5월 서울의 cdma단말기 공장과 청주의 유럽 표준 gsm단말기 공장을 경기도 평택으로 통합, 시너지를 노렸지만 역효과만 나왔고, 야심 차게 추진했던 유럽 3g시장 공략도 품질불량 등의 문제 때문에 예상 밖의 비용만 들어가는 상황이 전개됐다.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경쟁사인 모토로라가 휴대전화 구입시 한대를 더 주는 '1+1' 상품을 내놓자 이에 대항해, 3대를 보너스로 주는 '1+3'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점유율 사수를 위한 출혈 경쟁을 하고 있어 수익성 저하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가전제품 부문에서 lg전자는 에어컨의 경우 6년 연속 세계 시장 판매량 1위를 지켜왔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중국 시장에서는 적절한 대응을 못하면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gfk마케팅서비스에 따르면 lg전자는 중국시장에서도 저가형으로 인식되는 하이얼과 비슷한 가격대에도 불구, 시장점유율은 3%대에 그쳤고,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인도에서도 지난해 1분기 43.3%에서 올해 1분기 31.2%로 비중이 낮아졌다.
거기다 핵심 전략제품인 pdp tv도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해 미국시장에서 3월과 4월에 급격한 점유율 증가를 보이다 5월에 다시 연초 수준으로 되돌아왔고, 세계시장의 5.1%를 점유하고 있는 lcd모니터 부문에서도 1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14% 감소했다.
김쌍수 스타일, lg문화와 이질적
지난해 중반부터 퇴진설 계속 돌았지만
하반기 경영스타일 변화로 연임에 성공
이러한 실적부진은 곧바로 김쌍수 부회장에 대한 불만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는데, 저돌적인 추진력을 기본 특징으로 하는 김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lg가 이전까지 견지해왔던 업무방식과 많이 달라서 취임초기부터 갈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쌍수 부회장은 지난 2003년 10월, lg에서 ls(e1 등)그룹이 계열분리 되면서 당시 lg전자 대표이사였던 구자홍 회장의 후임으로 lg전자 사령탑에 앉았다. 김 부회장은 이전부터 6시그마와 지식경영을 전사차원으로 확산시키면서 '혁신의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고 있었다.
특히 'lg의 백색가전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역'으로 알려진 김 부회장은 1969년 입사해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34년 간 본사근무 한 번 없이 생산현장에서만 일하면서 '현장'에 빠삭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고,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강력한 리더십은 lg가 견지해온 소프트 문화와 이질적인 것이어서 취임초기 임직원과의 갈등이 컸고, 몇 번의 인사를 통해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구성했지만 이러한 선택은 훗날 "김 부회장 주변에는 '예스맨'만 남아 있다"는 악평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의 스타일에 대한 불만은 lg전자가 눈에 띄는 실적과 함께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지난해 2분기 휴대전화 부문에서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자 다시 떠올랐고, 7월 기업설명회에서 이례적인 자아비판이 제기되면서 '퇴진설'로 발전했다.
지난해 7월 열린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권영수 부사장이 "부진한 실적을 참회하고, 실력 부족과 판단 실수를 모두 인정한다"며 "대오각성 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김쌍수식 경영에 대한 내부 비판'이며, '그룹 최고위층과의 교감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 것이다.
이후 lg전자 및 lg그룹 주변에서는 김쌍수 부회장의 후임 인선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등 김 부회장의 퇴진설이 퍼지기 시작했고, '혁신의 전도사' 김쌍수호는 결국 출범 2년만에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널리 퍼졌다.
하지만, 연말 정기인사를 몇 개월 앞둔 시점부터 김 부회장은 스타일 변신을 시도한다. '11월의 ceo 메시지'에서 스피드 경영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하는가 하면, 12월 초에는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더 이상 악역을 맡지 않겠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김 부회장의 변신 때문인지, 12월 18일 lg그룹 전자계열 정기인사에서 김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사업본부장 대부분이 현직을 유지했고, lg그룹의 전자계열 정책은 기존 경영기조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쪽으로 결론지어진다.
한편 lg전자 주가가 최고점을 찍고 끝없는 하락기조를 시작한 날은 지난해 12월 23일이었고, 이날은 lg그룹이 전체 계열사에 대한 임원 정기인사를 마무리 한 날이기도 했다.
김쌍수 역할, 마케팅으로 중심이동?
7월 중국에서 '블루오션 전략회의' 개최
김 부회장 직접 주재, 생존 돌파구 모색
올해초 자신의 역할을 ceo에서 cmo(마케팅 총책임자)로 새롭게 규정한 김쌍수 부회장은 오는 7월 19일부터 22일까지 중국 베이징과 난징 등에서 열리는 lg그룹의 '블루오션 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할 예정이다.
lg측에 따르면 이번 전략회의는 lg전자 중국 법인장들 뿐 아니라 lg필립스lcd와 lg화학 등 중국에 진출한 lg그룹 각 계열사의 중국 법인장들이 모두 참석해 lg의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뉴 프로젝트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김쌍수 부회장은 중국 이동통신단말기 업체 팬다의 최고경영진 등 중국내 메이저 기업 ceo들과 만나 중국 사업 확대와 양측간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주제를 갖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lg측은 밝혔다.
lg전자는 전문화, 집중화, 현지화를 통해 중국에서 이동단말과 디지털tv 사업을 선두권에 도약시키는 '중국 블루오션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이번 전략회의 개최는 환율하락과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를 정공법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에어컨 등 주요 제품의 점유율이 한자리수로 낮아지는 등 비상사태에 빠진 lg전자로서는 이번 전략 회의를 통해 lg그룹 주요계열사들의 중국 전략이 선택과 집중을 통한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선회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김쌍수 부회장은 지난 1월 국내외 전체 임원이 참석한 워크숍에서 "올해부터 마케팅 총책임자인 cmo(chief marketing officer) 역할을 함께 맡아 전사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선언에 따라 김 부회장은 4월에 '초콜릿폰' 중국 출시행사에 참석, 마케팅 계획을 점검했고, 두바이에 있는 중동·아프리카 지역본부를 방문, 매년 30% 이상의 성장 계획을 선언했으며, 5월에는 영국에서 eu지역 법인장들을 소집, 초콜릿폰 판매강화 회의를 주관했다.
김 부회장이 해외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내수 성장이 한계에 이르며 해외 사업이 유일한 성장 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환율 하락과 고유가 등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어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라도 해외 사업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