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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호 리더십 불안 '가족분쟁설'

범 롯데가 빅뱅 시작되나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08/07 [17:20]
범 롯데가는 핵분열을 할 것인가?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의 성장신화를 만들어낸 신준호 롯데햄·롯데우유 부회장과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의 분가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롯데가 형제그룹인 농심과 여러 부문에서 경쟁관계를 형성할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관측되던 신격호 회장의 활동 재개에 대해 신동빈 부회장 중심 후계 체제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꺾였기 때문이란 해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롯데는 신격호 회장의 건강에 대해서 “자신 있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지만, 롯데의 그런 입장표명은 신 회장 유고에 대한 대비가 아직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신 회장이 영원히 부재한 상황이 올 경우 신동빈의 롯데호는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신동빈 체제후, 성장전략 잇따라 제동
85세 신격호 회장 경영일선 복귀 대두


매 짝수 달에는 일본, 홀수 달에는 한국을 오가면서 이른바 ‘셔틀경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올해 우리나이 85세로 국내 최고령 ceo인 신격호 회장은 얼마 전까지 신동빈 부회장 중심의 후계체제에 힘을 실어주면서 한동안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난 것으로 관측되었으나, 근래 들어 다시 그룹 챙기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신 회장은 예전부터 시간 날 때마다 회사 구석구석을 다니며 화재 예방 상황과 방범 실태, 소비자 친절, 불편 사항 등을 직접 확인해 시정시키는 ‘잠행 활동’으로 유명하지만 한동안 뜸해졌던 잠행 활동이 다시 잦아졌다는 소식은 심상치 않게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신 회장의 잠행 활동은 신동빈 부회장 주도의 구조조정 작업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해 잠시 뜸해졌다가, 연말 롯데백화점 노원점 방문(11월 19일)을 시작으로 재개되었으며 최근 들어서는 과거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보다 더 자주 이루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올 연초, 고향인 울산 지역 정치권 인사들과 만남에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등 이제 주변정리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고, 이후에도 경영권 승계를 감안한 듯 한동안 일선 현장에서 한 발 물러나는 자세를 취해왔다.
 
하지만 롯데는 올해 들어 유통부문의 터닝포인트로 기대를 모았던 까르푸 인수 참패에 이어 유통 맞수인 신세계가 월마트 인수를 발표하는 등 기존 성장전략에 타격을 입는가 하면, 주요 계열기업들이 잇따라 사고를 치는 등 경영전반에 문제점을 드러내 왔다.
 
신 회장은 특히 까르푸 인수 실패와 신세계의 월마트 인수에 대해 신동빈 부회장을 심하게 나무란 것으로 전해지며, 최근에는 롯데가 우리홈쇼핑 인수과정에 무리수를 두면서 태광산업과 관계가 틀어진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직접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롯데 관련 사고 짝수 달에?
 
이와 관련 재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퇴진설이나 건강 이상설 등 자신의 신상 관련 뒷말이 나올 때도 조용히 있던 신격호 회장이 그룹 경영 전반에 나서려 한다는 것은 신동빈 체제에 대한 신뢰가 아직 덜 여물었다는 의미라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올해 3월 놀이기구 사망 사고와 바로 이어진 롯데월드 무료입장 대란 정도를 제외하면 그동안 롯데 관련 크고 작은 사고들이 대부분 신 회장이 일본에 가 있는 짝수 달에 벌어졌다는 점은 단순히 신 회장의 활동재개만으로 풀 수 없는 문제점을 보여준다.
 
신격호 회장이 보통 젊은이들보다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롯데 측 주장을 그대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앞으로 언젠가는 벌어질 수밖에 없을 신 회장의 ‘영구 부재’ 상황에서 롯데가 제대로 굴러갈 수는 있는 것인지 우려를 금할 수 없는 것이다.
 
롯데그룹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그 뿐이 아니다. 2004년 10월 신동빈 부회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정책본부가 신설된 이후 지난 2년 간 ‘창사이래 최대 규모’를 경신하는 임원교체가 세 차례나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신영자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거 물갈이면서 ‘롯데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는데, 현재 이러한 우려는 어느 정도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준호·영자 등 신화 주역 분가설 계속
롯데 선장 유고시, 인재 엑소더스 가능?

 
여기에 더해 지금의 롯데를 만든 창업공신으로 평가되는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과 신준호 롯데햄·우유 부회장이 조만간 분가할 것이라는 소문과 정황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인재들의 엑소더스(민족의 대이동)가 함께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규모 인재 이탈은 심각한 인재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경영 자체의 불안을 넘어 그룹 내부정보에 빠삭한 핵심 인재들이 외부에 새로운 두뇌집단을 형성할 경우, 기존 경쟁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협요인이 될 것이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선장 신격호 회장은 아직까지 롯데호의 키를 꽉 붙잡고 있다. 하지만, 선장 유고시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임 선장(신동빈 부회장)과 코드 맞추기를 사양하고 ‘구관’을 따라가거나 제3의 활로를 찾는 인재들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한편 신 회장 유고시 가장 먼저 분가가 예상되는 신준호 부회장은 신 회장과 동석한 모습이 자주 포착되는 등 10년 묵은 형제 갈등은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 부회장은 갈등의 원인이었던 신동빈 체제를 여전히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다.
 
신준호 롯데햄·롯데우유 부회장이 관여하고 있는 계열사들이 상대적으로 그룹 중심과 동떨어져 있어서 분가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신영자 롯데쇼핑 롯데쇼핑 부사장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롯데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실세였던 신영자 부사장은 2004년 이후 그룹 임원인사 과정에서 측근 인사들이 대거 물갈이 된데 이어 올해 1월 등기이사에서 제외되면서 분가 가능성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재계 주변에서는 신영자 부사장이 자신의 몫으로 지목되는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과 최근 설립한 시네마통상 등 가족회사들을 모으면 이미 8백억에서 9백억원대에 달하는 중견 사업군을 형성할 준비를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형제그룹의 미세 균열
농심vs롯데 전방위 경쟁 본격화?

 
다른 재벌기업들에 비해 부채비율이 낮고 대주주 지분이 높은 대신 복잡한 출자구조를 가진 것으로 유명한 롯데는 그룹 내에 동일사업으로 보이는 계열사들이 많이 있지만 이들 사이에는 또한 공표되지는 않지만 ‘암묵적 경계’라는 것이 존재한다.
 
식ㆍ음료 부문의 경우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롯데햄ㆍ롯데우유, 롯데삼강 등 직계 기업만 4개가 있으며, 범 롯데가로 신격호 회장의 넷째 동생 신춘호 회장의 농심까지 합치면 그 관계는 더욱 복잡해진다.
 
하지만 이들 계열기업간에는 서로 침범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서, 제과업계 1위인 롯데제과는 농심이 1위를 지키고 있는 스낵 부문 투자를 자제해왔고, 롯데삼강의 주력사업인 빙과류도 유제품이 들어간 것만 생산한다.
 
롯데삼강은 자체 식품사업부에서 즉석면류를 생산하지만, 농심의 핵심 영역인 건면은 건들지 않은 채 생면 제품만 출시하고 있고, 종합음료기업인 롯데칠성은 롯데햄·우유의 주력사업인 유제품에는 손대지 않는다.
 
새우깡과 신라면 두 가지 제품만으로 식품업계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는 농심도 롯데의 영역인 빙과, 제과 부문에는 눈 돌리지 않았고, 오로지 라면과 스낵이라는 두 우물만 열심히 파면서, 음료부문도 청량음료나 유제품보다는 고유제품을 내놓는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암묵적 우호관계는 조금씩 부스러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지난 7월초 미국 프리토레이사와 제휴를 맺고 ‘돌아온 치토스’를 출시해 본격적인 스낵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농심은 롯데의 주력사업인 할인점과 호텔을 강화하기로 나선 것이다.
 
농심은 특히 지난 7월 14일 ‘메가코디(가칭)’라는 의류브랜드를 신설해 메가마트의 패션사업 부문을 강화하는 등 롯데와의 경쟁체제 돌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와 농심의 암묵적 우호 관계가 상대방의 기존 핵심 주력에 대한 투자를 계기로 틀어졌다면, 롯데의 주력사업중 하나인 건설부문에서는 아직 분가도 하지 않은 신준호 롯데햄·우유 부회장이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햄·우유 부회장으로 발령되기 전까지 롯데건설 사령탑에 10년간 근무했던 신준호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가족 출자로 설립한 대선건설을 통해 올해 전국에 아파트, 주상복합, 빌라 등을 건립하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신 부회장은 지난 2004년 사돈기업이던 대선주조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 대선건설과 대선문화재단을 설립하는 등 독자브랜드 구축에 나서는 한편 대선주조를 통해서는 1백30억원대에 달하는 상장사 투자를 하는 등 ‘롯데’의 지붕을 나갈 준비를 차근차근 해왔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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