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선한 것은 물과 같다. 물은 선하여 만물을 이롭게 하고 다투지 않으며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물은 도에 가깝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이 구절이 좋다. 나는 언제나 물이 좋았다. 흐르는 물을 보거나 물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래서 노자의 많은 가르침 중에서도 <상선약수>라는 이 구절이 특히 내 마음에 들어왔을 것이다.
범인인 나도 물을 보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편안해지는데 하물며 노자가 2500년 전 물 속에서 도를 본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도덕경> 전체를 통하여 노자는 도를 설명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면서도 한편으로는 도를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고 헛된 일인지를 스스로 고백한다.
<도를 도라 하면 이미 도가 아니고 이름을 이름이라 하면 이미 이름이 아니다>. 그러한 노자가 물에서 도의 모습을 보았다. 허다한 사물 가운데 하필이면 왜 물이었을까? 하늘에, 땅에, 구름에 또는 부는 바람에 도의 모습을 비유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노자는 물을 들어 도를 비유했다. 예수가 포도밭을 들어 천국을 비유했듯이 정신의 궁극에 이른 성현들로서는 비유말고 달리 그 실체를 들어 설명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 ▲ 김정기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
노자의 물은 우선 <상선>으로 표현된다. 가장 선한 것, 또는 가장 좋은 것, 나아가 완전한 것이 상선이다.
물은 일정한 형체가 없기 때문에 어떤 그릇에나 담긴다. 물은 언제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사람들의 마음이 향하는 것과는 꼭 반대 방향이다. 물은 눈도 되고 비도 되며, 얼음도 되고 구름도 되면서 다만 존재하는 형식만 바꿀 뿐 이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리고 지구상에서 물은 생명의 근원이며 생명 그 자체이다.
노자는 물의 속성 가운데서 특히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는 점에 주목했다. 춥고 음습한 곳, 낮고 어두운 곳, 물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이런 데에 기꺼이 머문다. 자신을 낮추고 희생하며 당장 배부르고 영광된 것보다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는 곳에 처해 즐거워한다. 물이 도에 가깝다고 한 것은 곧 도의 속성이 물의 속성에 가깝다는 말이다.
물의 속성, 물의 양태, 물의 변화만 가지고도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면 책 한 권을 쓰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나는 물의 그 많은 성질 중에서도 베풀되 뒤돌아보지 않는 점이 가장 좋다. 물은 어느 곳이든 흐르고, 어느 곳이든 스며들어 생명을 낳고 풍요롭게 한다. 쉽지는 않지만 나는 생활 속에서 이런 물의 정신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다.
*필자/김정기.
*석좌교수 * 법학박사 * 제8대 주 상하이 대한민국 총영사 * 숭실사이버대학교 초대 총장 *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특임교수 * 한남대학교 경제학부 예우교수 *중국 베이징대학교 북한학 연구교수 * 법무법인 대륙아주 중국총괄 미국변호사 *저서 : <밀리언셀러 거로영어시리즈> <대한민국의 미래를 말하다> 외 20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