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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회장님은 불가침의 성역?

검사 출신 S 변호사 "정국정씨가 너무 큰 것을 물었어"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7/11/23 [17:23]
그는 왜 하루만에 사건수임 번복했나?
 
삼성그룹 최고위층에서 활동했던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전방위 로비 의혹 폭로에 대한 검찰과 금감원 등 국가기관들의 소극적 대응으로 국민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공직자부패수사처(공수처) 설립 필요성에 대한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사건의내막>이 추적보도하고 있는 'lg전자 왕따 이메일 사건'의 주인공인 정국정(전 lg전자 직원)씨의 사연은 검찰의 친 재벌적 행태를 잘 드러내주는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정씨는 최근 본지에 공소시효 만료 직전 있었던 어이없는 에피소드 한 건을 다시 제보해왔다. 검찰을 관두고 변호사로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는 어느 변호사에게 사건 의뢰를 맡겼다가 착수금만 떼이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사건 배경 및 개요
 
엘지전자는 2000년 7월 정씨를 사문서 변조 혐의로 고소했다.
 
납품비리를 발견해 사내 감사팀에 제보한 후 부서 내에서 왕따를 당하던 정씨가 자신에 대한 왕따를 지시하는 이메일 발송 증거를 발견하고 구자홍 당시 사장에게 억울함을 호소한 다음에 벌어진 일이었다.
 
회사가 제기한 사문서 변조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결국 무죄 확정 판결을 선고받은 정씨는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이메일 발송자 김 아무개를 고소(징역 6개월 실형 복역 후 원직 복직)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8년째 법정투쟁을 벌여왔다.
 
담당 검사들은 상부의 수차례 재기수사명령에도 불구하고 엘지전자의 이메일 서버 압수수색이나 구자홍 회장 등 관련자에 대한 소환 조사도 한 번 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끌다가 7년 째 공소시효가 임박해서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에 급급했으며 결국 정씨로부터 국가배상소송까지 걸려있는 상태이다.
▲ 구자홍 전 lg전자 사장(현 ls그룹 회장)

 
엘지전자 왕따 이메일 사건 구자홍 회장 무고 등 고소
남부지검, 재수사 명령 불이행‥소환 없이 '무혐의' 처분

 
정씨는 지난 9월 중순 검찰에서 최근 퇴직해 개업한 지 얼마 안 되는 s 변호사를 만나, 사건을 해결해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변호사 선임 약정서를 체결하고 선불금까지 지불했다.
 
하지만 s 변호사는 서울고검의 담당 검사와 통화 후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정국정씨가 너무 큰 것을 물었다"며, '구자홍 회장을 물고늘어지는 것은 곤란하다'는 취지의 입장과 함께 정씨가 담당검사를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소송에 대해서도 잘못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씨가 서울고검 담당 검사에게 보낸 내용증명 서한에 따르면 s 변호사는 "○○○ 부장(사문서 위조 고소대리인)을 잡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 부장이 기소되면 정국정씨가 구자홍 회장을 계속 물고늘어질 것이라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고 한다.
 
정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s 변호사가 선불금만 챙겨 받고 선임계도 내지 않은 채 검사와 전화 한 통하고 나 몰라라 하는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9월17일 s 변호사가 전달한 내용에 대해 정국정씨는 "최근 삼성 떡값 검사 폭로 등 검찰이 왜 그렇게 친 재벌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지 그 원인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며, "이제 이런 법조계 비리가 계속 터져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s 변호사가 담당 검사에게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s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음은 지난 11월14일 오전 10시경 s변호사와의 통화내용.
 
기자(이하 □) : 변호사님이신가요? 주간 <사건의내막>입니다. 정국정씨 사건 관련해서 지금 통화가 가능한가요?
 
변호사(이하 s) : 지금 바쁜데요.
 
□ : 간단하게 몇 가지만 물어보면 되니까요. 약정서를 작성하고 선불금 550만원을 받으신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요, 선임계를 아직 안내셨습니까?
 
s : 선임계 냈어요.
 
□ : 선임계를 내셨어요? 정국정씨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검사하고 통화하고 나서 '힘들겠다'고 말씀 하셨다는데. 어떤 이야기를 들으셨나요?
 
s : 그런 부분은 내가 말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 : 네…. 그런 이야기는 말씀하실 수 없다고요?
 
s : 참 웃기는 친구네 그런 이야기는 나한테 먼저 와서 이야기하지.
 
□ : 선임계를 안 내신 것으로 정국정씨는 알고 있던데
 
s : 그건 검찰에 확인해 보면 될 거 아니야. 냈는지 안 냈는지.. 무슨 일을 그따위로 하나?
 
□ : 선임계를 내셨다구요. 그럼 정국정씨와 통화를 해보시는 게 나을 듯한데요.
 
s : 내가 왜 통화를 해요. 완전 사기꾼 같은 친구로구만…. 알았어요!
 
정씨는 변호사와의 통화내용을 전해 듣고 해명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하는 한편 변호사의 일부 감정적인 대응에 대해서도 변호인이 의뢰인에 대해 인신공격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우선 "날짜별로 보면 9월15일 토요일 오후에 자기랑 내가 단 둘이 앉아서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나서 검사에게 전화를 해대더니, 월요일 아침 9시부터 10시까지 한 시간 검사랑 통화를 했다면서 10시에 나한테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정씨는 "10시에 전화통화 하고 '아예 안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나서 선임계를 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그렇다면 9시 이전에 냈다는 것이냐. 사실 선임계를 내기 전에는 변호사가 검사와 전화통화 하는 것도 불법이다"라고 지적했다.
 
정씨는 또한 "변호사가 서울고검에서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a 검사와 친구 지간이라니까 서로 짜웅할 수도 있겠지만, 선임계도 내지 않고 무슨 사건을 대리하겠다고 나섰는지 이해할 수 없고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이중플레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와 통화한 후 다시 s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관계를 확인하자 변호사의 입장은 계속 오락가락했다. 선임계를 안 냈을 수도 있지만, 자신은 정당하게 소송대리를 했고, 100% 만족은 못 시켜 주었지만 법률자문도 해 주었다는 것이다.
 
s 변호사는 정씨가 기자에게 이러한 사실을 이야기한 것에 대해 집중적으로 불쾌감을 표현했고, 그런 꼬투리를 잡아서 이야기하는 것은 공갈협박 같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s변호사와의 두 번째 통화내용.
 
□ : 정국정씨와 통화해보니 선임계를 제출하려면 의뢰인 도장이 필요한데 정국정씨는 도장을 찍어준 적이 없다는데요.
 
s : 변호사사무실에서 계약을 맺을 때  선임계 도장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알아서 찍는다고 계약서를 썼어요.
 
□ : 도장을 맡겼다는 것인가요?
 
s : 도장을 알아서 적당히 목도장 파서 찍는다고 약정서에 그렇게 되어있죠.
 
□ : 목도장을 적당히 찍는다는 약정까지 하셨다고요?
 
s : 예 약정서에..
 
□ : 제가 약정서를 봤는데 그런 이야기는 없었는데요.
 
s : 없어요? 보통은 그렇게 하는데.. 근데 그 사람 뭔 취재예요?
 
□ : 아까 통화할 때 변호사님이 정국정씨를 '사기꾼 같다'는 이야기 때문에….
 
s : 아니 사기꾼 같다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나한테 불만이 있으면….
나도 그 양반이 의뢰한 것에 대해서 100% 만족을 못시켜줬잖아요.
그럼 나한테 와서 어필을 하고 뭘 해달라고 했어야지, 느닷없이 기자한테 전화 오고 그러면 내가 기분이 안 좋지. 그렇지 않아요?
 
□ : 토요일 계약서 작성하고 월요일 아침에 담당 검사와 통화를 하신 후 정국정씨한테 전화를 해서 "맡기 힘들겠다"는 취지로 말하셨다고 하는데….
 
s : 그랬지. 내가 그래 "당신 원하는 대로 잘 안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지.
내가 그랬으면 자기가 어떤 불만이 있다든지, 불만이 있으면 돈을 돌려달라고 하든지 이렇게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 말이야.
자기도 550만원을 입금했으니까 아깝겠지. 그것은 내가 인정을 이해를 하는데, 느닷없이 기자라는 분이 와서 말이 맞니 안 맞니 하면 일하는 사람이 열불 나지 그건 경우가 아니지 않냐 이 말이에요.
 
□ : 그럼 선금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듣지 못하셨다는 말인가요?
 
s : 요구든 뭐든 나한테 와서 그것에 대해 어필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니까.
물론 검사의 결정에 대해서 도저히 납득을 못하겠다는 이야기는 했지만, 내가 일을 잘했니 못했니 그것에 대해서는 어필이 없었어요.
그러고 몇 달 지나고 나서 느닷없이 기자한테 전화가 오면 어느 사람이든 열 안 받겠어요?
 
□ : 그럼 선임계는 언제쯤 제출을 하신 건가요?
 
s : 그건 나도 지금 확인을 해봐야겠어요.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나는 원래 선임계 안 내놓고 변론을 하고 하는 그런 사람은 아닌데, 워낙 급해 가지고 누락됐을 수도 있어요.
내가 검찰청에 확인을 해보니까 자기들이 지금 확인이 안 된대. 오래된 사건이라서….
그렇게 말대로 선임계 안 냈을 수도 있어요. 워낙 다른 사건 같으면 정상적으로 처리될 것 같으면 당연히 내가….
우리 사무실에 와서 확인해 보시라니까 우리는 선임계 안 내놓고 그렇게 하는 사무실이 아니라고.
변호사들이 선임계 안 내놓고 뭐 하는 걸 너무 싫어하는 그런 사무실인데, 내가 이 사무실에 자리 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에 선택한 건데.
그러나 그 사건의 경우는 워낙 급하게 온 것이기 때문에 선임계가 안 내졌을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도 들어요.
나도 기자 분이 그렇게 이야기하시니까 아차 싶어서 검찰청에 확인을 해보니까 검찰청에서는 확인이 안 된대.
기록이 다 절로 가버렸고, 그 기록을 다시 끄집어내서 다시 보자고 할 수도 없는 거고 그렇잖아요.
 
□ : 그럼 정국정씨가 돈을 돌려달라고 하면 돌려주실 의향은 있으시단 건가요?
 
s : 글쎄 그건 정국정씨가 나한테 와서 '내가 억울하지 않냐' 그러면 나도 '노력을 했는데 다 돌려준다는 것은 내가 좀 말이 그렇지 않느냐' 하는 식으로 서로 이야기가 돼야 하지 뭘, 변호사한테 일을 맡겼다고 해서 100% 다 되는 것은 아니지 않아요?
그런 이야기를 한 다음에 이야기가 돼야지 느닷없이 이렇게 딱 전화 와버리면 내가 열 받지 않냐 이 말이에요.
 
□ : 그래도 제3자가 듣기에 아까 말씀 하셨던 내용은 좀 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정국정씨는 s 변호사님이 아까 사기꾼이네, 웃기는 사람이네 이런 식으로 말한 것에 대해 그대로 보도를 하라고 이야기하더군요.
 
s : 하하하하하…. 느닷없이 그런 소리를 해버리면 내가 듣기에 공갈협박범으로 밖에 더 들리냐 이 말이에요.
나한테 와서 한 번이라도 어필을 하고, 나하고 무슨 말이 틀어졌다 그래서 '당신 부도덕하다 기사 내겠다' 그러면 내가 이해를 하는데 몇 달 동안 다 잊어버리고 있는데, 느닷없이 그러면 기자 데리고 협박하나 하는 생각밖에 안 든다 이 말이에요.
 
□ : 9월17일 아침에 정국정씨에게 원하시는 대로는 어렵겠다는 이야기를 하시고 나서 사건에 대해 추가로 조사를 하거나 하신 부분은 없는 건가요?
어쨌든 사건을 수임하셨으니까 그 이후에 자료 검토나 다른 방법에 대해 연구를 하시거나 그런 부분은 없으셨나요?
 
s : 공소시효가 지나버렸는데 무슨 연구할 시간이 있었겠어요? 그 후에 한 두 번 사무실에 자료를 들고 왔는데, 공소시효가 지난 것을 이렇게 저렇게 하면 공소시효가 안 지난 것으로 할 수 있지 않느냐 묻더라고요.
내가 보기에는 검찰에서 그렇게 보지 않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줬지.
 
□ : 그 이후에 공소시효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시기는 했네요.
 
s : 와 가지고 묻길래 내가 보기에는 공소시효가 검찰에서는 지났다고 생각할 것 같다. 그걸로 해 가지고는 안될 것 같다, 다른 것을 찾아보라고 내가 그렇게 대답을 했지.
내 기억으로는 그래요.
 
□ : 그러니까 대화를 안 하신지는 한 달 이상 되신 거네요.
 
s : 그러고 나서 못 봤으니까. 내가 아까 열 받아 가지고 제가 막말을 한 것 같은데, 제가 그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리고요, 취재하시는 것은 좋은데, 나도 검찰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마음에 정의감이 살아있는 사람이에요.
제 느낌으로는 정국정씨가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에요.
그렇게 보면 내 입장에서는 변호사 선임계를 냈다 안 냈다 확답을 못하겠어요. 정국정씨 말대로 안 냈을 수도 있어.
안 낼 수도 있는데, 나도 확인해봐야겠는데, 정상적인 사건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는데, 워낙 급하게 나한테 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는데, 그걸 나한테 약점을 잡아서 뭘 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이 말이에요.
 
…후략…
 
 
▲대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정국정씨     © 브레이크뉴스

한편 정국정씨가 s 변호사와 약정서를 작성한 당시는 공소시효(9월21일)가 아직 1주일 가량 남아있었다고 한다.

 
공소시효가 너무 촉박했다는 s 변호사의 주장과는 조금 어긋나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정씨는 s 변호사가 검사에게 전화로 몇 마디 듣고 사건을 포기해버린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s 변호사가 말한 '이 사건이 안 되는 이유'가 법리적인 것이 아니었다. 도대체 '너무 큰 것을 물었다'는 핑계는 너무 어이없는 것 아닌가?"라며, "기자에게 갑자기 이야기했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 내가 이 문제를 가지고 대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한지 벌써 3∼4주 째"라고 덧붙였다.
 
정씨는 또한 "검사가 안 된다고 하면 어떻게 될 수 있게 해볼까 생각하는 것이 변호인인데, 선임계도 안 내고 방치했기 때문에 일이 더 안된 것"이라며, "선불금이 문제가 아니라 나를 농락한 것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소송도 제기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근황은 이곳으로 →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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