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닦달 회장 vs 여유 임직원…SKT 미래는?

밤잠 설치는 최태원 회장 "SKT, 소니 베타방식 실패꼴 날 판"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8/02/18 [10:08]
국내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로, 지난해 초고속인터넷 2위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sk텔레콤.
 
sk텔레콤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통신요금 인하 유도 시사에 맞춰 발빠르게 할인방침을 발표해 시장내 지배적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태세이지만 최근 최태원 sk 회장은 잇달아 sk텔레콤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초강경 발언으로 쏟아내고 있다.
 
최 회장의 우려는 sk텔레콤의 글로벌 전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사내 혁신 분위기가 자신의 기대만큼 나와주지 않는 데 따른 것.
 
최태원 회장의 조급한 마음 때문인지 지난 연말 sk텔레콤은 그룹차원에서 도입한 소사장제(cic) 제도에 맞춰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지만 회사 전체가 최 회장의 불안감을 적극 이해하고 있는지는 좀 의문이다.
 
▲최태원 sk 회장    

 
최 회장, 세계 이통시장 cdma 사양화에 위기감
사내에서는 사태 심각성 인식하지 못하는 분위기?
3g 서비스 경쟁에선  ktf '쇼'에 선수 빼앗기고
독점 사용하던 800mhz 주파수 대역도 반납 위기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그룹전반에 더 빠른 변화와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으며, 특히 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라 할 수 있는 sk텔레콤과 관련해서는 거의 폭언에 가까울 정도의 쓴소리도 서슴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연말 sk텔레콤 사외이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회사의 주력 이동통신 서비스인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방식이 세계 시장에서 점차 사양화(?)되고 있는 데 우려를 표명하며 과거 소니의 vtr(비디오 테입 레코더) 시장 실패 사례를 지적했다.
 
소니 실패가 주는 교훈
 
1980년대 '워크맨' 브랜드를 세계적인 일반명사로 만들 정도로 승승장구하던 일본의 소니는 앞선 기술력의 '베타 방식'을 내세워 vtr 시장 석권을 노렸지만 상대적으로 화질이 떨어지는 vhs 방식에 밀려 결국 vtr 시장에서 철수하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소니의 '베타 방식 실패'는 vtr 시장의 특성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더 많은 콘텐츠 확보에 실패하면서 결국 업계표준을 빼앗긴 데 따른 것으로, 이후 소니가 미국의 영상문화 사업에 적극 진출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현재 세계 이동통신 시장에서 유럽 표준 gsm에 밀려 점차 쇠퇴하고 있는 cdma 방식도 소니의 베타방식 vtr의 몰락 과정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지적돼왔다.
 
이와 관련 <사건의내막>은 이미 지난 2006년 '기획연재 - 휴대폰왕국 붕괴 위기' 두 번째 순서였던 '메가트렌드 - 시장구조의 변화/cdma시장,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3g로 넘어가면서 시장 반토막 가능성'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러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현재 외국의 이동통신 관련 시장 판도를 살펴보면 cdma 방식을 포기하는 업체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국내 단말기 업체들의 경우 이미 gsm 방식이나 3세대 w-cdma 방식의 휴대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소니의 베타 방식 실패를 언급했던 자리에서 최 회장은 "지금까지 글로벌화를 추진한다고는 했는데 큰 성과는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이나 지분투자를 통한 전략적 제휴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sk텔레콤이 해외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한 케이스는 미국의 힐리오와 베트남의 s폰 등 두 회사로,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힐리오 외에 추가로 미국 3대 이동통신업체인 스프린트넥스텔 인수를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베트남 s폰의 경우 현지 정부와 협력을 통해 지분 확대 및 3세대 사업 승인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베트남 6개 이동통신 사업자의 cdma 대 gsm 비율이 지금까지 3대 3을 유지했던 상황에서 최근 cdma 사업자였던 베트남 ht모바일이 gsm 전환을 결정한 데 이어 g텔도 gsm 방식 사업 추진을 결정하면서 cdma 사업자인 s폰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회장과 직원의 온도차
 
최태원 회장은 올해 1월2일 글로벌 신년교례회에서 "2008년은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드는 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경영성과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얼마 전 있었던 '신입사원들과의 대화' 자리에서는 "회사가 커지는 건 좋지만 매년 더 커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이라는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 일간지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최 회장은 sk텔레콤 임원들을 불러 '5년 전에는 미래를 준비할 시간으로 10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여러분들이 5년을 그냥 까먹었다'며 '이대로 가면 5년 안에 망한다'는 극언을 쏟아낸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최 회장의 이러한 불안감과 달리 sk텔레콤 내부 임직원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지난 14일 기자가 접촉한 어느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 3g 이동통신 부분에서 ktf의 'show' 올인 전략에 밀려 선두를 빼앗긴 것에 대해서도 별일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고, 'show'를 따라잡기 위한 특별한 전략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최태원 회장이 소니의 베타 방식 실패 사례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cdma 방식이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정보통신강국이 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3세대 서비스 비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별로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sk텔레콤이 지난해 인수한 하나로텔레콤에 대해 정보당국의 기업인수합병 인가 여부가 20일 전후로 정보통신위원회에서 결론 내려질 전망인 가운데, 인가 조건으로 ktf와 lg텔레콤 등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800mhz대 황금 주파수의 조기 재분배가 이루어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5일 1시 30분부터 7시간 동안 진행한 전원회의를 통해 양사 결합이 잠재적으로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이를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결론냈다.
 
전원회의는 sk텔레콤의 하나로 인수가 유무선전화의 결합에서는 경쟁제한성이 없지만 인터넷, iptv, 인터넷포털 등의 상품과 관련된 측면에서는 잠재적으로 경쟁을 저해하고 진입장벽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공정위는 오는 2011년 sk텔레콤의 800메가 독점인수가 끝나면 회수해, 모두 공정하게 분배하는 방안을 정통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또한 양사의 결합상품 판매시 경쟁업체에 대한 차별이나 경쟁업체에 있는 고객을 끌어오는 행위는 금지하는 등의 조건을 붙였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이 인력조직을 분리해 운영하고 임원겸잉을 금지하는 한편, 감시기구를 만들어 sk텔레콤이 이런 조건들을 이행하는지 점검하도록 했다.
 
이래저래 sk텔레콤을 둘러싼 환경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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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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