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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프로그래머 선정, 아시아영화 추천작

김지석 프로그래머, 소재 다양성 갖춘 아시아 영화의 성장 ‘주목’

정선기 기자 | 기사입력 2008/09/27 [14:27]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 초청을 담당했던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아시아권 23개 국가에서 50여 편의 영화가 초청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필리핀과 중앙아시아 영화의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며 “대만의 주목할 만한 신인과 함께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는 이란 등 중동영화 그리고 인도 등 서아시아 권에서 종교와 정치문제를 다룬 수작들이 많이 초청됐다”고 전했다.

▲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동시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된 필리핀 영화 '서비스'  © piff 2008

필리핀 독립 저예산 영화의 성장, 한국영화가 배워야 할 것

필리핀은 수년 전부터 정부차원에서 독립 저예산 영화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고, 비로소 해외 무대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필리핀-프랑스 합작 영화 <서비스>를 비롯해  <고해><아기 천사><제이><아델라> 등 다큐멘터리 영화의 성과가 주목할 만하다.

영화 <서비스>는 현대 인간의 은밀한 욕망 속에 감추어진 위선적인 도덕성을 비판했다. 노배우에 대한 헌사가 돋보이는 영화 고해(감독 아돌포 알릭스 주니어)는 여든 번째 생일을 맞이한 할머니의 혼자만의 생일을 그렸고, 영화 <제이>(감독 프란시스 파시온)는 시청률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비트는 pd의 이중성을 고발하는 영화이다.

특히, 영화 <고해>(감독 제롤드 타로그 외)는 진실과 거짓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영화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주인공의 카메라가 진실을 포착한 순간 양심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올해 필리핀 영화가 배출한 진정한 수작이다.      

특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여성’을 주목했던 한국영화처럼 모든 여성들이 반드시 봐야 할 올해 최고의 작품도 있다. 필리핀의 주목할 만한 신예 크리스 마르티네즈 감독의 영화 <100>은 암으로 죽어가는 커리어우먼의 마지막 100일에 대한 한바탕 수다를 풀 듯 유쾌하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중앙아시아 영화는 가족, 자연 등 동양적 가치에 대한 헌사를 아끼지 않는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4개국 합작 제작된 개막작으로 선정된 <스탈린의 선물>(감독 루스템 압드라쉐프) 외에도 천연자원 등을 바탕으로 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중앙 아시아권에서 카자흐스탄의 작가들은 놀랄만한 작품성을 선보인다.

특히, 구 소련의 분열로 소수 민족 사회를 바탕으로 가족과 자연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영화 <아빠와 함께>는 아들의 시선에서 이혼한 싱글남 아빠를 이해하는 따스한 가족애를 그렸고, <무당의 춤>(감독 구카 오마로바)은 자본과 개발 위주의 성장주의로 인해 피폐해진 전통을 복원하는 무당의 모습을 통해 동양적 가치를 일깨운다.

카자흐스탄 외에도 인접 국가인 우즈베키스탄의 <유르타>, 키르키즈스탄과 합작 제작한 영화 < 남쪽 바다의 노래> 등을 통해 중앙아시아권의 영화는 사실주의와 신비주의가 결합된 독창성을 살리며 한국 관객에게 낯설지 않은 감동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된 밴드 이야기를 다룬 대만의 음악영화 '제 7봉'  © piff 2008

대만 뉴웨이브 신인 감독들 주목...서사와 주제의 변주


대만을 비롯해 매년 부산국제영화제에 만족할만한 성과를 보여 온 홍콩,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영화는 주목할 만한 신인과 스타감독 대열에 오른 거장의 조화가 돋보인다.


에드워드 양의 조감독 출신으로 감독 데뷔작 <제7봉>을 출품한 웨이더솅은 이미 대만에서 50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헐리우드 강세가 뚜렷한 올해 5400만 위안의 수입을 올리며 ‘족적’을 남겼다. 이 영화는 흡사 우리 영화 <즐거운 인생>을 떠올리면서 급작스레 결성된 밴드의 고군분투와 함께 밴드 부원들의 꿈과 사랑을 경쾌한 선율에 실은 음악 영화이다.

웨이더솅과 함께 올해 대만에서 배출한 가장 유망한 신인 감독 양야체의 장편 데뷔작 <좌절금지!>는 초등학생 아이들의 비밀스런 세계를 자연스럽고 친밀하게 담았다. 양아체 감독은 “어린 시절의 단편적인 기억을 통해 험한 세상 속에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위안을 주는 영화”라고 연출의 변을 전했다.

이 밖에도 영화 <노면 주차>의 청몽홍과 <구월풍>의 린슈유 등은 대만 영화의 미래를 밝혀 줄 젊은 피들로 꼽을 수 있다. 한편, 대만 중견감독 장초치는 영화 <나비>를 통해 최근 국내 방송가에 현대판 ‘죄와 벌’로 화제가 되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과 유사한 서사로 동생 대신에  감옥에 간 한 남자의 가혹한 운명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비극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 홍콩 느와르를 부활을 알리는 두기봉(조니 토)의 영화 '참새' © piff 2008

<동사서독 리덕스>의 왕가위..인간과 삶에 천착한 홍콩,중국,일본 영화들


올해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이 된 <동사사독 리덕스>는 운명해 간 장국영을 비롯해 홍콩의 톱스타들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왕가위의 배려처럼 다가온다. 이 영화는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특별 상영됐고 왕가위 스타일을 다시 느끼게 한다.


올해 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 <매드 디텍티브>로 감독상을 수상한 두기봉(조니 토)의 영화 <참새>는 홍콩 누와르의 부활을 보여주는 걸작으로 일컫기에 충분하다.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영화 <미션> 이후 만난 최고의 걸작이라 할 만 하다”며 “특히, 소매치기 간의 마지막 대결 장면은 압권”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40대 여성 만화가의 서정을 담은 <구구는 고양이다>의 이누도 잇신을 위시한 일본 영화들은 가족과 생로병사에 관한 주제를 면밀히 탐구한다.


우리 영화 <행복한 장의사>를 연상시키는 일본영화 <굿,바이>는 장의사에 대한 편견을 깨면서 부자간의 기나긴 애증과 용서를 나타냈고 영화 <아이가 아이를 낳다>는 초등학교 5학년 아이의 임신이라는 충격적인 소재 속에 깜찍하면서도 쇼킹한 아이들의 반란을 그리고 있다. 일본판 <주노>라고 해야 할까. 가식적이고 뒤틀린 어른 세계에 경종을 울리는 아이들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이 외에도 히로시 시미즈의 동명 1938년 작품을 리메이크 한 <산의 사랑하는 당신>,  노장감독이 만든 젊은 감각의 영화 <뱀에게 피어싱>에서는 미묘하면서도 충격적인 사랑을 경험할 수 있고 미-일 합작 영화 <티벳의 불꽃>은 33년간 옥살이를 하는 한 승려를 통해 제 3자의 시선에서 티켓 독립을 조명했다.

세계적인 작가 배출한 이란 영화, 아이들을 조명

이란 영화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청년과 아이들을 통해 건강한 미래와 희망을 찾는다. 영화 <천국의 아이들>을 연출한 마지드 마지디의 신작 < 더 송 오브 스페로스>는  전작처에 이은 고난에 처한 착한 이들의 이야기로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두 번째 장편영화 <칠판>(1999)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거머쥔 사미라 마흐말바프의 신작 <두 발로 걷는 말>은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생계비를 벌기 위해 스스로 말이 되기를 자청해 다리를 잃은 소년을 업고 다니는 청소년의 잔혹한 서사로 놀랐던 관객들이 영화 <안개 속의 불빛>에서 홀아버지를 부양하는 노처녀의 고단하면서도 아름다운 일상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김 프로그래머는 “특히, 액자식 구성을 채택한 영화 <빈 의자>는 마지막 결론에서 반전 장면을 놓치지 말아야 할 매우 인상적이며 실험적인 영화”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 전쟁을 멈추지 않는 어른들의 세계를 비판한 인도 영화 '타한 - 수류탄을 쥔 소년'  © piff 2008

인도영화, 기존의 발리우드는 잊어라..사회, 종교문제 비판 시각 뛰어나 

 
과거 현란한 댄스와 노래로 영화제마다 ‘발리우드’ 열풍을 일으켰던 인도 영화의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바라나시의 화장장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아이들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화장터의 아이들>(감독 라제쉬 잘라)을 비롯해 <실크 사리><살육의 시간><타한 - 수류탄을 쥔 소년>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영화 <실크 사리>(감독 소만 나이르 프리야다르샨)는 한 실크 기술자 아버지를 통해 소박한 꿈과 현실이 괴리감을 그려내면서 관객의 가슴을 울린다. 인도 최고의 여배우 난디타 다스의 감독 데뷔작 <살육의 시간>은 하는 힌두교도와 무슬림교도들 사이의 피비린내 나는 갈등을 과감하게 고발한다. 
 
특히, 영화 <타한 - 수류탄을 쥔 소년>(감독 산토시 시반)은 빚 때문에 빼앗긴 당나귀를 되찾기 위해 수류탄을 운반하는 아이들의 여정을 통해 전쟁을 멈추지 않는 어른들의 세계를 비판한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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