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상승과 부동산 폭등, 물가인상 등 경제 살리기를 모토로 내건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불안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지난 9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공급을 통한 주택가격 안정’과 ‘건축을 통한 경기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기를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재개발.재건축 관련 규제완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토목공사 위주의 개발정책을 두고 성공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아파트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에서 재건축?재개발은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겨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란 우려다.
이러한 지적은 정부가 제시한 8.21 부동산 대책이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한 데서 비롯되고 있다. 사실 정부는 주택공급을 늘리고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 규제완화와 분양가 상한제 개선, 추가 신도시 2개 지역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수도권을 비롯한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개발지역의 집값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정부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인식이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지난 9월10일 (재)국토환경재단 이경율 이사장을 만나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등 개발사업의 문제점과 성공가능성, 환경정책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이경율 이사장은 “재개발.재건축 지역에 대한 토지가격 제한 조치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땅값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근본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경율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정부는 경제살리기를 이유로 규제완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 정부의 우선 원칙은 ‘경제 살리기’, ‘국민들이 잘 사는 사회 만들기’다. 경제는 거시경제와 미시경제, 지하경제로 나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지하경제(건설업 부동산 매매 등)가 돌아가야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는 측면이 있다.
사실 참여정부에서는 양도세나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등 지하경제를 움직이는 요인들이 땅 투기로 간다고 해서 상당한 규제를 했는데 현 정부 들어서는 자금의 흐름, 경제흐름을 살리기 위해 완화정책을 펴고 있다. 가령 상수도 보호구역의 15km 이내에는 어떠한 공장시설도 인허가를 낼 수 없도록 했는데 올해 9월1일부터 10km 이내로 공장입지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또한 택지개발예정지구의 경우 20만㎢ 이상은 국토해양부가 승인하고 이하는 시?도가 관장했으나 지금은 330만㎢ 이상에 한해 국토해양부의 승인을 받도록 15배 이상 완화됐다. 적절한 규제완화는 필요하지만 너무 완화를 해주다 보니 시.도의 권한이 커지면서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무분별한 신도시 개발이나 환경파괴 등이 그 예이다.
| 이 이사장 “평당 3000만~4000만원 아파트 분양가 거품 다분, 재개발.재건축 지역에 대한 토지가격제한제 시행되지 않는 한 땅값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 부동산 폭등 근본원인 분석, 각 분야별 전문가 모니터링 필요” 지적 |
-대통령은 재개발.재건축 관련 규제완화를 통해 집값안정과 경기활성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재건축은 기업에 의한 재건축이다. 일단 허가가 났기 때문에 재건축 예정지에 대한 집값폭등을 막기 위해서는 토지가격을 얼마 이상은 못 팔게 토지가격 제한을 고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평당 5000만원이다. 재건축 한다고 소문이 나면 배가 오르고 거기에 조합이 결성되면 또 배가 오른다. 토지에 대한 원가자체가 올라가는데 그 위에 지어지는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자유거래를 통해 이뤄지지만 세금을 많이 부과한다든지 하는 방법을 통해 재개발.재건축 지역에 대한 토지가격제한 조치가 필요하다.
-정부가 토지가격제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나.
▲그 부분까지는 자세히 모르겠다. 주택공급은 실제 필요한 주거와 투기 두 가지로 갈 거라 본다. 주거용이라면 싼 가격에 서민들에게 분양될 수 있겠지만 투기용이 되면 집값 폭등이 불 보듯 뻔하다. 지금도 타워팰리스가 70억~80억원이 넘고 한강의 고급빌라가 180억원 하는 게 있다. 평당 3000만~400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는 것은 전부 거품이다.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할 때 토지가격을 빼면 평당 430만원대의 최고급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공급을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하지만 이미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사실 주택공급 현황은 남아돌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도 분양이 안 되고 있다. 이는 참여정부부터 주거정책이 잘못 수립됐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상한제도 같은 유형인데 그래서 나온 게 재개발 지역에 대한 토지가격 pr제다. 그러나 이 또한 머리 좋은 투기꾼들은 분양가격이 1000만원이라고 하면 여기저기 옵션을 넣어 2000만원에 팔고 있다. 따라서 토지가격제한제와 함께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근본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현 정부의 개발정책이 중소기업보다는 다분히 대기업 중심의 건설사들의 배를 불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중심의 정책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정부정책은 대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공간 확대를 부여하고 있는데 대기업이 성장하면 중소기업을 발전시키는 여건을 만들고 고용창출 과정으로 나아갈 것이라 보고 있다. 아직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이를 평가하기는 이르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3000만원 소액대출을 받을 수 있는 등 제도는 잘되어 있다. 중소기업들도 매출이나 기술력은 좋지만 자금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경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반면 자금의 규모나 경제력에 비해 너무 많은 국고지원금을 원하는 것은 문제다. 중소기업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현재의 부동산 정책을 얘기할 때 참여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체로 전 정권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은데 어떤 점이 원인이 됐다고 보나?
▲실패의 원인은 행정도시를 추진하면서 토지를 매입할 때 보상비를 대물이 아닌 돈으로 지급한 데 있다. 처음부터 택지개발을 한 후 토지가격을 대물로 지급했다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정확한 원인 분석 없이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에서 부동산 양도세나 토지거래 시 허가제를 도입해 상당한 규제를 가하니까 부동산 경기기 침체된 거다.
또한 참여정부 때 추진했던 부분 중 하나가 골프장 사업이다. 이유는 골프가 대중스포츠화 되면서 해마다 골프 관광으로 해외로 나가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외화유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에 골프장을 많이 지으면 해외로 가지 않고 국내에서 많이 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골프장 규제를 풀어준 거다. 노무현 정부 초기에 전국 골프장 수요가 175개였는데 지금은 짓고 있는 골프장까지 합하면 520개가 넘는다. 그러나 여전히 해외골프 관광이 많고 국내 이용객이 감소하면서 골프장들은 부도를 맞았다.
이렇듯 전 정권에서 잘못했던 부분들이 현 정권으로 밀려온 거다. 이명박 정부는 규제완화를 통해 경기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중상층에서 아직까지 자금을 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 “참여정부 실패 원인은 행정도시 토지 매입시 보상비를 대물이 아닌 돈으로 지급해 부동산 투기 낳은 것, 정확한 원인 분석 없이 땅값 급등한 상황에서 부동산 양도세 등 규제하면서 경기침체 불러와” |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 정부와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도시 개발도 참여정부에서 추진했지만 8?21 부동산 정책에서 2곳이 추가되지 않았나.
▲현 상황에서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그러나 참여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재개발을 중심으로 한 콤팩트한 시스템이다. 즉 도심 속의 도시를 더 살기 좋게 만들려는 시스템인데 시장 군수 등 지자체장들이 신도시 개발 등을 추진하면서 정부 방침과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장들은 공간을 넓게 확대하는 도시상을 원하고 있다. 고양시 신도시 예정용지만 보더라도 기존 택지개발지구를 제외한 일산동구와 서구의 거의 전 지역에 해당하는 28.166㎢라는 어마어마한 면적을 지정했다. 향후 수도권 유동인구 변동률까지 종합한 인구대비, 면적대비에 과한 면적일 뿐만 아니라 건축 허가 제안을 받은 예정지 주민들은 2년 동안 자신들의 권리행사의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신도시 계획 발표에 앞서 세부적인 밑그림과 도시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구성안 없이 무조건 많이 개발하면 된다는 인식은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차후 경제발전까지도 저해할 수 있다고 사료된다.
-지자체들이 정부 정책에 역행하면서까지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많은 면적을 유치해 개발을 하면 다수의 건설업체가 들어와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그러면 인구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신도시 사업에 대한 밑그림도 없고 정확한 통계 없이 추진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고양시의 경우 직접 담당 직원에 확인해 봤는데 농지 값이나 살림 값 등 구체적인 틀 없이 다분히 주민의 사유재산만 늘리고 있었다. 이는 결국 토지건물 소유자인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뿐이다.
-최근 서울시를 비롯한 여권에서는 뉴타운 개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뉴타운 개발은 서민정책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정치적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난이 적지 않다.
▲뉴타운은 사실 성공을 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기 때문에 성공을 거둔 거다. 때문에 지역민들도 뉴타운을 원하고 있다. 뉴타운은 수도권에서만 볼 수 있는 하나의 주택정책인데 일부 정치인들이 뉴타운 정책을 남발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지난 총선에서도 뉴타운으로 재미를 본 정치인들이 많은데 이러한 헛공약을 남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임기 말에 공약 시행여부에 대한 평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돈을 사기 치면 죄를 받듯이 사기공약도 죄를 받는 게 마땅하다. 총선에서 시민들이 속아 넘어 간 것은 그만큼 시민들이 부동산 투기에 눈이 멀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은 언제까지나 주거의 목적이지 투기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반대여론에 밀려 폐지됐던 대운하 사업에 대해 국토해양부 장관이 다시 할 수도 있다고 발언,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대운하는 대통령의 공약인데 과업은 지나간 역사가 평가할 뿐 어떤 판단이 옳을지 현재에 논하기는 어렵다. 다만 정부가 꼭 해야 하는 국책사업이라고 한다면 비용과 경제성, 실효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얼마의 비용이 투입되고 투자가 이뤄진 후에 가져올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 즉 운하의 본래 목적인 물류운송의 영향, 고속도로나 철도 등과 비교해 얻을 수 있는 이점, 관광효과 등 10년을 내다봤을 때 우리에게 경제성과 효율성 면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운하가 있는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운하가 건설되면 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나 역시 환경을 생각하면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국가경제 발전에 꼭 필요하고 친환경적인 건설방법을 통해 시공된다면 다시 생각할 수 있을 듯싶다. 대운하는 한번 건설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하천의 유량, 특히 여름철 집중호우시 3배로 유량이 늘어났을 때 올 수 있는 영향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사회정책을 수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이 이뤄졌을 때 국민적 여론과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최근 dmz(비무장지대)에 대한 관광개발 움직임이 일면서 생태계 파괴를 가속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dj정부 때 비무장지대는 25km였는데 개발로 인해 15km로 줄었고 이번에 또 줄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나 또한 우려스럽다. 현재 dmz는 상당히 훼손된 상태다. 경기도 파주의 비무장지대 지뢰밭은 민간인들이 훼손해 밭으로 만들었고 강원도 철원의 비무장지대도 훼손됐다. 비무장지대 내에 있는 주민들은 농사나 민박 위주로 살고 있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은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개발이익의 대부분이 지역주민보다는 외부인(투기세력)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 철원의 경우 경의선 개발로 35%의 외지인들이 들어와 있다. 이곳은 등기가 안 된 땅이지만 투기꾼들은 논밭으로 개간해 돈을 받고 팔고 있다. 비무장지대라는 특성상 살림관리에 대한 감시감독이 소홀한 것도 이러한 투기와 훼손을 방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정부와 경기도, 강원도 등 관계지자체에서 관광개발 방침을 밝히고 있는데 환경영향에 대한 사건 검토 없이 이뤄지는 마구잡이식 난개발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환경부에 이러한 실상을 알리고 생태계 보고인 비무장지대를 보전하기 위한 대책을 먼저 마련한 후에 개발을 할 것을 제안했다.
-정부 정책과 관련해 제언을 한다면.
▲환경은 한 번 훼손되면 복원이 어렵다. 물론 인위적인 공간을 만들어 ‘환경’이란 칭호를 붙일 수는 있겠지만 본래의 궁극적인 생태계 환경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개발할 곳은 하되 가급적 친환경적으로 하고 녹지면적을 최소 몇% 이상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있는 그린벨트 지역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경제인들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친환경적인 부분을 고려해 진행토록 하고 부동산 투기세력들에 의해 훼손이 이뤄지는 부분에 대한 정부차원의 감시 감독이 필요하다.
어떤 정책도 평가는 국민이 하는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이를 반영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정치인들과 정부 관료들이 모든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주거정책과 물류정책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1년 단위로 각 정책별 모니터링을 통해 진단, 점검해 잘된 부분은 더욱 발전시키고 잘못된 부분은 보완해 나가야 한다.
취재 / 임민희 기자 bravo159@naver.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