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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도둑맞은 꿈과 고향을 찾아 세상 밖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리뷰] 네 가지 이방인의 시선

정선기 기자 | 기사입력 2008/10/04 [11:33]
▲ 13회 부산국제영화제 '플래시포워드' 부문에 초청된 영화 '이방인'     © piff 2008

 
제 13회 부산국제영화제 '플래시포워드' 부문에 초청된 팔레스타인 출신 안네마리 자시르(annemarie jacir) 감독의 영화 <이방인(salt of this sea)>은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프랑스 외 7개국의 합작 제작한 것으로 올해 5월에 열린 제 61회 칸국제영화제 ‘주목 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터전을 잃어버린 팔레스타인 난민의 도둑맞은 꿈과 고향을 찾는 세 청년의 모험극은 무기와 탱크로 무장한 채 감시와 통제 속의 세상,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라말라를 벗어나 조상의 자취가 선연한 자유와 평화(?)의 땅 이스라엘 야파까지 외줄 타기를 하듯 펼쳐진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이 위임통치하게 된 팔레스타인은 영화 속 아버지의 유산을 찾기 위해 고국에 돌아온 팔레스타인 2세 미국인 소라야가 당하는 것처럼 영국의 모순된 선언으로 인해 원래 같은 풍속과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이슬람교와 유대교간 첨예한 갈등을 빚게 된다.

소라야(suheir hammad 분)는 입국 심사장에서 따로 분리돼 수색당하고 마치 수사기관에 심문 당하듯 방문목적과 개인 신상에 관한 반복적인 질문에 아직도 핍박과 무력 속에 감시당하는 고국의 현실을 점차 깨닫게 되고 두 명의 친구들과 함께 흙더미와 철조망으로 둘러 쌓인 팔레스타인 거주지구를 벗어나 탈출을 감행한다.

목숨을 건 소라야의 은행털이 계획에는 팔레스타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캐나다 유학 비자를 네 차례나 거부당한 에마드(saleh bakri 분)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대를 카메라에 담는 것이 꿈인 영화감독 지망생 마르완(riyad ideis)이 동행한다. 모두 잃어버린 꿈과 고향을 찾는 팔레스타인 지식인들이다.

특히, 실탄이 장전되지 않은 총기류를 소지한 채 ‘자신이 찾아야 할 돈만 찾는다’며 영국계 은행을 턴 소라야 일행은 아버지 등 조상의 자취가 남겨진 검푸른 바닷가와 한가로운 자유가 낯선 이스라엘로 향한다.

▲ 팔레스타인 출신 안네마리 자시르 감독의 다국적 합작영화 '이방인'     © piff 2008

위태로운 이들의 여정을 따라가는 카메라는 영화 후반부 세 명의 청년이 몇 차례 검문 고비를 맞으면서 긴장감을 유지하고 호의를 베푼 옛 집의 집주인에게 폭발하며 다시 거리로 내몰리는 라말라의 뒷모습은 국제적인 난민으로서 팔레스타인인들의 현실을 되새긴다.

“우리의 무기는 진실 뿐이다”  - 영화 속 ‘소라야’의 대사 중에서 -

한국어 제목 ‘이방인’처럼 영화 속에는 다양한 이방인의 시선이 존재한다. 영화 초반부 여행자로 고국 땅을 방문했지만 수치스러운 신체 검문을 겪으면서 팔레스타인 2세로서 갖는 아말라의 시선이 하나이겠고, 철저한 통제 속의 바리케이드와 철조망을 뛰어넘는 자치지역 주민들의 모습 등 소라야의 눈을 통해 비쳐진 팔레스타인의 현실이 그것이다.

특히, 이들 세 명의 청년이 은행털이로 생긴 돈을 이용해 ‘샬롬’을 외치며 풍요롭고 자유로운 이스라엘을 여행하면서 겪는 이스라엘 속의 이방인 그리고, 영화 속 라말라 대학살 뉴스를 삽입한 감독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라말라 주민 학살 등을 추모한다’ 에필로그처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이 갖게 되는 시선이 마지막 하나일 것이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이스라엘의 야만적인 신체 검문이나 팔레스타인의 개인 재산권의 박탈 등 지난 20세기 초에 우리 조상들이 제국주의 식민지 아래서 겪었던 수치와 모욕을 떠올리면서 인간의 기본권인 존엄성과 이슬람-유대간 종교 갈등의 문제를 거침없이 드러낸다.

특히, 자유가 넘치는 바닷가에 나란히 서서 오래 전 그들의 터전을 바라보는 소라야와 에마드의 눈은 촉촉히 젖어있고, 철조망과 분진으로 멍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경계선에 서서 이스라엘에 빼앗긴 고향 야파와 국립공원으로 바뀌어버린 에마드의 고향땅 다와이메를 넋놓고 바라보는 두 청년의 멍든 가슴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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