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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게 인생을 배운다
초저녁, 마포대교 밑에 앉아 있으면
물이 불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밤이 깊어져 물이 빠져 나가면
다리기둥에 물 빠진 흔적이 선연하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밀물-썰물 때가 있게 마련이지.
물이 들 때처럼
일이 잘 풀릴 때가 있고
물이 빠져 나갈 때처럼
무슨 일을 해도, 손해가 눈에 보일 때가 있지.
한강물 거대한 하류에도 물이 불때와 줄때가 있듯
사랑하는 사이라도 좋을 때와 미울 때가 있겠지.
좋은 사람과 더불어 함께하며
차고 넘치는 사랑을 확인할 수 있을 때
이를 행복해야 하노니
필요한 것을 손과 가슴이 가지고 있을 때
빈손의 세월이 올 수도 있음을
물을 보며 배우나니
여의도 국회의사당 옆, 강물은
매일같이 들어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하나니
어차피 인생도 물처럼 들고 나는 것.
소리 없이 물이 줄고 불어나는 강가에 앉아
인생을 배운다.
풍성한 한강물마저 항상 가득 차 있지 않다는 것을.
*필자/문일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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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이 뾰쪽해서
늘 대접을 받지.
손가락 끝 찌르면, 피가 솟는
살벌하지 않으면
아무런 쓸모가 없지.
헤진 옷, 구멍 난 양말, 떨어진 신발
낡은 것일수록
생명을 부활시키는
실 가는데 바늘 가지 않고
오직 바늘이 가는데 실이 가는
주체적 운명.
바늘 넌,
뾰쪽할수록 행복한 존재.
큰 수레바퀴
세상엔 쉼 없이
작은 수레바퀴와 큰 수레바퀴가
돌고, 또 돌고 있다.
작은 톱니나 수레바퀴가 돌아가는 것은
눈으로 쉽게 볼 수 있지만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나
미처 알 수 없는, 운명의 바퀴가 돌아가는 것은
눈으로 보려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보이질 않는다.
세상에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작은 수레에 연연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보이지 않은 것에도, 인생을 걸어보는 것이
오히려 좋을 수도 있지. moonilsuk@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