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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이게 다 노무현 때문" 盧 "증인? 못나갈 이유없다"

'쌀 직불금' 정국 2라운드‥신·구 권력갈등 비화 전모

설원민 기자 | 기사입력 2008/10/29 [10:50]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가 불안한 가운데 쌀 직불금 불법 수령 사건은 고위 공직자와 사회 지배계층의 도덕적 해이를 극명하게 보여줘 농심과 여론은 분노로 들끓고 있다. 모든 의혹은 낱낱이 밝히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불법 수령자들에게는 그에 상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다. 워낙 휘발성이 강한 사건이다 보니 여야 또한 전·현직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며 국정조사에 당력을 총동원할 태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참여정부 책임론에 “국정조사 증인으로 나설 수도 있다”며 엄포를 놓았다. 이로 인해 국가기록물 유출 사건에 이어 신·구 권력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어서 국정조사를 앞도고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여야 3당 교섭단체가 지난 10월22일 쌀 직불금 불법 수령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키로 전격 합의했다. 이에 오는 11월10일부터 12월5일까지 26일 동안 국정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여야는 가장 민감한 증인채택 문제는 특위에서 결정하도록 했다. 특위는 지난 수입 쇠고기 국정조사 때와 같은 18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정당별로 한나라당이 위원장을 포함해 9명, 민주당 6명, 선진과창조모임 2명, 비교섭단체 1명이다. 대상기관은 청와대, 감사원, 행정안전부, 농식품부, 국민건강보험공단, 농촌공사 등이며 출석요구서는 청문회 7일 전까지 증인에게 전달해야 한다. 여야는 또 관계기관 보고 3일, 청문회 3일, 문서검증과 현장조사를 3일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국정조사 대상범위는 △쌀 직불금 불법 수령 실태파악 △감사원 감사에 대한 청와대 보고경위 및 조치상황 △대통령직 인수위 및 대통령에 대한 보고경위 및 조치상황이 우선 규명 대상이며, △쌀 직불금 집행과정 및 제도개선 추진 경위 △쌀 직불금 정책관련 부처 책임소재 규명 △쌀 직불금 불법 수령금 국고환수 추진 상황 △직불금 관련 제도개선 대책수립 등 사실상 직불금 문제 전반을 조사대상으로 했다.

대상 범위가 넓어진 만큼 쌀 직불금 불법 수령 관련 의혹을 밝히고 구체적인 책임 규명이 힘들지 않겠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여야는 각 대상 기관과 증인채택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국정조사 기간 동안 선택과 집중에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특히 전·현 정부의 은폐 의혹과 증인채택, 불법 수령자 명단 공개 등이 핵심 쟁점이다 보니 여야 간 샅바싸움도 치열할 전망이다. 
 
쟁점 산재 난항 불가피

쌀 직불금 불법 수령 국정조사의 최대 이슈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의 은폐 의혹과 이명박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 사전보고 여부가 될 전망이다. 전·현 정권의 책임소재를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줄곧 "참여정부 시절 감사원 감사에 대한 청와대 보고 경위와 청와대 은폐 개입 의혹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며 "노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지지율 하락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이라고 노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여야 국정조사 실시 전격합의…참여정부·인수위 은폐 의혹 쟁점화
몰리던 노 전 대통령 “국회 증인출석 못할 이유 없다” 정면돌파
참여정부에 책임 돌리던 한나라당 당황…국정조사 뇌관 해체하나?


한나라당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10월23일 대통령직인수위 시절 쌀 직불금 부정수령 실태에 대해 보고를 받고도 무시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쌀 직불금 관련 감사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는 "현 정부의 책임은 아니지만 제도가 미숙한 상태에서 시행돼 많은 문제를 낳았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돌려 현직 대통령으로서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민주당도 "인수위 보고 여부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보고를 받았느냐는 문제도 조사대상"이라며 "사태를 보고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명박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로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지난 10월22일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지인들에게 "국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출석을 요구하면 못 나갈 이유가 없다"고 밝혀서 전·현 정권의 책임공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로 인해 노 전 대통령 증인채택 문제를 정쟁화하려던 한나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채택되면 나도 특위에 들어갈 용의가 있다"고 말하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던 홍 원내대표가 급기야 입장을 바꿨다. 홍 원내대표는 10월22일 오후 ‘kbs 열린토론’에서는 “몇몇 언론에서 노 전 대통령을 은폐의 당사자로 지목하고 있어서, 국정조사 특위에서 증인으로 검토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얘기를 일반론으로 말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또한  "노 전 대통령의 증언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선회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나 국민정서 등을 생각할 때 노 전 대통령의 증인 출석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국정조사에 나설 경우 해명할 기회만 제공, 한나라당이 국정조사 뇌관으로 심은 참여정부 책임론이나 청와대 외압 의혹 등은 흐지부지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나라당의 노 전 대통령의 증인채택으로 난항이 예상되던 증인채택 문제도 어떤 방향으로든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국정조사 출석 시사도 정치공세적 성격이 강해 여야의 증인채택 의결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것도 사실이다. 역으로 민주당이 채택한 증인에 대한 한나라당의 수용 여부도 노 전 대통령 못지않은 관건이기 때문이다.

한편 특위는 국정조사 개시 전까지 정부로부터 받기로 한 ‘직불금 불법 수령 의혹자 명단’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감사원이 작성한 17만명 명단과 정부가 부당 수령 여부를 재확인해 새로 작성하겠다는 명단을 놓고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야당은 여당의 주장대로 정부가 명부를 새로 작성할 경우 ‘여권 실세 고의누락’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직불금 불법 수령자에 대한 처벌 문제도 쟁점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반면 3명의 의원이 연루된 한나라당은 현실정치 논리상 탈당조치 등 처벌 수위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 향후 제도 개선 방안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독립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감사원의 거취 문제도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취재 / 설원민 기자  sinclair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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