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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부임 이후, 만화책, 영화 dvd 구입 부쩍 늘어 |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양승조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31일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에서 “대통령실에서 제출한 ‘구입도서 목록’을 분석한 결과, 청와대가 만화방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전문서적이 아닌 만화, 영화 dvd 등을 다수 구매했다”면서 시정을 요구했다.
청와대가 만화방으로 둔갑?
양승조 의원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식객>, <그대를 사랑합니다>, <미스터 초밥왕>, <신의 물방울> 등 54권의 만화책을 구입했다. 그 중에서도 양 의원이 문제삼는 부분은 청와대 구입 만화책 가운데 유독 일본 만화책이 많다는 사실이다.
실제 청와대의 도서구입 목록을 살펴보면 54권의 만화책 가운데 일본 만화책은 총 37권으로, 아기 타다시가 와인을 소재로 그린 <신의 물방울>, 다이스케 테라사와가 음식을 소재로 그린 <미스터 초밥왕>, 요코야마 미츠테루가 그린 공상과학만화 <바벨 2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청와대의 만화책 구입이 문제되는 또 한가지 이유는 만화책 구입 시기에 있다. 도서구입 목록을 보면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3월과 4월에는 국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고우영 작가의 <삼국지>나 허영만 작가의 <식객>을 구입했다. 하지만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5월부터 7월, 일본만화책이 집중적으로 구입돼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
또 양 의원에 따르면 청와대는 만화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영화 dvd를 구입했고, 소설책을 비롯해 이명박 대통령의 저서 다수를 구입하는데 국민의 혈세를 사용했다.
이 중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일독을 권유해 유명해진 배기찬 전 청와대 동북아비서관의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 등 정책개발에 참고가 될만한 책도 있었지만 소프트한 읽을거리와 흥미 위주의 자료가 대부분이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소설책 이외에 재테크·자기계발 서적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목록에는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이나 고독성의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 두 번째 이야기>,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시리즈, 이창원의 <연봉 2억! 이대로만 하면 된다>, 현영의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 등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이 대통령의 자서전인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 <신화는 없다> 등 총 8권도 함께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 의원 측근은 “청와대 도서관에 10~20% 정도의 만화책과 소설책이 비치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과거에는 국정에 도움 되는 내용의 서적을 구입해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이었다. 다양한 장르의 도서 구입이 직원들의 여가생활을 위한 것일 수 있겠지만 국민들의 혈세를 함부로 낭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만화보다 질리면 영화 관람도?
그런가 하면 청와대는 도서뿐만 아니라 한국영화 7편, 미국영화 26편 등 총 38편의 영화 dvd도 함께 구입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측은 “만화, 액션, 스릴러, sf 판타지 등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종류의 영화 dvd를 구입했다”면서 “청와대 근무자 중 누군가가 개인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실제 청와대가 구입한 영화 dvd는 ‘인디아나존스’, ‘점퍼’,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본 얼티메이텀’ 등 미국 영화가 대부분이었다.
양 의원측근에 따르면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청와대 측에서는 “기술직 직원들의 여가생활을 위해 구입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국정감사 현장에서 “직원들의 여가생활을 위해 구매한 것이지만 국내 작가보다는 일본 작가의 작품을, 국내영화 보다는 외국영화를 구매했다”면서 “도서목록 선정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정길 대통령 실장은 이 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앞으로는 자세히 들여다보고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가 새정부 출범 이후 10월20일까지 구매한 책과 dvd는 총 1003종에 이르며 1277만원이 여기에 사용됐다.
한편 양 의원은 “청와대 특정인이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도서목록을 구입한 흔적도 있다”고 말했다.
구입 도서 목록 중 <상법사례연습 상·하>가 있는데 이는 연습문제집 형태의 서적이기 때문에 누군가 총 37권의 사법고시 목록의 도서를 개인적 용도로 구매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 최근 국방부가 불온서적으로 규정한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노엄 촘스키의 <우리가 모르는 미국 그리고 세계>도 구입 도서 목록에 이름이 올라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지난 11월3일 국방부는 불온서적으로 금서로 지정하고 있는 도서를 청와대에서 구입했다면서 논평을 발표했다.
김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애초에 국방부가 케임브리지대학의 교수인 장하준 교수나 세계적 석학인 촘스키의 저작을 금서에 포함시킨 자체가 세계적 웃음거리”라면서 “국방부와 청와대의 기준이 따로따로라는 것을 보여준 이번 도서구입 목록 발표는 또 한번 쓴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신중한 검토를 거치지 않고 어설프게 진행된 일이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취재 / 이보배 기자 bobae383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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