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인구증가율이 낮아 큰일이다.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다보면,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해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게 미래학자들의 주장이다. 이런 위기의 순간에 가수 신해철을 북한의 김정일 밑에 보내고, 송영선 의원을 일본의 천황 밑으로 보내자는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지자들은 서로를 방출해야한다고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 안 해도 인구감소로 위기감이 감도는 마당에, 왜 건장하고 잘나가는 가수 신해철과 미모에다 영어도 잘 구사하는 송영선 의원을 국외로 방출해야 하는가? 미리 결론부터 말하련다. 두 사람은 국외로의 방출 대상이 아니고, 꼭 서울에 살아야할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북한의 핵무기 시위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장난치는 데서 비롯됐다는 이야기이다. 가수 신해철은 지난 4월 8일 자신의 홈페이지(
http://www.shinhaechul.com)에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 시각이 다른 글을 올렸다. 이 글이 사회문제화된 것이다.
신해철은 홈페이지에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 합당한 주권에 의거하여, 또한 적법한 국제 절차에 따라 로케트(굳이 icbm이라고 하진 않겠다)의 발사에 성공하였음을 민족의 일원으로서 경축한다. 핵의 보유는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항하는 약소국의 가장 효율적이며 거의 유일한 방법임을 인지 할 때, 우리 배달족이 4300년 만에 외세에 대항하는 자주적 태세를 갖추었음을 또한 기뻐하며, 대한민국의 핵 주권에 따른 핵보유와 장거리 미사일의 보유를 염원한다”라고, 북한 핵무기에 대한 사적견해를 표명했다.
이 글을 본 라이트코리아(대표 봉태홍)와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은 신해철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두 단체는 지난 4월 17일 오후 2시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리고 ‘북한의 로켓발사와 핵보유 경축’ 문건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가수 신해철을 국가보안법 제7조 1항(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는 행위)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 단체가 밝힌 고발이유는 “북한의 로켓발사 행위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바로 대한민국의 존립 그 자체와 국민의 안전을 심대하게 위협하는 행위”와 “피고발인이 우리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되는 북한의 로켓발사를 경축하는 것은 친북좌파세력의 여론 조작과 대국민 선동에 불을 지피는 행위” 등이다.
이 사건 이후 송영선 의원은 4월 20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신해철에게 “북한 로켓 발사 성공을 경축하는 사람이라면 김정일 정권 하에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이 인터뷰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진 공인이 이런 내용을 올린 데 대해 정부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방기하고 있다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 비난을 본 가수 신해철을 4월2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우끼는 아줌마…천황한테나 가라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송 의원에게 “천황 밑으로 가라”고 조언(?)했다. 신해철은 "듣자하니 송 머시기라는 국회의원이라는데 와아 우리나라 국회의원 대단하다. 남한 땅 부동산 다 자기 건가봐"라면서 "무슨 셋집 주인이 세입자한테 나가라고 난리치는 분위기"라고 비꼬았다.
이어 "근데 우짜노, 그 아줌마 자위대 앞에 가서 박수 치고 헤드뱅 할 때 왜놈들한테 고문당해서 대가 끊어진 우리 외증조부(오산 삼일 운동 주도로 독립투사 추증 되셨다)님, 일제시대 때 지주들 기득권 다 인정받던 시절 논밭 몽땅 팔아버리고 교육에 갖다 박으신 우리 증조부님 지하에서 통곡하셨다"고 가족사의 사실을 적시하고 "아줌마나 천황 밑으로 가지?"라고 쏘아 부쳤다. 신해철은 "난 북조선은 꼭 가보고 싶지만 '김정일 장군' 밑으로 갈 생각 없거든. 북조선의 국체를 인정 하는 것과 인민이 선출하지 않은 김씨 왕조를 인정하는 건 별개야"라고, 반말 비슷하게 대응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신해철-송영선류의 논쟁은 다양화-전문화시대로 가는 한국의 흐름을 말해주는 사건이다. 송영선 의원 말대로 신해철을 북한으로 보내고, 신해철 말대로 송영선을 일본으로 보내는 식으로 사건을 몰아가면, 한국은 텅빈 나라로 전락할 수 있다. 누구 좋게 하려고. 설전을 벌이다 모든 국민이 국외로 방출된다면, 김정일이 총 한방 안 쏘고 남한을 접수, 세 아들한테 남한 땅 상속해주는 날이 올지도 모르잖은가. 제발, 두 사람은 대한민국의 서울에 오래 오래, 만수무강하며 살 수 있어야 한다. 신해철과 송영선은 자신들이 한 말을 취소했으면 한다. 시끄럽긴 하나, 두 사람 다 떠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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