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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살해 8년 만에 자수한 50대 중형

부산지법 “징역 10년…검사와 피고인 모두 불복해 항소”

김진호 기자 | 기사입력 2009/06/27 [17:16]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택시비를 내지 않기 위해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택시 안에 남은 지문과 혈흔을 닦아 사건을 8년이나 미궁에 빠뜨려 오히려 유족이 범인으로 의심받게까지 하게 한 5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54)씨는 2000년 10월26일 오후 11시께 부산 북구 구포동에서 b(45)씨가 운전하는 택시에 승차해 경남 고성군까지 가는 조건으로 택시비 6만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고성에는 전처가 살고 있었는데 찾아간 당일 집에 없어 a씨는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에 a씨는 부산으로 돌아오면서 b씨에게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과 택시비 3만원을 주면서 다음날 나머지 택시비를 주겠다고 말한 후 잠이 들었다.
 
새벽 1시30분께 부산 북구 화명동 금정산 계곡 인근 도로에서 잠이 깬 a씨는 b씨가 화가 나 있는 것으로 생각해 택시비를 내지 않고 도망갈 것을 마음먹었다.
 
이에 a씨는 “대변을 보겠다”며 택시를 정차하도록 한 후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계곡 쪽으로 도망갔으나 미끄러워 넘어지는 바람에 뒤따라온 b씨에게 붙잡혔다.
 
순간 택시비를 주지 않기 위해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a씨는 마침 주머니에 있던 흉기로 b씨의 목 부위를 찌르고 머리를 3회 찔러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범행 장소가 인적이 없는 산에서 이루어져 a씨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택시 안에 남은 지문과 혈흔을 닦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로 인해 사건은 미궁에 빠져 오히려 피해자 유족들이 범인으로 의심받는 상황에까지 놓였으나, 결국 a씨의 경찰의 끈질긴 추적이 계속되자 압박과 죄책감을 느낀 a씨는 사건 발생 8년에 만에 자수했다.
 
결국 a씨는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부산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최철환 부장판사)는 최근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람의 생명은 세상의 어떤 가치와도 대체할 수 없는 존엄한 것으로 국가나 사회가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최상의 가치이므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인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부족한 택시비 때문에 피해자로부터 폭행을 당할 것을 염려한 나머지 도망하려다 붙잡혀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은 택시비 지급을 면탈하기 위해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보이고,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참작할 만한 동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고인은 범행 후 택시 안의 지문 및 혈흔을 닦아 범행을 은폐하려 했고, 그 결과 피해자의 유족들은 8년 동안 피해자를 살해한 범인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범인으로 의심받는 등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피해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유족들이 엄한 처벌을 할 것을 바라고 있다”며 “다만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자수한 점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번 판결에 불복해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반면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다.
김진호 기자  first9215@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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