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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분노한 왕이 사약을 세 사발이나 다시 내려 입을 벌리고 강제로 들이 붓자 장희빈은 몸에 있는 일곱 구멍에서 검은 피를 토하며 죽었다고 기록은 전한다.
조선시대에는 참수형이나 교수형보다 사약을 내리는 장면을 드라마에서는 많이 보게 된다. 이 때 내린 사약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학자들은 사약을 만드는데 여러 가지 약물이 사용된 것으로 밝히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사약은 비소가 주성분인 비상이나, 강한 독성 물질이 포함된 식물 또는 한약재나 동물의 알 등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한약재를 이용한 사약은 주로 부자를 이용하여 제조했다고 한다.
부자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바곳 또는 투구꽃의 덩이뿌리를 말한다. 천연상태에서 부자는 심장 근육에 강한 독성작용을 나타내어 심장 전도로 차단이나 심근손상을 야기시켜 부정맥을 일으키는 아코니틴이 주성분이다.
그러므로 천연 상태의 부자를 잘못 섭취하게 되면 처음에는 입이나 혀의 감각이 둔해지고 오심이나 구토 증상이 나타나다가 심해지면 맥박이 느려지고 사지경련과 부정맥이 나타나게 되어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독성이 매우 강한 약재이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부자의 독성을 줄이기 위하여 부자를 다양한 방법으로 처리를 한 후에 사용한다. 예로 부자의 독성은 끓는 물에 가열하게 되면 최고 10분의 1 정도로 감소하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독성 성분을 제거하고 안전한 약효 성분은 남아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수치의 방법을 활용하는데 우선 부자를 끓는 물에 담갔다가 말리기를 반복하거나 아니면 소금물에 담갔다가 말리거나 아예 종이로 싸서 불에 굽는 방법 등을 사용하였다.
부자는 한의학에서 성질이 매우 따뜻하고 극렬한 약으로 분류되어 있다. 약효도 심장을 튼튼하게 하여 양기를 회복시키고, 신장을 따뜻하게 하여 수액대사를 좋게 하며, 차가운 기운을 몰아내어 통증을 없애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몸 안에 너무 차가운 기운이 많아서 도무지 따뜻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경우에 부자를 사용한다. 또 땀을 너무 많이 흘려 몸 안의 양기가 다 빠져버려 몸이 차가워진 경우에도 사용하고, 구토나 설사를 심하게 해서 몸의 온기나 기력이 다 사라진 경우에도 사용한다. 온 몸이 차갑고 시리며 통증이 있는 경우에도 훌륭한 진통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몸에 따뜻한 양기를 회복시키는 작용을 하는 약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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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학적으로도 부자는 우선 강심작용이 있다. 부자를 복용하게 되면 심장 수축력이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한다. 혈관확장 작용이 있어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효능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세포에서 열에너지 생성을 촉진하여 체온을 상승시킨다. 급성 심허혈의 경우에도 부자를 투여하면 심장 보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통 및 소염작용도 강하다. 부자를 투여하면 코카인보다 8배 정도나 진통작용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염작용도 강하여 관절염의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탐식능을 증가시켜 면역능력도 높이는 효능도 가지고 있으며 만성 염증성 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를 증진시킨다고 한다. 여기에 항히스타민 작용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위액분비도 촉진하고 장관운동도 증가시키는 작용도 있다.
사실 부자를 임상에서 응용하는 예를 보면 과거 한의학적인 사고나 현대의학적 사고가 거의 일치함을 알게 된다. 오래된 한의학 서적에 따르면 감기로 인하여 땀이 많이 나고 열이 계속 내리지 않고 급기야 몸 안이 땅기는 증상이 있으면서 사지에 통증이 있거나 설사를 하면서 온 몸이 차가워지고 추위를 이기지 못하는 경우에 부자를 위주로 처방하여 사용한다 하였다.
이는 몸의 기력이 발한이나 설사로 완전히 고갈된 상태에서 전해질 대사의 부조화로 인하여 심장의 기능이 약화된 것을 부자로 회복시켜 혈액순환을 증가시키면서 사지의 저체온 증상이 회복하도록 하는 차원으로 이해된다.
또 다른 한의학 서적에는 관절 마디마디가 통증이 심하여 열감이 있고 땅겨서 제대로 굽히거나 펴기가 어려운 경우에 부자를 사용한다 하였다. 부자의 진통 및 소염작용을 활용한 좋은 활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감기를 며칠 앓고 난 후에 몸에 통증이 심하여 몸을 움직이기가 어려우면서 맥이 허약한 경우에도 부자가 효과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심장기능이 떨어져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어지럽고 몸이 붓는 증상에도 부자를 주재료로 하여 처방하도록 권하고 있다. 부자의 강심작용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활용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부자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한의학적인 처방의 활용이 현대 의학적으로도 조명되어 질병 치료의 길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송봉근 교수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동 대학원 卒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