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청소년들이 즐겨 보았던 로봇 영화가 최근 우리나라는 물론 헐리우드까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전편에서 유연한 액션으로 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았던 '트랜스포머' 군단이 올 여름 더욱 화려한 변신으로 무장해 웅장한 스펙터클을 자아낸다.
로봇보다 못한 인간들이 즐비한 세상에서 로봇의 등장은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을 통해 황폐해진 물질 만능의 현대인들에게 주는 경고처럼 다가왔다. 더욱이 그들은 전편에 이어 인간보다 더 감성적이고 유머러스한 로봇으로 업그레이드 되어 한 편의 무협 영화를 보듯 질주와 추격 그리고 대결 에피소드를 통해 화려한 시각의 향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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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대학생이 된 샘(샤이어 라보프 분)은 속편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이하 트랜스포머2)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이번 영화의 주제인 '용기와 희생'이라는 코드에 잘 부합한다. 그의 여자친구 미카엘라(메간 폭스 분) 역시 섹시심볼에만 머물렀던 전편으로부터 카센터를 배경으로 터프하면서도 화끈한 캐릭터로 변모해 극중 위기 때마다 오토봇 진영의 수호천사로 손색이 없다.
과거 김청기 감독이 제작한 영화 <로보트태권v>가 권선징악으로 대표되는 동양적인 정의를 나타냈다면 이번 영화 <트랜스포머2>는 동양권 영화팬들이 선호하는 내러티브에 헐리우드의 간판 '히어로' 영화들의 캐릭터를 그대로 담아냈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점이 수준이 높아진 우리나라 영화팬들에게는 이후의 스토리 전개를 예상할 수 있어 다소 식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드라마, 영화 등에서 동일하게 보이는 영상 컨텐츠의 상업성을 십분 발휘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올해로 세 번째 속편을 만들면서 사이보그를 포함 로봇 소재 영화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영화 <터미네이터2>의 t800이 엔딩신에서 희생이 담긴 최후를 맞이하면서도 'i'll be back'이라는 깊은 여운을 남겼던 것이 기억난다.
이 영화에서 극중 감독의 페르소나격인 '옵티머스 프라임'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에서도 로봇 역시 앞으로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없지만 대학 입학 후 자유롭게 살기를 희망했던 샘에게 용기와 희생이라는 휴머니즘을 건네면서 감동을 자아낸다.
'너는 패배하고 나는 승리한다' (i rise, you f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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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옵티머스 프라임의 말은 영화 속에서 오토봇 군단의 전설이었던 젯파이어에게 그리고 극중 주인공인 샘에게 전이되어 두 시간 내내 차지하려고 했던 힘의 원천 '매트릭스'를 메가트론이 거머쥐었는데도 관객들에게 엔딩에서의 깜짝 놀랄 반전을 기다리게 한다. 한편으로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대변되는 성서적인 이야기를 빌어온 듯하다.
지난해 9월, 미국발 구제금융으로 전 세계에 불어닥친 후 정체모를 원인으로 내성을 키우며 변이되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신종 전염병으로 신음하고 있는 현대인들은 지금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불안 속에 살아가고 있다. 세계적인 흥행 승부사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쟁, sf 액션영화의 대가 마이클 베이와 전편에 이어 다시 손을 잡았다.
영화를 보면서 '왜?'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마치 <미이라> 시리즈를 떠올리는 이번 영화 속 디셉티콘 군단이 부활을 노리는 피라미드 왕국 이집트와 그들이 역습을 위해 숨어있던 중국신은 더욱 더 업그레이드 된 sf액션임을 확인하는 동시에 감독이 오일달러로 대변되는 중동 지역과 세계경제 주도권(헤게모니)을 호시탐탐 노리는 중국을 상기하라는 감독의 경고처럼 들린다.
특히, 전편이 sf 장르를 중심으로한 로봇 액션이었다면 이번 영화는 영화 <스타워즈><인디펜덴스데이>를 연상시키는 (외계) 로봇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리얼리티가 살아 숨쉬는 전쟁 액션을 선보이고 있다. 명확한 선과 악의 경계 속에서 관객들은 스스로 희생을 자처하는 로봇들을 통해 대리 만족감을 얻고 패배감으로 가득한 사회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가져갈 것이다.
로봇조차도 자신의 운명을 어쩌지 못하듯 인간 역시도 극중 대통령 보좌관처럼 스스로의 삶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미군 레녹스 소령처럼 비록 희생이 따르지만 항명하면서 인간적인 로봇을 통해 전이된 특이한 용기 바이러스를 경험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덜 불안해지고 좀 더 희망찬 미래를 열어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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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운명은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다'
어쩌면 인간이 가장 먼저 체득해야 할 진리가 아닐까 모르겠다. 이 말 속에는 두가지 중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먼저,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인간이 신의 경지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겸손한 자세로 희생을 준비하라는 것이 그 하나다. 이에 따라 조연들의 희생은 예고되어 있기도 하다.
또 다른 하나는 성서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우리 속담이나 최근 방영중인 드라마 <선덕여왕>에 자주 사용되는 운명론으로, 우리가 자의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운명이기에 신(절대자) 등에 맡기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게 되면 우리 앞에 예상못한 운명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여하튼 영화 <트랜스포머2>에서 막강한 파워를 지니진 않았지만 스스로를 희생해 자기 편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쌍동이 개그로봇 스키즈와 머드플랩(특히 국산차라고 해서)이나 극중 샘의 조력자로서 이집트 피라미드 상공에 미군의 폭격을 유도한 전직 정보요원 시몬스(존 터투로 분)와 메간폭스의 섹시함에 빠져 편을 바꿔버린 디셉티콘 군단의 로봇 윌리 등으로 인해 스펙터클과 함께 여름방학을 앞둔 청소년들은 마음껏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작품성 ★★★☆ 상업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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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기 기자 블로그 - 디지털 키드 푸치의 이미지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