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외교관 생활 20년. 작가 박용민의 삶은 그렇게만 묶어버리기엔 너무 폭넓다.
‘별난 외교관’이란 출판사의 호칭을 짐짓 부담스러워 하지만 ― “외교관으로서 나는 별나달 게 하나 없다” ― 웅숭깊은 기록 취미, 그림 그리기, 영화, 음악(듣기, 작곡, 공연), 책 등을 향한 그의 문화 취향은 자꾸 그를 유별나 보이게 한다.
'별난 외교관의 여행법(박용민 지음 / 바람구두 / 2009. 07. 17 발행 / 288p)'은 분명 가족과 함께 떠난 휴가여행의 기록이지만 보이지 않는 동행이 제법 많다. 존 스타인벡이나 복거일은 제법 비중 있는 조연으로 등장하고, 한 시대를 풍미한 입론을 펼친 후쿠야마, 기 소르망, 하이예크, 갈브레이드, 프리드먼, 헌팅턴 등도 출연해 그의 여행 사색에 깊이를 더해준다.
영화책의 저자이기도 한만큼 거론하는 영화들을 훑어보는 일도 흥미롭다.
'westside story', 'you've got mail', 'taxi driver, 'sex and the city' 등의 작품에서 짚어낸 뉴욕의 변화, '다이 하드', 'collateral damage'뿐만 아니라 '바람난 가족'에서도 읽혀지는 증오라는 이름의 위험스러운 연료, 1966년부터 시작된 스타 트렉 시리즈에서 읽어낸 “서로 다른 문명 간의 상호작용”, 'my own private idaho', 'twin falls idaho', 'lonesome dove' 등도 미국을 읽는 키워드로 사용된다.
g8 정상회의 석상에서 이탈리아 수상에게 느닷없이 “스파게티! 마카로니! 소피아 로렌!”을 외쳤다는 일본 ‘괴짜’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 인도네시아의 진흙화산, 칼리만탄(보르네오) 섬에서 땀 흘리는 한국인들을 만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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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남기는 발자국, 누구에게보다 기록자 자신에게 유익한 양식이 되는 여행기 쓰기, 다재다능 별난 외교관과 함께 떠나는 여행은 책속으로 떠나는 여행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한편, 저자 박용민은 1991년부터 외교통상부에 근무, 현재 북핵외교기획단에서 북핵협상과장으로 재직중이며, 주유엔 대표부, 주오만 대사관, 주미국 대사관, 주인도네시아 대사관 등에서 외교관의 경험을 쌓아왔다.
박주연 기자 100377@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