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에 귀천은 없다고 합니다. 돈을 버는 모든 직업은 다 소중하기에 ‘천한 직업’, ‘귀한 직업’이 없다는 이야기겠죠. 하지만 ‘유별난 직업’, ‘특이한 직업’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만화책 읽어주는 직업’입니다.
뭐, 그렇게 쉬운 만화를 꼭 남이 읽어줘야 하나?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그 만화를 마치 한편의 살아있는 애니메이션처럼 선명하게 읽어준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만화책에서 총을 쏘는 소리가 ‘피융’하고 난다고 칩니다. 그냥 혼자서 머리속으로 읽으면 ‘실감’이라는 것이 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혼자 입으로 ‘피융!’하고 소리치면 실감도 나고 만화 책 읽는 맛은 더 나겠지만 주변 사람들에게서 이상한 사람이라고 눈총 받기 딱 알맞습니다.
제가 그를 만난 건 시모키타자와역 남쪽 출구 계단의 바로 옆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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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만화책 읽어주기는 정말 기가 막힙니다. 피융, 푸슝, 컥, 으악~, 요씨~! 등 정말로 각 캐릭터별로 실감나게 읽어줍니다. 내용이 뭔지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그냥 옆에서 듣는 것만으로 킥킥 거리며 웃을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떻습니까. 어린이, 악당, 할아버지… 정말이지 ‘천의 목소리’라고 할만하지 않습니까?
일본인들은 그를 일러 ‘만화변사’라고 합니다. 1974년생, 그러니까 지금 36살 정도 된거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약 1년 정도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기도 했답니다. 그 후 포크 가수와 성우, 배우를 꿈꾸며 다양한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목소리를 훈련시키기 위해서 혼자 실감 나게 만화책을 읽는 연습을 하다가 주변의 평판이 좋아 아예 직업으로 시작했다는군요.
특별한 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이곳 시모키타자와에 나와 일을 한다고 합니다.
그럼, 비용은 얼마나 주어야 할까요? 딱 정해진 가격이 없다고 하네요. 100엔에서 500엔정도를 내면 된다고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만화책을 고른 후 그에게 주면서 ‘오네가이시마스’하면 만화책을 읽어줄 것입니다.
사실은 만화책의 내용보다는 그의 기막힌 표정과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아마도 최고의 직업은 ‘스스로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런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겠죠. 하지만 직업이 없으면 ‘직업을 만든다’라는 생각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런 점에서 리키마루씨의 용기와 개척 정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참, 그는 한국어를 배우기도 했답니다. 살짝 다가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보는 건 어떨까요 ^^)
그럼 그의 동영상을 직접 한번 감상해보시죠.
http://tvpot.daum.net/clip/clipviewbyvid.do?vid=bqwnktc7t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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