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타타타타
투앙- 쿵 -
지금 가까운 어느 곳인가에서 시가지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아니, 이 소리는 바로 호텔에 전투병들이 들이닥치며 내리갈기는 총소리일 것이다. 커튼을 친 창가로 번개가 번쩍거리고, 총알을 쏟아 붓는 기관총 소리와 크고 작은 포탄 소리가 멀리서 가까이서 귀청을 넘나들고 있다. 비몽사몽 간에 보이는 듯 들려와 잠을 설치게 하는 이 총소리는 꿈이 아니다.
커튼을 젖히자 밤하늘 가득 피어오르는 불의 파편들이 와락 창 가득히 달려든다. 총소리가 잠시 멎는 사이에 해안선을 따라 끝없이 깔린 고층건물의 불빛들이 거대 해안도시의 야경을 점화시켰고, 또 다시 군데군데에서 요란한 폭죽 소리가 먹먹한 밤하늘을 퀑퀑 울린다. 폭죽으로 점령된 하늘은 차츰 불바다가 된다.
cnn을 통해 보았던, 바그다드를 초토화하던 미군의 포격이 오버랩 된다. 하지만, 도시의 모습은 전혀 일그러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포연은 더 많은 불꽃을 피우고, 빌딩들은 불꽃 섬을 이뤄 바다에 투영된다. 하지만 폭음의 환호성을 지켜내는 해변의 물결은 그들만의 만만디를 드러내듯이 속 깊은 강물처럼 잔잔하기만 하다.
춘절을 맞아 철시된 시내에 인적은 보이지 않고, 폭죽으로 밤을 밝히는 도시의 야경이 전쟁과 평화의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듯하다. 정말 전쟁이 일어나 폭죽이 포탄이 되고 도시가 불바다가 된다면, 그땐 사람들이 이리 뭉치고 저리 뭉치어 돈 비린내, 피 비린내를 풍기면서 이름다운 야경을 아비규환으로 만들 것이다.
뒤늦게 개발이 진행 중인 중국 산동성의 연대와 청도는 젊은 도시다. 잘 정돈된 시가지와 독특한 고층 건축물들이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그려 낸다. 서해를 가운데 두고 우리나라와 마주하는 이곳은 중국의 동해이다.
해변의 야경은 바다에 투영된 불빛으로 끝없이 뻗은 불빛 레일을 연상시킨다. 해변호텔이나 레스토랑, 시가지에서 만나는 중국인들의 표정도 밝다. 갑자기 불어난 부(富)와 다가오는 올림픽이 그들의 얼굴에서 어둠을 몰아낸 것일 게다.
그러나 어설픈 자본주의 도입으로 부는 소수에게만 쏠려 있고 국민소득은 많이 낮아 대다수의 민초들은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그래도 만만디 해변은 밤마다 호화롭게 피어났고, 서민들의 애환이 잠겨 든 해변의 물결은 잔잔하기만 하다.
중국인들은 춘절이면 으레 폭죽 터트리는 소리로 악귀를 쫓는다고 한다. 도로에는 붉은 폭죽의 잔해가 낙엽처럼 쌓인다. 그것은 가진 자의 잔치 뒤에 남은 검붉은 유기물처럼 보인다. 총격전을 방불케 했던 수많은 총성과 포탄 터지는 소리를 환호로 즐기는 소수 부유층. 소수라 해도 오천만이 넘는 그들의 환호성은 중국의 명분이 되어가고 있다.
그 폭죽 소리는 너무나 큰 땅덩어리, 넘치는 인력과 잠재된 자원을 가진 거대국가가 잠에서 깨어나는 소리이다. 사람이 무기가 되어 세계를 몰아붙이는 소리이기도 하다. 문득, 현지에 거주하는 교포의 말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워진다.
“경찰국가라는 명분마저 기대할 수 없는 나라, 중국이 현재의 미국 같은 세계 일등 국가가 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중국인들에게는 오직 자신들만 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