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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식 남성권력이 만든 에로티시즘 <시선과 이빨들1>

추리적 구성과 에로틱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개념적 미술을 차용한 실험적 구성 돋보여

이지영 기자 | 기사입력 2009/11/12 [15:45]
추리적 구성과 에로틱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작가 특유의 실험적 형식의 구성이 돋보이는 신간 <시선과 이빨들1>(정욱헌 저, 호루스출판사).
 
저자인 정욱헌 작가는 문단계에서 생소한 작가임에도 자신의 프로필에 대해 단 한 줄로만 언급한다.

프로필. 그것은 현실세계의 끝이자, 소설세계의 시작이다.

이는 정욱헌 작가의 프로필이자 그의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첫 문장이다. 정욱헌 작가는 자신의 삶과 소설 세계를 구분짓지 않고 소설속으로 뛰어들어 현실과 상상을 오고가는 아찔한 줄타기를 전개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역시 '정욱헌'으로, 그가 13세였을 때부터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기묘한 경험들과 에로티시즘이 뒤섞여 있다. 사이비 종교와 성폭력, 근친상간, 사디즘과 낙태 등 소설을 관통하는 비윤리적이고 비기독교적인 이야기를 다룸에도 그 속에 연민이 있으며 부정과 모순 속에 뒤틀린 진실이 있음이 담담하게 서술돼 있다.

<시선과 이빨들> 3부작 중 이번에 출간된 1부는 특히 개념미술을 차용한 실험적 시도가 주목할만하다. 

이는 기존 국내 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특이한 방식으로 문장 부호만을 사용해 페이지를 가득 채우거나 띄어쓰기를 불규칙적으로 해 글 중간에 '뻥' 뚫린 듯한 여백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실험적 형식과 기법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테마는 '시간'이다. 작가이면서 동시에 등장인물인 '정욱헌'은 유사 이래 남성 권력이 생산하고 독점 소유한 '시간'과 '죽음'이라는 개념을 그들 자신의 욕망에 불과한 것으로 규정한다.

약간은 난해할 수 있는 주제임에도 작가만의 날카로운 유머와 냉소적 우화가 담긴 소설 속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등장인물들의 수다와 세상을 보는 그들의 시선이 꽤나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정욱헌 저.

호루스 출판사. 208쪽

정가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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