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인터넷 술자리’ 직접 참가해보니
술의 즐거움은 곧 ‘술자리의 즐거움’과도 일맥상통한다. 시끌벅적, 친한 사람들끼리 잔을 부딪히며 흥겨운 기분을 느끼는 것이야 말로 술 먹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는 ‘인터넷 술자리’라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채팅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자신들의 외로움을 달래기도 하지만, 이렇게 인터넷에서 술자리가 개최되고 함께 술을 먹는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처음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이 술자리는 어떻게 진행되는 것일까? 그리고 그곳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을까. 인니뽄 매거진 취재진이 직접 일본의 인터넷 술자리에 참석해봤다.
혼자 술 먹는 즐거움, 하지만 외로움은 어쩔 수 없다?
일본에서 인터넷 술자리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당시 전 ‘세계적인 경제난’이라는 공포가 시작되자 일본인들은 값비싼 술집에서 술을 먹기 보다는 그냥 집에서 술을 먹는 것을 더욱 선호하게 되었다. 그러나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적인 외로움을 어쩔 수 없는 일. 외로움을 느끼던 일본인들은 그 타개책으로 인터넷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람들이 많아지자 일본의 음료회사인 산토리가 본격적으로 ‘멍석’을 깔아주었다. 금년 가을부터 호로요이 닷컴(ほろよい.com)이라는 서비스를 통해서 제대로 된 ‘인터넷 술자리’ 서비스를 하기 시작했던 것. 간단한 회원등록만 하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채팅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인니뽄 매거진 취재진 역시 회원등록을 하고 입장을 해보았다. 인터넷 술자리에는 ‘테마방’이 있다. 취미, 여행 등 각자의 관심사에 맞는 테마방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한국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여행 이야기’ 방으로 들어가 봤다. 혹시나 한국 여행에 대한 그들만의 ‘본심’을 이야기하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방에 입장하면 위 사진처럼 현재 참석자들이 표시되어 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 정도까지였다. 역시나 40대 이상의 중년들은 인터넷 술자리에 대한 호기심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남녀의 비율 면에서 남성들이 다소 많았지만 여성들도 있었다.
참석자 절반 이상이 한국에 다녀와
술을 먹는 종류는 모두 제각각이었다. 여성들은 대부분 맥주 등의 소프트한 술을 즐겨 했고 남성들은 맥주와 함께 일본 전통주인 사케를 마시기도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부분 혼자사는 사람들이었고, 나중에는 부부가 함께 들어왔지만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었는지 금세 밖으로 나가버리기도 했다.
이야기의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다. 아마 모두들 술과 안주를 먹으면서 채팅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됐다. 인니뽄 매거진 취재진은 한국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던져보았다. 놀라운 것은 참석자의 반 이상이 이미 한국을 다녀왔다는 것이다. 최근의 한국 여행 붐이 얼마나 대중적이었는지 체험할 수 있었다.
한 여성은 “한국 남자랑 한번 사귀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이 나오자 어떤 남성은 “나는 한국 여자랑 사귀어 보고 싶은데”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역시나 해당 국가에 대한 관심은 이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라는 발전해도 개인은 고독하다는 아이러니

인터넷 술자리의 장단점을 요약해봤다.
장점
1. 혼자서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외롭지 않아서 꽤 괜찮은 것 같았다.
2. 복장을 시작해 술 마시는 자세에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3. 경제적으로 저렴하게 술을 마실 수 있었다.
4. 자신이 원하는 테마에서 그 테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점을 느꼈다.
5. 억지로 마시는 술이 아니라,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는 술자리였다.
단점
1. 약간 술기운이 올라오면 타자 치는 것이 귀찮게 느껴질 수 있다.
2.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다가도 상대가 갑자기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3. 들어 왔다 나가는 사람이 빈번할 경우는 무척 짜증났다. 했던 이야기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좀처럼 깊이가 있는 내용의 대화는 할 수 없었다.
사실 인터넷 술자리는 일본인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사실 한국인들 같으면 이렇게 술을 먹다가도 ‘형님’, ‘동생’이 오가면서 ‘야, 지금 어디서 보자’거나 혹은 술자리에서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다음의 약속을 기약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인들에게는 그런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또한 이러한 인터넷 술자리는 경제대국 일본에서 개인들이 점차 소외되는 경향이 강함을 반증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나라가 발전할수록 그 나라에 사는 개인들도 풍요로운 삶을 영위해야 하겠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