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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녹색성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

박정대 기자 | 기사입력 2010/01/11 [11:42]
2010년 세계경제에는 갖가지 불안 요인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주요국이 상대적 저금리 정책을 상당기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g20 등의 국제공조 체제를 통해 금융부실이 국제적으로 파급되는 것은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경우도 위기 탈출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이 새해 들어 낸 보고서인 ‘2010년 글로벌 경제 기상도’ 가운데 이광우 선임연구원의 ‘저탄소 녹색성장 본격 시동’과 홍석빈 책임연구원의 ‘g20, 새로운 글로벌 협의체제로 정착’을 요약, 소개한다.

저탄소 녹색성장 본격 시동

▲이광우 선임연구원=제 15차 기후변화회의는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표와 포스트 교토 체제의 구축을 위한 논의의 틀만을 마련한 채 폐막됐다. 탄소 감축 목표 할당, 개도국에 대한 지원 등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구속력 있는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기후변화 방지라는 원칙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비용 부담 측면에서는 자국 경제를 우선적으로 중시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자리였다. 이에 따라 법적 구속력을 가질 포스트 교토 의정서의 체결은 2010년 연말에 멕시코에서 개최되는 제16차 총회로 미뤄졌다.

비록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의견 차이로 포스트 교토 체제의 도입이 난항을 겪고는 있지만, 기후 변화 방지를 위한 각국의 노력을 살펴보면 개별 국가 차원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후친화 산업을 성장 동력화하여 경제 성장 패턴을 환경 친화적으로 전환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말한다. 기존 산업에서 제조 방법의 녹색화, 재생에너지 등의 신산업의 발전과 함께 가정이나 사무실의 녹색화도 진전되면서 점차 친환경적 성장이 가능해진다. 미국·eu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인도 등 개도국에서도 탄소 배출량 절감, 에너지 사용 효율화, 신재생 에너지의 사용 확대 등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이 추진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원유 공급 부족에도 대비해 에너지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0년을 기점으로 비opec에서 원유 생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는 피크오일(peak oil)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세계 원유 생산은 정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류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한한 자원인 석유의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국가별 저탄소 녹색성장은 2010년부터 환경, 에너지 관련 구체적인 규제의 도입 및 시행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2010년 4월까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전기요금 고정가격 매입 제도(feed-in-tariff), 탄소세 도입 등이 포함된 ‘기후행동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미국은 co2 등 6가지 온실가스를 오염물질로 규정하고 2010년 1월부터는 실사를 통해 오염물질 다량 배출시설에 대한 제재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은 자원낭비나 오염물질 배출의 책임을 생산자에게 묻는 ‘순환경제 촉진법’을 2009년에 시행한 이후, 에너지 소모가 낮고 탄소 배출량이 적은 신재생 에너지 등 신흥 산업을 적극 발전시킨다는 ‘에너지 절약 및 환경보호산업 신정책’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중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한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온실가스 및 에너지 목표관리제, 가스 요금의 연료비 연동제, 탄소 배출권 거래제 시범사업 등이 도입될 예정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본격 시동으로 세계 각국들은 위험과 기회에 동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녹색 전환에 따른 전환 비용 부담 발생, 환경무역 장벽의 확대로 인한 세계 무역 위축 등을 초래함으로써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반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의 녹색 산업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저탄소 녹색성장 초기에는 에너지 사용의 효율화, 탄소 배출량 절감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에너지 가격의 인상, 탄소세 도입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에너지 집약 산업에서는 생산 비용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가, 휘발유·전기·가스 등에서는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특히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비중이 높은 개도국의 경우 생산 비용 상승의 부담이 선진국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저탄소 녹색성장으로의 전환이 경제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선진국에서 환경무역장벽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 세계 무역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미국, eu 등 일부 선진국에서 탄소 관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제품에 대한 환경 기준을 높여 수입을 제한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무역장벽이 현실화된다면 세계 무역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개도국 내에서 산업 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환경무역장벽에 제한을 받지 않는 개도국으로 제조업 투자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재생 에너지 산업, 스마트 그리드 산업 등 녹색 산업은 정책 지원을 발판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유럽 신재생 에너지 협회(european renewable energy council, 이하 erec)는 500억 달러 규모인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규모가 2020년대에는 연평균 1400억 달러 정도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에서도 잠재력이 큰 녹색 산업을 선점하기위해 녹색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녹색 기술이 한 단계 발전하면 녹색시장은 비약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20, 새 글로벌 협의체제 정착

▲홍석빈 책임연구원=이번 위기의 대응 과정에서 부상한 g20이 그 동안 국제 정치경제질서를 주도해 온 g7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발전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도 주목할 이슈다. 2010년 g20은 세계경제를 포함한 글로벌 현안들을 포괄적으로 다루면서 g7을 대체할 새로운 글로벌 협의체(글로벌 거버넌스)로 정착될 것인가, 아니면 경제위기 해소에 따라 수명을 다하는 한시적 체제에 머물 것인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정치경제질서는 g7이 주도해 왔다. 80년대 말 라틴아메리카와 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때만 하더라도 미국정부가 지급보증을 섰던 브래디채권(brady bonds) 발행, 국제통화기금(imf) 유동성 지원 등 전통적인 g7식 위기대응 방식이 기능했다. 하지만 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판도가 중국과 미국이 대표하는 경상수지 흑자국과 적자국 그룹으로 나뉘는 소위 글로벌 불균형 상태가 심화되면서 국제 정치경제의 세력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급기야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진권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g7중심의 세계경제 운영방식에 균열이 생겼다.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클럽인 g7만으로는 이번 위기 대처에 한계가 있음이 드러남에 따라 개도국을 포함한 g20이 새로운 세계경제 협의체로 등장했다. g7의 중국을 포함한 지역별 신흥개도국들까지 포함해 구성된 g20은 세계 경제질서 역학관계의 변화를 관리하며 질서를 재편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되었다.

g20은 적어도 ‘경제’ 영역에서만큼은 각국의 정책공조하에 관련 의제들을 소화해냄으로써 초기 정착에 성공한 모습이다. 내년부터 g20을 연례화 하기로 한 것이나 지난 9월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통해 “g20이 세계 경제의 새로운 포럼으로서 g7을 영구적으로 대체할 것”이라며 무게를 실어준 점 등이 이를 방증한다.

g7이 이번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내외의 비판을 받고 경제력에 있어서도 전세계 gdp(구매력기준) 비중이 2000년 62.5%에서 57.3%로 떨어지는 등 영향력이 감소해 왔던 반면, g20내 나머지 국가들의 비중은 같은 기간 동안 16.7%에서 26.1%로 증가했다. 특히 g20에 경상수지 흑자국과 적자국 대부분이 포함돼 있어 세계경제의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과 전 세계 gdp의 84%와 인구의 66%를 점하고 있는 것도 지속성과 대표성을 높이는 요인들이다.

하지만 g7을 명실상부하게 대체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 동안 g7이 주도해 왔던 세계 정치경제질서의 세 가지 의제영역인 국제안보와 외교, 경제, 국제사회에 대한 책무 영역 중 경제 및 일부 국제사회 책무에 한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핵과 테러리즘, 지역분쟁, 인권 등 현재 g7이 주도하고 있는 여타 의제들까지 포괄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려하면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있다.

향후 g20 앞에는 선-후진국 간 지속가능한 균형성장 협력(글로벌 재균형화)체계 수립, 금융규제 및 기구개혁, 출구전략 공조, 기후변화 대응, 도하개발아젠다(dda) 교착상태 해소 등 난제가 많다.

우선 세계경제 회복과정에서 중국은 내수중심, 미국은 수출 강화라는 역할교대를 통해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는 정책공조가 g20의 틀 내에서 실현 가능할 것인가의 문제다. 이는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이미 지난해부터 미·중간 전략경제대화(sed)를 통해 입장 차이를 조율 중이지만 위안화 절상이슈 등 험난한 앞길이 남아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dda도 난제들이다. 제 15차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15)는 선후진국간 탄소감축 규모, 검증과 제재, 후진국에 대한 지원규모 합의 등에 실패함으로써 구속력 있는 결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2010년을 dda 타결의해로 삼겠다는 g20의 정치적 선언도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dda가 내년 중 타결되기 위해서는 일정상 내년 1분기 말까지는 자유화 세부원칙(modalities)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하지만 지난해 11월 말 제네바 wto각료회의는 dda 잔여쟁점 처리를 공식의제로 다루지도 못했다. 타결에 실패할 경우 g20의 글로벌 의제관리 역량과 신뢰에 상당한 손상을 입을까 우려된다.

이같이 g20의 앞길에 여러 난제들이 있긴 하나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세계경제회복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만큼 국제사회의 각종 현안에 대해 양 진영 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안보 분야 이슈를 제외하면 현재로서는 세계경제 위기를 다룰 가장 유력한 협의체이기 때문이다.

g20을 구성하는 선진국과 개도국 그룹의 대표격인 미국과 중국이 g2로서 글로벌 의제들에 대해 합의하고 그 결과를 g20을 통해 국제사회에 적용하려 하고 있는 점도 g20 위상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g20내 나머지 선진공업국들과 자원이 풍부한 개도국 그룹 간에도 세계경기의 재균형화와 회복이 각국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큼에 따라 의제별 정책공조와 협력에의 유인이 크다.

2010년 g20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만큼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는 교역 비중이 높고 기후변화 대응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g20이 다루는 의제들과 관련성이 높다. 중요한 글로벌 이슈 해결과 의제를 주도함으로써 g20체제의 지속에 기여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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