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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과 민주개혁세력, 통합하고 연대해야 지방선거 승리”
-정 전 수석은 대중 정치인으로서 이미지보다는 여전히 시민운동가의 캐릭터가 강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광주시장 출마 선언 이후 이른바 ‘정치판’에 발을 담근 셈인데요, 변신 과정이 힘들지 않습니까?
▲통속적인 의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현실 정치’는 면종복배의 이중성, 줄서기와 거짓말, 돈과 권력에의 집착 등을 의미하는데, 그런 현실정치에 ‘적응’해 버리면 되겠습니까? ‘현실 정치인’들을 ‘정치꾼’으로 비하하잖습니까? 그런 ‘정치꾼’의 하나가 되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초심을 잃지 않고자 스스로 경계하려 합니다. 그런 점에서 시민운동가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 노무현 대통령의 결단으로 참여정부 초대 인사수석으로 발탁되었을 때 정 전 수석을 아는 수많은 사람들이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지난 해 12월 21일 광주시장 출마 선언 이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인사수석으로 발탁된 과정이나 그 경험에 대해서는 ≪정찬용의 도전≫이라는 책을 통해 자세히 기록해 놓았습니다. 우리 광주에서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였지요. 이명박 정권과 근본적으로 다른 참여정부의 인사정책, 인사수석실의 경험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국회의원에 출마하라는 제안을 받고 거부한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 야욕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광주시장에 출마하겠다고 결심한 것을 보면 개인적 판단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하실 겁니다. 많은 분들이 결정 과정에 동참하셨고, 힘을 보태셨습니다. 사실 오히려 더 많은 분들과 미리 상의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 정 전 수석의 스타일을 보면 상당히 파격적인 면이 엿보이고 호방하면서도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게 세간의 평인데요, 이런 행보로 손해를 보거나 이익을 본 사례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인물 중의 한 분이 안중근 의사인데, 그분의 성격이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대쪽 같은 성품이면서도 호방하셨다고 합니다. 제가 그분의 그런 성품에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제 성격의 일단이 그런 면에 닿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유신시절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투옥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줄곧 시민운동을 하면서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거나 시민들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 왔습니다. 개인적인 이익이나 영달을 위해 편한 길을 걸어오지는 않았고, 정의로운 삶을 살아왔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그렇게 일관되게 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보람 있고 영광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성격이 그렇다보니 불의에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싸우면서도, 정작 제 자신의 이익이나 손해에는 다소 둔감하게 살아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 정 전 수석은 “광주는 지금 경제의 위기, 정치적 리더십의 위기, 미래 비전의 위기 등 3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지, 그에 대한 처방은 갖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사실 제가 경제의 위기라고 표현했지만, 광주는 경제의 위기라기보다 경제가 좋았던 적이 없지요. 상장사 시가 총액만 하더라도 호남권이 전체의 0.4%밖에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통계를 내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수준입니다. 월급이 250만원을 넘는 생활자가 광주의 경우 11만 명인데, 그 정도가 광주를 버티는 힘이 되고 있는 현실 아니겠습니까?
더욱이 지역 경제의 기초가 약하니까 외부 충격에 극히 취약하게 노출됩니다. 이번에 우리 지역 대표기업인 금호가 위기에 몰리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중소자영업과 재래시장 지원,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는데, 사실 좀 더 본질적으로 광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광주시의 예산과 관련해서 꼭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소모성 행사 위주의 방만한 운영이나 지하철 부채, 순환도로 적자 확대 등으로 인해 광주의 지방채가 약 8,000억 원 수준에 달합니다. 이는 우리와 규모가 비슷한 대전의 약 5,000억 원, 울산의 약 5,700억 원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완전히 뜯어고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경제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광주가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한국정치 전반에 걸쳐서도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을 잃었고, 이명박 정권에 마냥 끌려 다니는 야당을 보면 답답하기 이를 데 없지요. 그런데다 도청별관 문제에서 보듯 지역 현안을 조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민주적인 소통이나 정치적 리더십이 지역 내에 사실상 부재합니다. 여론조사에서도 잘 나타나지만,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시민의 요구가 높은 상황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광주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에 새로운 비전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광주에 사니까 행복하다고 느끼게 만들어야 합니다. ‘시민이 행복한 도시’가 정말 추구해야 할 목표 아니겠습니까?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광주를 혁신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민들이 먹고 자고 교육받고 치료받는 데서 행복해질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 권리를 시가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지역경제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해내야 합니다.
특히 첨단지식산업의 육성과 왕성한 연구개발로 미래 성장 동력을 동시에 갖춰나가야 합니다. 2030년이면 광주가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데, 지금부터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광주는 점차 살기 힘든 도시가 될 겁니다.
더불어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의 문화 거점 도시가 될 광주는 창의적 활동을 통해 독자적인 예술문화 발전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처럼 모든 분야에서 새롭고 창의적인 기풍이 넘치게 흐르는 창조도시를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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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8~10월에 ‘길따라 물따라 광주 한바퀴’ 행사를 통해 값진 체험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광주의 구석구석을 돌며 정 전수석이 인상 깊게 느낀 점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서너 가지만 들려주십시오.
▲지난해 8월부터 16차례에 걸쳐 300여㎞를 도보로 걸었습니다. 인재 탐방이라 하여 훌륭한 업적을 남긴 조상들의 발자취를 확인하고, 문화 탐방이라 하여 자연환경과 유적지를 돌아보고 얽힌 전설도 배우고, 민생 탐방이라 하여 시민들의 삶의 모습과 기업 현실을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밀짚모자를 눌러쓴 농부도 만났고, 소상공인도 만났고, 희망근로자들도 만났습니다. 재래시장도 가봤고, 요양원도 가봤고, 중소기업도 가봤고, 문화유적지도 두루 가봤습니다. 광주의 구경거리,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 자랑거리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직접 찾아냈습니다. 참으로 소중한 기회였고, 그렇게 찾아낸 것들은 제 마음 깊은 곳에 절절하게 새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두고두고 광주를 위한 좋은 지침이 될 것입니다.
그중에는 안타깝고 애처로울 정도로 짠한 모습이 많이 있었습니다. 종일 팔아봐야 1만원어치도 안 되는 시금치와 깻잎, 부추 등을 내놓고 파는 노점상, 너댓 마지기 포도밭에서 종일 함께 일하며 자녀들의 학비를 대고 있는 50대 부부, 전투기의 굉음 속에서도 호박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 영세기업을 차려놓고 2~3명의 종업원들과 하루 14시간씩 일하며 납기를 맞추고 있는 영세기업인 등등. 이런 분들의 삶을 간과하지 않고 그분들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몇 번을 곱씹었습니다.
- 정 전 수석의 정책기조는 한마디로 변화와 창조를 통한 ‘광주의 그랜드 디자인’이라고 요약할 수 있는데요, 이를 쉽게 설명해주시고 광주시장이 되면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들려주십시오.
▲최근의 어느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광주시민의 60%이상이 현재의 시정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민주정권 10년동안 광주발전, 나아가 호남발전의 큰 그림을 그리는데 실패했음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저는 시민 99%가 만족하는 브라질의 꾸리찌바를 방문해 그 비결을 찾았습니다. 정치적 관성이나 행정적 기능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시민이 시장이라는 자부심을 토대로 소통과 화합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조적 리더십과 거버넌스(협치)가 요체였습니다.
광주를 행복도시로 바꾸기 위한 혁신의 3대 기조는 △광주공동체와 시민중심의 사회경제 정책 △사람과 환경중심의 미래발전전략 △상식과 원칙중심의 신뢰행정이 요구됩니다.
이를 통해 민주의 모범도시 광주, 따뜻한 복지도시 광주, 문화와 경제의 융·복합도시 광주, 대기업이 찾아오는 광주, 환경친화도시 광주건설이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
광주·전남의 상생발전을 견인할 중핵도시로서의 광주가 인재·기술·부품·금융·문화의 중심도시로써의 기능을 갖추면 동북아의 허브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긍지와 희망의 불씨를 안고 살아가는 광주공동체의 큰 그림을 꼭 그리고 싶습니다.
- 정 전 수석은 현재 무소속으로 활동중입니다. 향후 정치적 행보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개인이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 보통 두 가지 갈래가 있지요.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결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것에 자신을 일치시켜 나가는 것이 그것입니다. 저는 비교적 후자의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어떤 당을 선택하느냐보다 2010년 올해의 지방선거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확히 관점을 세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올해의 선거는 이명박 정권과의 한판 대결, 가혹한 심판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민주세력의 분열과 한나라당의 수적 우세를 무기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이명박 정권을 무조건 막아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현 정권은 다음 대통령 선거까지 거침없이 장악해 들어갈 것입니다.
문제는 이명박 정권에 맞설 야권과 민주개혁세력이 철저히 분열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의 구도로는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민주당을 포함해 어떤 야당이나 시민세력도 독자적으로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결론은 하나입니다. 통합하고 연대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분열은 죄악입니다. 그런 시대적 요구에 몸을 던지겠다는 것이 저의 선택입니다. 통합에 반대하거나 미적거리거나 분열적 행태를 보인다면, 저는 무섭게 비판할 겁니다. 그것이 민주당이든 다른 당이든 마찬가지입니다.
통합의 희미한 물꼬는 트였습니다. ‘5+4연대회의’가 구성되어 5 야당과 4 시민단체 대표가 한 자리에 모였고, 후속 실무논의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합의가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압니다. 그러나 성사시켜야 합니다. 자신의 입장과 요구를 100% 관철시키면서 통합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겸손한 자세로 서로를 존중하고, 기득권을 포기하고 토론하면 길이 열린다고 믿습니다.
다만, 통합의 길로 가려면 민주당이 가장 손해본다는 생각을 많이 할 겁니다. 양보해야 할 것도 많고, 기득권도 상당히 포기해야 할 겁니다. 당내 반발도 크겠지요. 그러나 그러지 않으면 통합이 안 됩니다. 여전히 민주당 강화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이 여기저기서 드러나는데,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강력히 주문합니다.
- 정 전 수석은 저명한 시민운동가에서 청와대 인사수석, 외교통상부 ngo담당 대사, 여수엑스포유치위원회 상임부위원장, 사장급인 현대인력개발원 원장을 거쳐 현재 ‘무등사랑 (사)인재육성아카데미’ 이사장으로 지역의 후학 양성에 열성을 쏟고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삶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제가 나서서 뭘 하겠다고 해서 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필요하다고 불러서 맡게 되곤 했지요. 그도 그럴 것이 제가 해볼까 하는 것은 제가 포기하면 그만이지만, 저를 필요로 하는 것은 거절하기 힘든 사유들이 있거든요. 그러면 또 맡게 되고, 그러면서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온 듯합니다.
전라도 사람인 제가 경상남도 거창에서 교사와 농민운동, ymca 활동 등으로 17년을 생활하기도 했습니다. 광주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비교적 왕성하게 해온 것은 다들 아시는 일이고, 노무현 대통령이 지목해서 청와대 인사수석 및 여수해양엑스포유치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을 맡아 공직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정몽구 회장의 제안으로 현대기아차 인력개발연수원 사장을 맡아 민간기업에서 근무도 해봤습니다. 특히 제가 보람 있는 일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것은 서남해안포럼 상임대표를 맡아 국회에서 서남해안특별법을 통과시킨 일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었으니 좀 특이한 경력을 갖게 된 셈인데, 다른 분이 이렇게 정리를 해줍디다. 영남과 호남, 광주와 서울, 바닥과 청와대, 공직부문과 민간부문, 시민운동과 국가경영 등 한국사회의 단면을 응축시켜 살아왔다고. 듣고 보니 그도 그래서 함께 웃었는데, 최소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사단법인 인재육성아카데미 이사장으로 우리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일에 관심을 갖고 일해오고 있습니다. 인재를 키우는 것이 우리 지역의 희망을 키우는 일이라 생각하면서 긴 호흡으로 걸어가는 중입니다.
- 마무리로 광주시민들께 한 말씀 해주시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했습니다. 광주는 그런 시민의 정신, ‘광주 정신’이 살아 있는 곳입니다. 80년대 이후 한국사회를 이끌어온 힘이 광주에서 나왔다면, 다시 광주가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동력의 진원지가 되어야 합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의 선택은 한국사회 전체에 던지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통합과 승리의 길로 가는지 분열과 패배의 길로 가는지 광주가 그 방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또 한 번 위대한 광주의 선택을 만들어냅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늘 ‘행동하지 않은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일갈하셨습니다. 역사가 거꾸로 가는 시기, 한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정국의 한 복판에서 지금 다시 ‘행동하는 양심’이 그립고 필요한 때입니다. 저는 ‘행동해온 양심’으로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행동하는 양심’으로 한 길을 가고자 합니다.
광주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과 평안이 늘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