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당론변경을 둘러싼 친李-친朴간 사생결단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수언론까지 ‘靑, 친朴 사찰’ 의혹을 정면 거론하고 나서면서 세종정국의 메가톤급 변수로 부상했다.
특히 25일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3년차 과제로 개헌을 거론하고, 한나라당에 개헌 추진을 지시하는 등 세종정국에 ‘개헌론’까지 가세하면서 복잡다단한 혼미양상을 띠고 있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도 이날 ‘연내 개헌’ 발언에 나선 가운데 친李계가 ‘당론변경-개헌’ 공세를 동시화할 조짐이어서 그 배경 및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우선 ‘靑, 친朴 사찰’ 사안은 현재 靑-친朴간 ‘진실공방전’으로 변환됐다. 현재 청와대는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당초 제기 당사자인 친朴 중진 홍사덕 의원과 이성헌 의원도 별도의 대응을 하지 않는 등 현재진행형 상태다. 특히 사찰 대상자 중 박근혜 전 대표가 거론되고부터 점차 첨예화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될 조짐이다. 여기다 25일 <조선>까지 가세해 박 전 대표 등 관련 정치사찰 의혹에 대한 전면 조사를 촉구한 가운데 사실일 경우 내각 총사퇴를 주장해 ‘진실공방’의 결자해지는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조선>은 이날 자 ‘박근혜 전 대표 감시, 진위 따져 책임 물어라’ 제하의 사설을 통해 “법률에 의하면 어떤 정부기관도 범죄혐의가 없는 한 정치인들을 감시하거나 뒤를 캘 수 없다”며 “두 의원의 주장 사실 여부를 명명백백하게 가려 사실이라면 관련자들에게 정치적, 법적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군부독재 시대엔 정보기관원들이 언론기관과 민주화단체 인사들 전화에 도청장치를 상시 꼽아놓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세상을 다시 살고 있다면 지난 대통령-국회의원선거에서 사람들을 잘못 뽑은 것이다”며 “두 의원은 누가 언제 어디서 그런 일을 겪었는지 사실관계를 먼저 정확히 털어놓아야 한다. 그 토대 위에서 수사기관이 수사하든 국회가 국정조사를 벌이든 반드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설은 “박 전 대표 정치 사찰이 사실로 밝혀지면 내각 총사퇴라도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아니면 말고’식 구닥다리 폭로전이라면 두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에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이 위원장의 급작스런 ‘개헌론’ 가세는 ‘세종국면희석용’ ‘수정안후퇴명분용’ ‘최종타협용’ 등 세 가지 함수를 내포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근혜 불가’란 주 함의를 내포한 일종의 국면 돌려막기-퇴로 명분용 카드란 시각이 강한 가운데 여권 매파의 다면적 ‘안전장치’란 지적이다. 만약 당론변경이 여의치 않을 시 ‘개헌론’으로 정국을 돌파해 퇴로를 열면서 명분도 가진 채 공멸도 피하자는 일거삼득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눈길을 끄는 건 매파의 갖은 시나리오가 거의 ‘모험성’을 내포한 점이다. 사실상 한나라의 최대 화두는 ‘정권재창출’로 현재 극렬한 친李-친朴간 대치중에도 어느 쪽이든 ‘분당’의 여지는 감지되지 않는 게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에 박 전 대표의 향후 행보와 관련, 두 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되면서 그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 우선 청와대-친朴간 진실 공방전에서 ‘靑’의 사찰 여부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다. 두 번째는 한나라 매파가 결국 ‘당론변경’이란 무리수를 두면서 박 전 대표와 친朴계를 막판 코너까지 몰아붙일 경우다. 현 시점에서 ‘개헌론’은 기실 별개의 문제란 지적이다. 문제는 박 전 대표의 ‘대응’ 강도 여부다.
현재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 같이 ‘세종 대첩’ 현장에서 일단 한걸음 물러서 있지만 당내에 머물고 있다. 세종이슈가 당내로 옮겨지면서 비록 외곽에서 전황을 지켜보고 진두지휘중이나 이 대통령과 달리 ‘당론’ 파장의 직 영향권내에 있다. ‘사찰’ 진실 공방전에서 연출진이 ‘靑’으로 드러날 경우 역시 직접 전선현장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면 현재까지 자파의원들이 잘해주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번째 경우처럼 한나라 매파가 결국 ‘당론변경’을 강행할 시엔 이와 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종시 당론 변경을 위한 매직넘버는 113명. 최근 청와대는 ‘넘버 채우기’에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이는 청와대와 매파가 수정안에 대한 의원들 각자의 찬반의사를 이미 확인한데다 내부 표계산도 끝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당론변경이 예상보다 훨씬 주도면밀 형으로 진행 중임을 반증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친朴의 경우 ‘당론변경’은 결국 매파의 ‘박근혜 죽이기’로 통칭되는 친朴계 전반에 대한 일종의 ‘정치탄압’이란 시각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일각에선 수정안으로 당론변경 후 친朴계가 국회표결에서 당론과 배치되는 행위에 나설 경우 당헌·당규를 근거로 징계할 것이란 얘기가 불거지고 있다. 실제 당 사무총장인 정병국 의원도 이런 의사를 밝혔다. 설령 징계까진 아니더라도 박 전 대표에게 정치적 ‘손상’을 입히기엔 충분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정두언 의원 등이 “제재할 건 없지만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 것은 이를 염두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론변경 후 ‘朴’·친朴계가 코너로 몰리고, 현 세종여론이 긴박히 돌아갈 경우 박 전 대표가 직접 전면에 나서 ‘정면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형식은 지난 08년 총선 당시처럼 대국민성명 형식의 기자회견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박 전 대표는 당시 총선전에 ‘친朴 공천학살’ 사태가 발생하자 그해 3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대국민성명을 발표했고, 그 ‘촌철살인’의 한마디에 한나라는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이에 따라 현 정부 출범 후 박 전 대표의 두 번째 기자회견이 열린다면 아마 주제는 ‘세종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첫 번째 기자회견이 08년 총선 정국을 뒤흔들었듯 만약 두 번째 기자회견이 열릴 경우 ‘선거태업’과 함께 뒤따를 핵폭풍 파장은 6·2지선 구도 전반을 뒤흔들 공산이 크다. 또 이어 향후 한나라 전당대회-2012 총선·대선구도까지 연계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개헌론 카드’도 공식, 비공식적 이든 최소 박 전 대표의 두 번째 기자회견 진행전에 ‘합의-타협’형식의 ‘명분’을 가져야 효용성이 높을 것이란 지적이다.
대구 = 김기홍 기자 searodeng@yaho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