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 여년 전
박정희 독재 정권 때
함 석헌 선생님 따라
송광사 불일암에 갔다.
누가 나를 시인이라고 소개하자
스님이 내게 물었다.
--소나무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을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모릅니다. 스님. 가르쳐 주시면 배우겠습니다.
먼 산자락 위를 흘러가는
구름을 바로보면서 스님이 말했다.
--송뇌!
그때 나는 새로운 단어 하나를 배웠다.
다 부질없다!
사리 찾느라 재 쑤석거리지 말고
다 구업이다!
베스트셀러라도 내 책 다 절판하라
수의(壽衣)도
명정(銘旌)도
관(棺)도 없이,
아니, 그 흔한
조화(弔花) 한 송이 없이
소나무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처럼 스님이 갔다.
오늘 나는 행하는 삶을 배웠다.(www.songhy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