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조용하고 세상과 분리 된 깊은 심해에 들어가 자신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적막 속에서 자신이 남긴 흔적과 존재의 기억의 시간으로 되돌아가 보자. 이번 서정욱 갤러리의 최철 작가의 전시에서 관객들에게 주는 감정과 생각의 이미지가 될 것이다.
최철 작가의 작품을 대면하면 깊은 바다 속 이미지를 마주하게 된다. 바다 속에는 존재했지만 가치가 소용되어 버린 기계부속품들이 등장한다. 캔버스에서 이 부속품들은 쓰레기가 아닌 또 다른 가치를 지닌 사물의 형상으로 재탄생 되었다. 그 현상이 실재인지 단지 그림자적인 환영인지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존재했고 이제 새로운 가치로 재탄생했다는 것이다.
원래 사물이 갖고 있던 본질은 현 시점에서는 강조되지도 활용되지도 않는다. 캔버스 속에서 또 다른 역할을 부여받고 새로운 존재로서 효용을 갖게 되었을 뿐이다. 물질들은 3차원적인 이미지로 2차원의 평면 속에 자리하고 있다. 흔적으로서 과거의 시간을 뛰어넘고 새로운 공간인 시각적 이미지의 시공을 만들어 것이다. 이로써 부속품들은 새롭게 부활하여 순환하는 존재가 되었다.
순환. 이는 작가가 작업을 하는 모티브에 내재되어있는 생각이다. 그의 독특한 작업과정에서 이 생각은 확실히 구현된다. 캔버스에 사물을 올려놓고 그 사물을 기억하고자 기록한다. 물감의 뿌리는 과정 속에서 배경과 사물의 구분이 생기고 실제의 사물을 제거해도 캔버스에는 사물에 대한 흔적이 남게 된다.
그것은 기억이 되고 증거가 된다. 반면 캔버스의 이미지는 너무도 선명하게 다른 존재로서의 물질로 탄생되어 있다. 곧 이 과정 속에서 과거는 기억이 되고 지금의 이미지는 새롭게 다른 의미로 재탄생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작가가 존재의 소멸과 생성에 대한 순환론적 인식을 작업세계에서 표출하는 과정이다.
그의 작업에는 빛이 존재한다. 고요한 바다 속 이미지 속에 집중되는 빛의 아름다움은 버려진 사물이 보물로서 보여 지고 공간이 주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re재현, re기억, re되돌아가기' 展 이다. 작품 앞에서 다시금 자신을 돌아보고 사색할 수 있는 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철 작가의 깊은 바다 속에서 존재에 대한 생각의 보물을 건졌으면 한다. 전시는 오는 4월 1일부터 4월 25일까지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