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게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반면 민주당은 긴 가뭄 끝에 호재를 맞은 형국이다.
9일 법원이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 부터 5만 달러를 받았다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이날 열린 선고공판에서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를 줬다는 진술은 신빙성이 의심 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한 전 총리에 대해 징역 5년, 추징금 5만 달러를 구형한 검찰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 전 총리는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족쇄가 풀리면서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로서 본격행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덩달아 서울시장 선거전이 새 국면을 맞은 가운데 민주당은 회색인 반면 한나라당은 악재의 ‘늪’에 지속 빠지는 형국이다. ‘4대강’ ‘천안함 정국’ 등 기존 악재에 재차 매머드 급 악재가 겹친 양태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그간 한 전 총리가 야권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란 점을 들어 그의 유·무죄 여부가 “수도권은 물론 지선전체 판세를 뒤흔들 ‘핵폭탄’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재판 결과를 예의주시해온 상태다.
6·2지선 최대 변수였던 이번 평결에 따라 지선구도에도 일대 변혁이 예고된다. 우선 한 전 총리를 중심으로 만약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韓-민주당 양자구도로 가면서 선거전이 예측불허의 초박빙으로 갈 공산이 크다. 또 이번 결과의 후폭풍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 파장으로 전이될 전망이다. ‘세종시’를 비롯한 각종 이슈에서 밀리며 ‘야당역할부재’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민주당이 마치 역공의 빌미를 잡은 형국이다. 덩달아 이를 계기로 야권 지지층 및 진보세력의 결집이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 주도의 야권단일화에 가속도가 붙는 단초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천안함 정국’이란 거대 변수 향배가 아직 안개 속 형국이지만 민주당으로선 지선행보에 탄력을 받을 계기가 마련됐다. 민주당은 이참에 이명박 정권과 검찰의 ‘야당정치 탄압-표적 수사’를 부각시켜 ‘정권심판’을 메인타이틀로 내걸 기세다. 특히 한 전 총리에 대해 사실상 별건수사(건설업체로부터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진행 중인 검찰에 대해 ‘검찰 개혁 카드’로 정면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나라당은 초긴장 모드 양태이나 이번 재판 결과가 54일 앞으로 다가온 지선판세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애써 폄하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를 반영하듯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9일 “혐의가 있어도 명백한 물적 증거가 없으면 입증키 어려운 뇌물죄 재판의 특징이 이번에도 재연됐다. 결론과 달리 수사-재판 과정에서 이미 한 전 총리의 부도덕한 실체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말하며 파장축소에 주력했다.
그는 또 “고급 골프, 빌라를 한 달 가까이 공짜로 사용한 사실과 골프장 직원이 점수까지 밝혔는데도 ‘골프 안친다’한걸 보고 국민들은 이미 고개를 돌렸다. 법적 유·무죄와는 별개로 한 전 총리가 ‘공인’으로 도덕적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대해선 국민들은 마음으로 냉정히 심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줄곧 검찰이 주창한 혐의가 이날 법정에서 무죄로 확정되면서 그간의 지적 및 비난은 소멸된 형국이나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를 주고 있다.
현재 ‘천안함 정국’의 장기표류 여파로 6·2지선 ‘판’자체가 함몰된 양태이나 이날 한 전 총리에 대한 무죄평결로 선거불씨가 재차 점화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또 이번 사안이 기존 야권연대행보에 새 단초 및 계기로 작용할지 여부가 선거전의 핵심 포인트로 부상했다. 덩달아 기존 대형악재 등으로 인해 현재 지속 수세에 몰리는 형국인 한나라당의 선거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