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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바이러스’ 육지 전파…전국 어디로 튈지 모른다

권유리 기자 | 기사입력 2010/04/26 [11:23]
소 등 초식동물에서 발생하는 구제역이 파주에서 사라진 지 2달도 안 돼 강화에서 발생했다. 바다 가운데 자리 잡은 강화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졌지만 신속한 조치로 인해 수그러들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했다. 지난 4월8일 발생한 이후 발빠르게 교통을 통제하며 소독에 나섰고, 강화도 내의 해당 지역 모든 소들을 살처분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에게 따뜻함을 선물했던 우보살들도 극락세계로 떠나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4월 말에 접어들면서 강화도의 구제역은 바다를 건너왔다. 당국에서는 어떻게 된 일인지 역학조사를 해봐야겠다고 하지만 실상은 소독이 불완전했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인천 강화군에서 구제역이 발병한 데 이어 지난 4월20일 경기 김포시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결국 구제역이 육지로 번졌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가축방역 당국엔 비상이 걸렸다. 정황상 방역망(網)이 뚫렸을 가능성이 큰 데다 전염 경로를 짐작할 수 있는 역학적 연관성이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국 방역망 뚫렸나

지난 4월20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이 추가 확인된 김포의 젖소 농가는 이미 발병한 강화의 농장들과 역학적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역학적 연관성이란 전염병이 옮아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감염 경로나 매개를 뜻한다. 농장주나 종사자 간 만남, 수의사의 방문, 송아지 거래, 사료·약품 차량의 방문처럼 구제역 바이러스를 옮기는 계기가 됐을 만한 단서가 없다는 것이다.

김포 젖소 농가의 구제역은 혈청형이 인천 강화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o형’이어서 강화에서 옮아온 것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감염 젖소는 감염된 지 얼마 안 돼 발견된 것으로 보여 방역 당국의 방역망(網)이 사실상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밀검사 결과 김포의 발병 젖소는 항원(바이러스) 검사에선 ‘양성’이 나왔지만 항체는 음성 반영을 보였다. 감염된 지 얼마 안 돼 아직 항체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 이날 열린 가축방역협의회도 이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발생 농장 주변 반경 500m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발병 가축이 바이러스 전파력이 약한 소이고, 발병 농장이 지형적으로 다른 농장들과 고립돼 있는 데다 감염된 지 얼마 안 돼 발견된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4월8일 강화에서 첫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서 방역 당국이 차단방역에 나선 점에 비춰보면 그 이후 김포에서 감염됐다는 의미여서 방역망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번 농장은 강화군 선원면의 최초 발생 농가와도 5.3㎞ 떨어져 위험지역(반경 3㎞ 이내)을 벗어난 곳이다. 이래저래 당국의 방역 조치가 제 역할을 했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바람을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 등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어 김포와 강화가 연관이 없다고 말하기도 힘들고, 4월8일 이후 감염됐다고 단정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내륙 확산 신호탄일까

구제역이 내륙에 상륙함에 따라 관심은 어디까지 확산될 것이냐에 쏠린다. 문제는 여전히 감염 경로나 매개 등을 짐작할 역학적 연관성이 뚜렷이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엇을 매개로 구제역이 번졌는지 알아야 다음 확산 경로를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차단에 나설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해 일이 터지면 사후에 쫓아가는 형국이다.

일단 김포의 감염 농가와 역학적으로 연관된 농장들을 찾아내 예찰 강화 등의 조치에 나서기로 했지만, 최초의 감염원은 여전히 안갯속에 가려져 있다.

또 구제역 바이러스가 상대적으로 외부와의 교류를 통제하기 쉽던 섬을 벗어나 내륙으로 진출함에 따라 전국적인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김포 외곽지역에 제2의 방어선을 구축해 내륙으로의 확산 방지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4월21일에는 정부과천청사 농식품부에서 장태평 장관 주재로 시·도 행정부시장, 부지사 회의를 열기로 했다. 회의에선 시·도별 방역대책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구제역 추가 발생에 따른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인천 강화에서는 지금까지 모두 2만9669마리의 우제류(구제역에 감염되는 발굽이 2개인 동물)가 살처분됐다. 이에 따른 살처분 보상금 잠정치는 450억원에 달해 이미 올 1월 경기 포천에서 발생한 구제역 사태의 전체 피해액(425억원)을 넘어섰다.

강화군 축제 취소하지 않아

강화의 구제역이 김포로 이어진 것은 강화군과 인천시의 책임이 크다. 나아가 방역을 담당한 이들의 잘못도 크다. 방역에 대한 문제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강화군의 문제는 유입되는 관광객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방역 당국은 방역을 소홀하게 진행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겉으로만 봤을 때는 인천광역시와 강화군은 구제역 발생 이후 발빠르게 방역에 나섰다. 강화군의 소들을 검사하고 살처분하는 등 구제역 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인천시와 강화군은 소들에 대한 검사만 강화했을 뿐 실상은 중요한 부분에 대한 방역을 하지 않았다.

강화군에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지난 4월8일. 인천시와 당국에서는 구제역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강화대교와 초지대교에 방역차량을 준비시키고 도로에도 소독약 분무장치를 설치했다. 오가는 차량들의 소독을 위함이었다.

이로 인해 4월10일(토요일)의 경우 강화도를 빠져나오는 시간은 강화대교 한 번 건너는 데에만 2시간 이상이 소요되었고, 이는 지난 4월17일에도 이어졌다.

김포에 강화도의 구제역이 건너와 확산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구제역이 공기 중으로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면 이는 방역 당국의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증거다. 그리고 실제로 방역 당국의 방역은 큰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방역 당국의 문제인지 강화군의 문제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10일부터 강화군의 고려산 일대에서는 ‘진달래 축제’가 시작됐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점면 고인돌 공원 인근이다. 매년 강화군의 진달래축제가 시작되면 관광객으로 강화는 몸살을 앓는다.

강화군의 대부분의 식당은 관광객들로 미어터지고, 이는 도로와 관광지들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어 강화도의 진달래 축제를 즐긴다.

식당에서의 매출, 관광지 입장료, 각종 기념품 판매 등의 수입은 강화군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와 매출을 올려야 강화군 사람들도 넉넉해지고, 풍요를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강화를 다녀온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강화군의 행태를 지적하고 나섰다.

구제역이 발생했으면 관광객을 받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 더구나 4월10일은 놀토여서 전국의 학생들까지 가세한 상황이었다. 이는 지난 4월18일인 일요일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강화군은 강화를 찾는 모든 이를 반갑게 맞아들였다.

강화도 체험학습강사로 활동하는 김애숙(35·여) 강사는 “강화도를 빠져 나오는 데만 5시간이 걸렸다. 부산에서 올라온 학생들인데 언제 도착할지 막막했다”고 지난 4월18일 상황을 설명했다. 축제와 학생들의 체험학습이 겹치면서 강화도는 수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강화도는 볼 것도 많지만 특정화돼 있어 결국 사람들은 같은 곳을 다닐 수밖에 없다.

전국에서 강화를 찾는 모든 사람은 강화대교 입구의 초치진, 강화읍의 고려궁궐터, 고인돌공원, 선원면 팔만대장경 조판지(우보살 있는 곳), 전등사 등을 돌아보게 된다.

이들은 강화도를 돌아볼 때는 차 안에서 보고 지나치는 것은 아니다. 차량에서 내려서 걷고 다시 오르고를 반복한다. 하루 종일 강화도 전역을 걷고 또 걷고 하는 것이 강화도 여행이기 때문이다.

방역 뚫릴 수밖에 없었다

소에 구제역이 발생하면 정부는 서둘러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증상이 나타난 소나 그렇지 않지만 가능성이 있는 소들을 모두 살처분한다. 죽인 뒤 모두 매장해 버린다. 이번에 강화에서 죽은 소만 해도 모두 2만9669마리이며, 여기에는 강화의 자랑인 ‘목탁 치는 소’도 포함돼 있다. 정부가 보상해야 할 강화의 소값만 해도 무려 45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 1월 경기 포천에서 발생한 구제역 사태의 전체 피해액(425억원)을 넘어섰다.

그런데 김포에서 200여 마리의 소를 다시 도살하고 있다. 충남 보령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해 얼마나 많은 소가 죽어야 할지 모른다. 이처럼 전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공기 중 전염이 아니라면 분명한 방역의 잘못이다. 지난 4월10일과 11일, 17일 취재진이 강화도를 다녀왔지만 방역에는 뭔가 문제가 많아 보였다.

차량들은 심하게 통제해 바닥부터 차량 위까지 철저한 소독을 거쳤다. 분명 차량으로 인해 구제역이 확산될 염려는 없어 보였다. 취재진이 탄 차량도 4월17일에는 무려 4시간을 걸려 넘은 강화대교 남단에서 방역 소독을 당했다.

그러나 그것뿐이었다. 차량만 소독했을 뿐 내부나 취재진의 신발 등은 소독하지 않았다. 강화 여기저기 돌아다녔음에도 아무런 방역 절차는 없었다. 강화도에 들어갈 때도 역시 아무런 제지나 철저한 방역은 없었다.

4월17일 강화를 다녀온 유선희(28·여)씨는 “차가 너무 막혀 걸어서 강화대교를 건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고, 소독도 없었다.

놀토마다 강화를 찾는 체험학습이 진행되고 있지만 강화군에서는 수익을 위하여 이들 단체들에게 ‘당분간 체험학습을 중지해달라’는 말 한마디 없었다. 다른 답사단체나 여행사들에도 마찬가지로 아무런 통보조차 없었다.

강화 체험학습단체들은 전국에서 모여든다. 전주·부산·광주·속초·보령·대구·대전·수원 등 전국 모든 곳에서 강화를 찾는다.

그리고 강화를 하루 종일 걸은 뒤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간다. 이들의 신발 아래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상 차량들은 주차장에 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구제역 지대로는 들어가지 않는다. 선원사의 우보살들도 구제역으로 희생을 당했다. 문제는 이곳 역시 강화의 유명 관광지였고, 많은 이들이 찾는 곳 중의 하나라는 것. 초지진과 인접해 있어 강화역사관도 구제역 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는 곳 중의 하나다.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강화를 누비고 다녔지만 단 한 사람도 소독을 받은 이들은 없다. 걸어서 건너든 차를 타고 건너든 말이다. 방역 당국은 신발 바닥에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묻어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일까? 만약 사람들 옷이나 신발에도 구제역 바이러스가 묻어 전염될 수 있다면 이미 구제역은 전국으로 확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서둘러 방역조치를 취한 것도 좋지만 인천시와 강화도는 진달래 축제를 취소하고, 체험학습단체들에도 협조요청을 해 강화를 당분간 찾지 말 것을 당부했어야 한다.

시간이 촉박해 막을 수 없었다면 강화대교를 건너기 전에 돌려보내거나, 들어갈 때 나올 때 모두 사람들과 차량 안까지 방역조치가 이루어져야 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이상하리만치 차량 안쪽과 사람에 대해서는 방역을 하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tlfh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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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kawka 2010/04/26 [14:05] 수정 | 삭제
  • "소 등 초식동물에서 발생하는 구제역이 파주에서 사라진 지 2달도 안 돼----"
    2달전에는 포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였는데 확실히 알고 기사를 써야지.. 쯔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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