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시>를 연출한 이창동 감독이 경쟁부문에서 각본상(screenplay)을 수상했다.
2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63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시>는 한국영화 최초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전날,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가 공식 비경쟁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을 수상한 데 이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국내 매체들이 '황금종려상'이 유력하다며 수선을 피웠지만 세계 3대 국제영화제인 칸의 문턱 앞에서 유럽 등 홈 텃새로 인해 '각본상'에 만족해야만 했다. 이창동 감독이 거머쥔 칸영화제 각본상은 한국 영화 최초이며 아시아 영화로는 지난해 중국 로예 감독의 <스프링 피버> 이후 두번째이다.
이창동 감독의 5번째 영화인 <시>는 손자와 함께 살아가는 미자(윤정희 분) 라는 여인이 시를 쓰면서 인생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려 하는 순간 청소년 성폭행 사건에 얽힌 손자로 인해 갖은 풍파를 겪으면서 시가 본질을 알아야 써지듯 인생의 본질인 고통을 겪으면서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afp통신은 영화 <시>의 각본상 수상에 대해 "범죄와 시의 칵테일로 이창동 감독은 윤정희를 16년 만에 복귀시켜 십대 집단성폭행과 시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칸을 뒤흔들었다"고 전하면서 "인생의 단면을 잘라 보여주는 이 영화에서 감독은 시에 부치는 시로 그 어둠에 불을 밝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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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연기인생을 걸어 온 중견 여배우 윤정희의 16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으로 칸 현지에서 연기 호평이 잇따르면서 연기 부문 수상도 기대했지만 <하녀>와 함께 끝내 불발에 그쳤다.
이창동 감독은 지난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칸영화제에서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데 이어 이번에 각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면서 다시 한번 칸영화제 그랑프리 도전을 기약하게 됐다.
한국 영화의 칸영화제 도전사는 임권택 감독이 지난 2002년 <취화선>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해 2004년 <올드보이> 심사위원대상, 2007년 <밀양> 여우주연상(전도연)에 이어 지난해 영화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받은 이래 다섯번째 수상이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의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palm d’or)은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쿨(39) 감독의 <엉클 분미>가 차지했다.
태국 영화로는 최초이며 아시아 영화로는 지난 1997년, 일본의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영화 <우나기>와 영화 <증명서>로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체리향기>가 공동 수상한 이래 13년 만이다.
감독은 칸에 와서 태국 정부의 강력한 검열규정을 비난하기도 했고 영화 <엉클 분미>가 "영화에 대한 우화이며 그것은 또한 죽어가거나 죽었다”고 afp통신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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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은 영국, 프랑스 매체 평가단으로 높은 점수를 얻으며 경쟁부문 초청작 중 상위권을 유지한 프랑스 자비에 보부아 감독의 <신과 인간들>, 심사위원상은 차드 출신 하마트 살레 하룬 감독의 프랑스 영화 <울부짖는 남자>가 차지했다.
국내 영화팬들에게 배우로 더 유명한 프랑스의 마티유 아말락 감독은 자신의 연출작 <순회공연>으로 생애 첫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프랑스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는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신작 <증명서>에 출연해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고,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지난 2008년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던 스페인 출신 하비에르 바르뎀과 이태리 배우 엘리오 게르마노가 멕시코의 명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영화 <비우티풀>로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칸영화제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과 각본상 등은 아시아권에 내줬지만 주요 연출-연기부문 수상은 프랑스 인들 차지로 돌아가 그 어느 해보다도 홈그라운드 텃새를 과시한 영화제가 됐다.
정선기 기자 블로그 - '디지털 키드 푸치의 이미지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