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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특명, 우리은행·KB국민은행 합병 급물살?

김한울 기자 | 기사입력 2010/06/14 [10:31]
현재 국내 은행들은 금융계 구조재편을 앞두고 ‘합병을 통해 대형화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 또한 은행권을 바라보는 전문가들도 ‘대형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형화는 오히려 금융규제를 강화하고 몸집을 줄여나가는 세계적인 트렌드에 반하는 행태’라며 반대하는 측으로 나뉜다. 대형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원전 수출을 하려면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결합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 은행 수준은 그에 못 미친다는 것. 또한 국내 은행들이 주력하는 주택, 중소기업 등의 거래량이 포화상태이므로 국외 진출 외에는 다른 방안이 없고 또 그러려면 대형화가 필수라는 논리다. 아울러 세계 15위권인 한국 경제 규모에 비해 금융은 무척 취약하다는 의견과 외환시장 점유율이 30%가량 차지해 외환시장을 떠받쳐줄 수 있는 대형은행 탄생이 시급하다는 말이 많다. 


대형화를 반대하는 측의 이견은 이렇다. 대형화가 은행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중소기업 대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다. 소규모 은행들은 ‘대출자금 집중도’ 규제를 받기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형 은행이 되면 중소기업에 집중됐던 대출자금이 대기업으로 이전된다. 때문에 은행 간 합병을 통해 대형화 은행이 탄생하면 은행지점의 중소기업 심사 담당자에 대한 구조조정 등의 변화가 나타나면서 중소기업과 기존에 형성돼 있던 관계금융의 연결고리가 끊어진다. 이에 우려를 표하는 전문가들은 “결과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합병설의 핵심 주인공은 6월 민영화 방안이 마련될 예정인 ‘우리은행’과 대주주인 ‘론스타’가 다시 팔겠다고 내놓은 ‘외환은행’이다. 향후 이들 은행의 대형화가 이뤄질 것인지, 이뤄진다면 한국 금융권에 어떤 바람이 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 “공적자금 회수규모 극대화”

정부는 6월에 있을 우리은행 민영화를 조기에 마무리하고 공적자금 회수규모를 극대화해 금융 산업 발전의 명분에도 부합하는 방향으로 지분 매각을 추진할 전망이다.

이에 인수후보로 분류되는 금융회사들은 최대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매각절차가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시장의 선택으로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식을 시행할 방침이다. 지배 지분 일괄매각이나 분산매각 등 민영화 방식을 정부가 결정하지 않고 입찰희망자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말이다.

정부는 또한 시장에서 나온 제안들을 면밀히 검토한 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조기민영화, 금융 산업 발전이라는 원칙하에 최선의 안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우리금융과의 합병을 원하면 합병을 추진하고, 지분 일부만 매입하겠다고 하면 규모와 가격을 정부에 제출하면 된다.

이런 가운데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적용됐던 지분 분산매각 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공적자금이 투입돼 정부 소유가 된 우리금융의 민영화와 태생부터 공기업이었던 포스코의 민영화를 동일하게 다뤄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이는 우리금융 민영화의 경우 공적자금 회수규모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기 때문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없는 지분 분산매각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민영화, 실현되나?

서울은행·제일은행·한일은행·상업은행·조흥은행은 외환위기 이전의 한국 5대 은행으로 외환위기 이후에 조흥은행은 신한은행으로, 제일은행은 스탠더드차타드(sc)은행에 인수됐고 서울은행은 하나은행과 합병했다. 이에 정부는 남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을 1999년 ‘한빛은행’으로 통합하고 2001년 평화광주경남은행을 합쳐 ‘우리금융지주’를 출범시켰다. (우리금융의 대주주는 공적자금 12조8000억원을 투입한 예금보험공사)

한편 정부는 가능한 한 빨리 민영화를 실현하고자 2002년 상장했지만,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 매각을 통해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해야 했고, 팔 때마다 ‘너무 싸게 팔았다’는 지적을 받을까봐 매각에 소극적이었다.

또한 최대 매물인 우리금융 지분을 팔면 예금보험공사의 일이 줄고, 더불어 인력과 규모를 줄여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도 당면했다. 이에 민영화 속도는 더디기만 했다.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것은 금융 당국도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나중에 ‘특혜논란’, ‘헐값 매각논란’, ‘졸속 매각논란’ 등이 제기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책임지고 나설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지분을 블록세일 방식으로 대량 매각한 것은 상장 후 2년이 지난 2004년 9월(5.7% 매각)이 처음이었다. 3년이 지난 2007년 6월에서야 5%를 더 팔았다. 이 속도라면 총 매각까지 50년은 더 걸리는 속도였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면하면서 분위기는 다르게 흘렀다. 황영기 회장 시절 우리금융그룹이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이 난 사실이 밝혀지면서 주인 없는 금융회사의 문제점이 수면 위로 올랐다. 또 금융 산업 발전을 위해 대형 은행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힘을 얻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틈만 나면 우리금융 민영화 이야기를 꺼냈다. 말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행동도 신속했다. 2009년 11월 7%, 2010년 4월 9%의 지분을 팔아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57%까지 낮춘 바 있다.

우리+kb국민=亞 9위 은행

최근 가장 부각되는 시나리오는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의 합병설이다. 두 은행이 합병하면 일약 아시아 9위 은행으로 급부상하게 된다. 아울러 총 자산은 499조원으로 불어나며 점포와 직원 수는 각각 2140개, 4만6089명으로 늘어난다. 국민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을 두고 우리금융지부 관계자는 “우리은행을 가져가지 않으면 밀릴 수밖에 없는 하나은행과 독자적으로 살 수 있음에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리은행과 합병하려는 국민은행 중 어느 은행이 최선이겠느냐”며 국민은행과의 합병설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일면을 따져보면 이 시나리오는 대형화 취지에 크게 벗어난다. 김태준 금융연구원장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과 관련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간의 합병은 시너지 효과가 전혀 없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이는 대형 은행인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중복 점포와 중복 인력으로 경쟁력 있는 새로운 분야를 창출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냉정하게 말하면 국민은행 입장에서는 우리은행과의 합병으로 득 될 것이 별로 없다. 기껏 찾아봐야 부족한 대기업 금융과 증권 분야에서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앞서 김 원장이 언급했던 것과 같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중복 고객은 700만명이 넘는다. 또 반경 300m 이내는 중복 점포로 계산하는데 영업점의 상당수가 중복 점포에 해당된다. 국민은행이 자체적으로 계산한 결과 중복 점포로 인한 중복 인력은 7000명에서 1만명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일자리가 부족해 아우성인 요즘 같은 시대에 1만명에 달하는 인력을 몽땅 정리할 수도 없는 노릇. 결국 합병하게 되면 ‘역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합병설이 가장 크게 부각되는 것은 공적자금 회수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붙이는 것보다 국민은행을 붙여야 공적자금을 더 많이 회수할 수 있다. 그러니 공적자금 회수에 무심할 수 없는 정부가 이 안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

han25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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