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 7월8일, 한 여성이 독극물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주일 전 자신의 남자친구가 목을 매 숨지자 이를 비관한 나머지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것이다. 독극물을 마시고 집에서 신음하고 있던 이 여성을 친구가 발견해 병원에 옮겼으며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목을 매 숨진 남자친구 때문에 목숨을 끊은 여성이 한 명 또 있었다. 바로 이 남성의 전 여자친구가 장례식에 다녀온 다음 날 고층 오피스텔에서 투신한 것. 한 남성의 죽음으로 인해 2명의 여성이 잇따라 자살을 택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男 자살 소식에 전 여친 14층 건물서 투신 “딸에게 미안”
동거녀도 “살 수가 없다” 독극물 마셔…사랑이 부른 비극
“우리 다시 만나자.”
창원시 성산구 신월동의 한 주택. a(31·남)씨는 전 여자친구였던 b(30·여)씨의 집을 찾아갔다. a씨는 올해 초부터 함께 동거를 해온 b씨와 한 달 전 헤어졌지만, 얼마 후 친구로부터 b씨가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 유산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a씨는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던 b씨에게 책임감을 느끼며 “다시 동거하자”고 제안했다.
다시 만나자는 남친 거절했더니
하지만 b씨의 태도는 차가웠다.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자”는 a씨를 보고 있으면 헤어진 후 아이를 갖게 된 것을 알게 됐을 때의 충격과 독한 마음으로 아이를 떼어내겠다고 결심했을 때의 슬픔 등 안 좋은 기억들이 다시 떠오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또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자신의 처지에도 여전히 직업을 갖지 않는 a씨가 못 미덥기도 했다. b씨는 a씨에 대한 원망과 불만을 쏟아냈다. a씨가 아무리 “만나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고 소리쳐도 b씨의 마음에는 미움만이 가득했다. a씨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b씨에게 화가 난 듯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그 뒤 b씨가 a씨의 소식을 듣게 된 것은 경찰을 통해서였다. 지난 7월2일 오후 8시 50분께 창원시 성산구의 한 모텔에서 a씨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는 것이었다. 목을 매 자살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경찰의 말에 b씨는 큰 충격을 받아 정신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b씨는 서에 나와 진술을 해달라는 경찰의 요청대로 마지막으로 a씨를 만났던 당시 상황을 더듬더듬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친구를 통해 들었는지, 제가 유산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다시 동거를 하자고 했어요. 이미 a씨에게는 다른 여자 친구도 있고 그래서 제가 거절하니까 ‘그럼 죽어버리겠다’고 고집을 부리다가 뛰쳐나가 버렸어요.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경찰은 이 진술을 토대로 a씨가 동거 후 헤어졌던 b씨에게 다시 만나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하자 이를 비관해 자살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b씨는 a씨가 자살을 한 것이 마치 자신의 탓이라고 세상 모든 사람이 손가락질 하는 것 같았다.
4살 된 딸 남기고 “미안해”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다음 날인 7월3일, 또 다른 죽음이 발생했다. a씨가 b씨와 헤어진 후 한 달 동안 사귀었던 c(23·여)씨 또한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의 모 오피스텔 14층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는 것이었다. b씨와 마찬가지로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c씨는 a씨의 자살 소식을 듣고 문상을 다녀온 후 괴로워하며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고 한다. 그중에는 현재 남자친구(24)와 동생(22)도 있었다.
경찰은 c씨가 a씨의 소식을 듣고 큰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으며 “c씨가 투신 직전 4살 된 자신의 딸에 대해 ‘미안하다고 전해줘’라고 귓속말했다”는 동생의 진술로 미뤄볼 때 스스로 베란다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씨는 3일 오전 7시께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처참한 시체로 발견됐다.
다른 남자친구까지 있던 c씨가 a씨의 자살로 인해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b씨는 더욱더 자신을 몰아가기 시작했다. c씨의 자살은 c씨가 가슴 깊이 a씨를 사랑했다는 증거처럼 보이기도 했으며 그 사랑을 파괴한 장본인이 자신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은 a씨와의 아이를 지운 몹쓸 엄마이면서 a씨와 c씨를 죽음으로 몰아간 살인자라고 여겨졌다. b씨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견딜 수 없다” 결국 동거녀도
그리고 7월8일, a씨의 사망 1주일 제가 있는 날이었다. b씨는 아침 일찍 친구들과 함께 사찰을 찾아 a씨의 넋을 기렸다. 하지만 죄책감이 뼈에 사무쳤다. 용서받지 못할 사람은 바로 자신인 것 같았다. b씨가 큰 상심에 빠져 있자 친구들은 ‘이러다 b 역시 잘못되는 게 아닐까’ 하고 걱정했지만 위로의 말밖에 해줄 것이 없었다.
오후 2시께 집에 도착한 b씨는 몸과 마음을 짓눌러 오는 우울함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결심했다. b씨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 죽어야겠다”라고 예고한 뒤 집에 있던 제초제를 마셨다.
b씨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란 친구는 통화가 끊어지자마자 경찰과 119에 신고를 했으며 b씨의 집 근처에 있는 친구에게도 연락을 해 빨리 가보라고 재촉했다. 친구의 우려대로 b씨는 독극물을 마시고 바닥에 누워 신음하고 있었다. 경찰은 b씨가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사랑 때문에 목숨까지 버리다니 안타깝다는 반응과 부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 이모씨는 “한 남성 때문에 두 명의 여성이 유명을 달리하다니 이런 비극적인 이야기가 또 어디 있겠냐”며 안타까워했으며 박모씨 역시 “두 여성에게 사랑을 받은 a씨는 행복에 겨워야 할 텐데 이런 결말을 맞았으니 참 얄궂은 운명”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네티즌 최모씨는 “무슨 일이 있던 자살을 택한 것은 잘못”이라며 “힘들었다고 하지만 살 용기가 없는 패배자의 변명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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