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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행세하며 불륜…꼬리 밟혀 추락

김현우 기자 | 기사입력 2010/08/30 [11:00]

국가정보원 엘리트 직원이 결혼한 사실을 까맣게 숨긴 채 음식점 여종업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다 업무상 비위로 이어져 결국 퇴출되는 수모를 당했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국정원 직원으로 들어간 이모(35)씨는 우수한 평점을 받아 승진가도를 달리다가 안보수사를 담당하는 노른자위 부서에 배치되는 등 순조로운 사회생활을 이어갔다.

그의 이중생활 전모가 드러난 것은 2년 전 만난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고, 이로 인해 아내와 불화를 겪은 것이 단초가 됐다. 이씨는 신분을 철저히 숨겨야 하는 본분을 잊고 내연녀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국정원 요원 신분을 노출하고 비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정원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이씨는 2008년 경기도의 한 카페에서 여종업원으로 일하던 최모씨에게 매력을 느껴 결혼사실을 숨긴 채 총각 행세를 하며 그녀를 만나기 시작했고, 곧 부적절한 관계로까지 발전했다.

떳떳지 못한 관계에 불안감을 느낀 탓인지 이씨는 만남을 이어가는 와중에 최씨와 그 아버지의 주민등록번호, 운전면허, 범죄경력, 출입국 기록, 여권판독 자료 등 개인정보를 수십 차례나 열람했다. 남의 눈을 피해 최씨와 연락해야 했던 이씨는 국정원이 지급한 휴대전화 외에 별도의 카메라폰을 반입하는 등 보안규정 위반도 서슴지 않았다. 또 정보 수집활동을 위한 지원금으로 최씨 등과 식사를 하기도 했는데 이 금액이 240여만원에 달했다.

이씨의 불륜을 눈치 챈 부인 김모씨는 급기야 국정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아내 김모씨가 뒤늦게 남편의 불륜 사실을 눈치채면서 일은 더욱 커졌다. 아내가 국정원에 민원을 제기했고 부부 사이는 나빠졌다. 급기야 이혼 얘기가 오가다 이씨가 아내를 때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혔고 이로 인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은 결국 이혼했다.

이로써 사태가 수습되는 줄 알았지만 국정원 민원조사 과정에서 최씨 등의 개인정보를 수십 차례 불법 열람한 사실이 뒤늦게 발각됐다. 남의 눈을 피해 국정원에 카메라폰을 몰래 반입하는 등 보안규정을 어긴 것도 드러났다. 이 밖에 일과 중에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거나 병가를 신청한 뒤 사설 아카데미에서 수강하고 업무와 관련해 발부된 영장을 집행하지 않은 것도 들통났다.

국정원은 지난해 7월 “국가정보원 규정이나 관련법을 위반했고 직무를 게을리 했다”며 이씨를 해임 조치했다.

하지만 이씨는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지만, 법원도 이씨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고 보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하종대 부장판사)는 8월25일 “국내 보안정보나 국가 기밀 등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국정원 직원은 직무뿐 아니라 사적인 영역에서도 모범적인 언행으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여러 징계 사유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해임이 부당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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