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국하고 정부가 추진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치면서 당초 예정보다도 빠른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낙동강 사업, 특히 보 건설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 변수가 생겼다. 공사기간도, 비용도 아니다. 보 이름(명칭)이 문제다. 현재의 강정보를 고령보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고령군의회를 비롯한 고령주민들에 의해 나온 것이다. 주민들은 이 같은 주장을 더하고자 직접 서명운동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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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주민들과 이 의원의 주장은 대략 이렇다. 낙동강 총 연장 522㎞ 중 가장 긴 구간(55km)이 고령지역을 지나간다는 것. 실제 이 구간에는 고령군 관내 4 개 면인 다산면과 성산면, 개진면, 우곡면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만큼 보 하나 건설하더라도 고령군민의 뜻을 헤아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다른 이유는 강정보의 디자인이나 컨셉 자체가 초기부터 고령의 대가야 문화를 상징하는 가야금과 수레바퀴토기 모양 쪽으로 설계가 됐다는 것. 말하자면 고령(대가야)을 중심에 놓은 시설물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인근의 달성보도 강정보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두 개의 보가 두 지역을 지나는 데 모두 대구지역 명칭을 사용하는 것보다 하나씩 나누어 사용하는 것이 옳다는 지적이다.
물론 대구와 달성군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김문오 달성군수와 주민들은 강정보에서 ‘강정보 지키기 궐기대회’를 가진 바있다.
경상북도의 입장도 명칭을 하나씩 나누는 게 옳다는 입장이다. 공원식 정무부지사는 27일 “두 지역간 입장을 조율, 협의하기를 바라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라면서 “만약 의견이 조율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국토부가 최종 결정을 해야 할 일이지만 대구는 달성, 고령은 강정을 각각 지정토록 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같은 지역간의 불협화음이 전해지자 정당에서도 관심이 높다. 한나라당 경북도당은 “당에서 무어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결국은 큰 지명을 따라가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강정이라는 조그마한 이름보다는 고령이라는 이름이 지명상으로는 크기 때문에 나중에 여러모로 활용가치가 높다는 논리다.
명칭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지금의 강정보는 공식적인 명칭은 아니다. 그러나 고령지역민들의 이 같은 주장이 없었다면 강정보라는 명칭은 고유명사로 확정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는 두 지역이 합의를 통해 결과를 도출해내기를 기다리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설 이유가 없다는 중립적 의사 표시이기는 하지만, 왠지 두 지역의 싸움을 말리기보다는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결국은 국토부가 결정지어야 할 문제라는 게 각계의 공통된 의견이지만 지금의 국토부는 은근히 이 싸움을 즐기는 모습이다.
인구 3만 5천명 가운데 1만명이 넘는 주민이 참여하면서 30%를 훌쩍 넘긴 단기간 서명. 그만큼 고령주민들의 이번 문제에 대한 집착과 자존심은 어느 때보다 강렬해 보인다. 그러나 쉽지 않을 두 지역간의 합의는 이후 그동안 상생을 위해 서로 합심해 온 대구와 경북의 싸움으로 번지지나 않을까 다른 한 켠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