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기자회견에서“발암물질들을 적극 관리하는 것은 정부와 기업, 노동조합, 사회단체의 중요한 관심과 노력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발암물질을 비롯한 고위험물질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나 관리수준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산업현장에서 발암물질은 생산과정에서 노출되는 노동자에게 직업성 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유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그 수준은 이미 심각하다고 잘 알려져 있다”고 전제하고 “지난 수 십년간 현장에서 노출되었던 발암물질 때문에 현대차 조합원들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암이 주로 발생하는 시점이 60세 이후 인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퇴직 후에 암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된다. 산업현장에서 발암물질을 찾아내고, 발암물질을 줄여나가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이에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3대지부가 서울에 있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함께 발암물질진단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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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현대자동차에서는 발암물질진단사업이 최초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발암물질을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측되는 울산공장의 엔진3부, 도장2부, 소재1부를 우선적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조사대상 물질은 발암물질과 함께 생식독성, 변이원성, 잔류성/농축성, 환경호르몬, 발달독성 물질에 대해 조사하였다”면서 “조사방법은 현대자동차지부 노동안전실에서 울산공장의 모든 물질안전보건자료를 ‘노동환경건강연구소’로 넘겨주어 발암물질 및 기타독성물질 데이터베이스에서 독성물질을 찾아냈다. 이후 3개부서의 발암물질을 정리하여, 국제암연구소 등에서 암 발생부위 정보가 있는 물질에 대해 노출가능성 등을 검토함으로써, 부서별로 발생 가능한 암의 종류를 정리하였다. 그리고 부서별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여 발암물질 사용실태를 평가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msds를 분석한 결과 총 1,501개 제품에서 발암성 1급 76개 제품(5.1%), 발암성 2급 99개 제품(6.6%) 등으로 나타났고, 발암성이나 기타 독성물질 중 하나라도 포함된 제품은 전체물질의 51.8%가 발견이 되었다. 실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심각했다”고 공개했다.
노조는 회사측에 “▲전 공장에 대한 발암물질조사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소재공장 석면진단사업(석면지도그리기) 실시 및 석면제거계획 수립해야 한다. ▲전 공장의 도료 및 희석제의 벤젠 함유여부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전 공장 및 부품사에 대해 노사가 합의한 금지물질을 사용하지 않기로 하며, 모든 부품사에게도 동일 적용한다. ▲부품사에 대한 발암물질사용이 불가피할 경우 노동자에게 노출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부품사에서 환경관리 능력이 없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환경개선기금을 조성하여 지원해야 한다. ▲심각한 발암물질의 사용 금지 및 물질 대체를 위한 ‘노사 발암물질대체 tft’ 구성과 함께 사업을 추진한다. ▲자동차산업의 발암물질을 없애기 위하여 안전한 대체물질 및 대체공정 개발기금을 조성하고 연구개발 및 보급에 앞장선다 등 8개항을 요구했다.
노조는 “안전한 자동차 만들기와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발암물질에 대한 건강권 확보차원에서 회사측에 요구하는 것이다. 이에 현대차 회사측은 한국의 일류기업으로서, 또한 친환경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현대차 3대 지부는 금속노조와 함께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면서 회사 안으로는 조합원을 보호하고 회사 밖으로는 자동차산업 모든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이날 “발암물질 현장조사결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은 이 발표문의 전문이다.”
금속노조 발표 “발암물질 현장조사결과 및 향후 계획”<전문>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는 지난 6개월 동안 63개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9천 여 종의 화학물질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8백 70개(10%)의 제품에서 암 유발이 높은 1~2급 발암물질이 함유돼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기업의 영업비밀로 성분명이 제공되지 않는 제품까지 포함하면 전체 절반가량의 물질이 발암 또는 유독성 물질인 셈이었습니다. 절삭유에는 유럽에서 사용하지 않는 환경오염물질인 염화파라핀도 대거 들어있었고, 도료에는 중금속인 6가크롬과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가 대량 사용되고 있기도 했습니다. 세척제나 시너로 사용되는 제품 77개에서는 백혈병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28개(36.4 %) 제품에서 검출되기도 했고, 발암성 기준인 0.1%를 넘는 제품이 8개(11%)나 검출됐습니다. 현장에서 사용하는 단열재와 가스켓에서는 석면도 검출됐습니다.
한마디로 한국의 제조업 현장은 화학물질에 중독된 현장 그 자체였으며 독성정보마저 은폐된 현장이었던 것입니다. 이 속에서 우리 노동자들은 생식독성물질과 환경호르몬으로 공장바닥을 청소하고 있었으며, 금속을 깎고 닦아내면서 발암물질을 코로 숨쉬고 있었습니다. 더욱 슬픈 사실은 발견된 발암물질 중 다수가 공정상 필요에 의해서 들어간 것이 아니라 화학물질이 남용된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제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발암물질은 하천과 대기와 토양으로 방출되어 우리 환경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으며, 생산된 제품 속에 함유되어 사회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제조업 현장이 사회와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환경 오염원이 되고 있는 셈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문제가 정부의 정책부재 현실에서 기인한다고 강조합니다. 유럽과 캐나다에서는 발암물질을 사용할 경우 안전한 대체물질을 먼저 검토하도록 사업주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독성정보가 없는 물질은 시장에 유통시킬 수 없으며, 강력한 발암물질은 사용할 수 없다는 리치(reach)제도가 마련돼 있습니다. 또한 유럽 화학물질표시기준에 따르면 벤젠 함유량 정보를 사업주들이 밝혀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잠재적 발암물질로서 표기하도록 돼 있습니다. 덴마크와 프랑스 정부는 발암물질의 대체물질을 연구 개발하는 것에 앞장서며, 영세사업장까지 대체물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나서고 있기도 합니다. 해외의 이런 노력에 비추어볼 때 우리나라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금속노조는 환경단체 및 전문가들과 함께 일단 자동차산업에서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해야 하는 물질의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금속노조는 금지목록에 오른 물질의 사용을 거부할 것입니다. 아울러 노조는 사용자들에게 대체물질 사용을 요구할 것이며, 엄격한 환경관리도 요구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노동조합이 없는 중소영세비정규 노동자들까지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길을 찾아야 합니다. 1대의 자동차에 들어가는 2만 여개의 부품을 생산하는 모든 노동자를 보호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금속노조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녹색연합, 여성환경연대,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는 발암물질과 유해화학물질에 오염된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전체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 출발선으로 우리는 ‘건강한 자동차 만들기 운동’을 함께 시작합니다.
이를 위해 금속노조는 현대기아차라는 대공장부터 건강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협약을 체결할 것을 공식 촉구합니다. 이어 금속노조는 화학물질제조회사들에게 불필요하게 발암물질을 넣지 말고 발암물질이 함유된 것에 대해 숨기지 말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우리는 향후 발암물질을 남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발암물질 사용 중단을 요구할 것이고, 함께 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불매운동까지 고려할 것입니다.
아울러 정부는 국제적으로 확인된 발암물질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여 56종이 아닌 새로운 발암물질목록을 공표하고, 해외 금지물질이나 허가물질을 참고하여 발암물질과 독성화학물질을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발암물질에 대해서는 기업비밀을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사용자로 하여금 발암물질 사용 시 우선 대체물질을 사용하도록 대체우선의 원칙을 확립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부터 앞장서 대체물질 정보를 생산하고 공급해야 합니다.
금속노조는 지난 6개월간 만들어낸 소중한 발암물질정보를 조만간 노동조합 홈페이지를 통해 모두 공개할 것입니다. 9천 여 개의 제품을 검색 가능하도록 만들어 어떤 제품에 발암물질이 들어있는지 모든 노동자들이 알게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직업성 암 환자들이 자신의 암을 유발시킨 물질이 궁금할 때 언제든 찾아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는 발암물질을 피할 권리가 국민 모두에게 있음을 선언하는 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