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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나를 도와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필리핀 교도소 5년…“그래도 내 조국 대한민국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의지 하나로 버텼다”

박영재 기자 | 기사입력 2010/12/19 [03:46]
▲  15일 무죄로 석방된 조광현씨.   ©관리자
필리핀 마닐라에서 살인강도 혐의로 기소돼 5년간 복역 중 이던 한국인 조광현(36)씨가 필리핀 재판부로 부터 무죄판결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됐다.
 
18일, 조씨는  "필리핀 법원이 지난 15일 검찰의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자신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조 씨는 지난2005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진 모씨(여)의 경호원으로 일하다가 같은해 11월 마닐라의 한 콘도에서 필리핀 여가정부가 총기로 살해된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돼 50여차례 재판을 받아왔고 지난 10월8일 60만페소(1600만원 정도)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이번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조 씨는 석방 3일째인 18일 본지에 보내온 메일을 통해 5년간의 교도소 생활의 비참함과 함께 정부에 대한 섭섭함을 털어놨다.
 
조씨는 “필리핀 교도소는 처참했다. 언어 문제와 문화적인 차이, 필리핀 죄수들과의 갈등등 으로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수감 생활을 했지만 조국이 도와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필리핀 주재 대사관을 “여권 비자 문제만 해결해주는 동사무소”라고 말했다.

그는 “2005년 11월 25일 경찰 체포 과정에서 한 건물로 옮겨져 권총 손잡이와 길이 1m의 각목으로 맞아 피투성이가 됐지만 한국 대사관 영사는 '얘 네한테 맞았냐?'는 형식적으로 물은 뒤 그 뒤로 아무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대사관은 1년에 두 번, 구정과 추석 때 면회를 하고 라면 1박스만 내려놓은 체 귀찮다는 듯 길면 10분 정도 면담하며  애로 사항을 말하면 수첩에 메모만 할뿐 바뀌는 것은 없었다”며 “이마저도 끊여 먹을 수 있는 불이 없어 (숯이나 나무를 사서 물을 끓여 먹어야 함)생 라면을 먹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통역이 없어 재판 진행이 되지 않는 일 까지 벌어지면서 자원봉사자들이 대사관을 방문해 통역을 하겠다고 나서기까지 했으나 담당 영사는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 한 것도 모자라 교도소까지 찾아와 ‘자원봉사단이 대사관을 찾아와서 난리를 피우느냐’고 자신을 나무라기까지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조씨는 “치약, 칫솔, 비누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지원을 부탁하면 물질적으로 도울 수 없다”고 하더라며 “생필품 지원도 못해주면 적어도 자국민이 부당하게 폭행을 당하지 않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필리핀은 한국 교도소와는 달리 의약품, 비누, 옷, 치약, 칫솔, 잠자리까지도 돈 주고 사야함)

특히 조씨는 “처음 교도소 들어가자 말자  피부병에 걸려 온 몸이 너무 가려워 끍으면 피가 나고 잠을 자면 손가락만한 바퀴벌레가 몸에 올라와 상처를 뜯어 먹고, 30cm가량 크기의 쥐가 몸을 타고 넘어 다닐 정도로 열약한 환경에서 4년11개월의 긴 세월동안에 질병과 고통과 굶주림으로 죄수들이 16명이나 죽어나가는걸 봤지만 살아서 누명을 벗고 떳떳하게 대한민국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의지 하나로 버텼다”며 “보석금을 대신 내주는 등 석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구정서(33·필리핀 회사원)씨를 비롯한 여러분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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