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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 울리는 ‘주택대란’…언제까지 계속될까?

전세대란 맞은 부동산 시장

문지혜 기자 | 기사입력 2011/02/07 [17:10]
최악의 ‘전세대란’을 맞아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주택 공급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올해야말로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던 서민들의 주름살만 깊어지고 있다. 몰아치는 한파로 인해 이사 수요가 적은 1월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주택 공급 부족 현상으로 인해 최악의 ‘주택대란’, ‘전세대란’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없는 주택 매매시장을 안정시키고자 정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부동산 시장 구도를 짐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고착화되고 있는 주택난의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2011년을 거쳐 2012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지 집중 조명해 봤다.
 
 
고착화된 ‘전세대란’…원인은 ‘대형 분양 아파트’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유목형 1·2인 가구의 증가
 
 
2011년 주택시장의 화두는 단연 ‘전세대란’이다. 최근 2~3년 동안 되풀이되다 못해 고착화되고 있는 ‘전세대란’은 전례 없는 전세가 폭등 속에서 주택 매매가 자체는 하락하고 있는 모순적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물가상승과 시장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주택 부문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새로운 기형적 구조가 출현한 것이다.
 

주택시장 이상 징후 발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주택 스태그플레이션은 주택부족으로 전·월세가는 폭등하고 있지만 주택공급량 자체는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주택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전·월세를 살고자 하는 사람은 넘치지만 임대주택을 공급할 시스템은 없다는 데에 그 원인이 있다. 임대가격은 폭등하고 있지만 집값 상승이 멈추면서 집을 매매하는 것보다 전세, 전세보다는 반전세나 월세를 주는 것이 훨씬 더 이익이기 때문이다.

유례없는 전세대란은 전세 시장의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십 년간 우리나라의 독특한 제도로 자리 잡은 전세 대신 전세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내는 이른바 ‘반전세’로 전환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전체 임대시장에서 반전세 비중은 2009년 12월 39.5%에서 지난해 12월 41.2%로 다소 늘어났다. 이 때문에 전세 물량은 더욱 적어지고 전세난도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가 이어지고 있어 전세금을 은행에 넣어도 이자수입이 많지 않고,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퇴색한 게 월세 물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신규입주가 17만1000가구로 전년 15만6000가구에 비해 증가했지만 전세가는 계속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수도권에 공급된 주택의 수 자체는 늘어났지만 정작 수요자가 원하는 규모의 주택은 터무니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건설사들이 정작 수요자가 원하는 소형주택을 외면하고 중·대형의 분양 아파트를 경쟁적으로 지으면서 발생했다.
 

거품 꺼진 뒤 나타난 문제

문제는 주택공급량의 약 40~50%가 수요가 저조한 40평형 이상의 대형 아파트였으며 주택실수요이자 주택수요의 50%에 달하는 소형주택의 공급은 전체 공급량의 20%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수요자들이 소형주택을 원하는 이유는 인구구조의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수도권의 인구는 2000년부터 5년간 약 96만 가구가 증가했는데 1인 가구 증가가 46%, 2인 가구 증가가 41%에 달하는 등 대부분 1·2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1·2인 가구의 수의 증가폭이 강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대형 평형의 수요는 급감하고 소형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서울만 살펴보면 5년간 22만4000가구가 증가한 가운데 77%가 1인 가구, 65%가 2인 가구이며 4인 가구는 오히려 7만2000가구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파악하지 못했던 건설사 입장에서는 3년 전 주택 경기가 좋았을 때 인기를 끌었던 대형 평형 위주로 분양 아파트를 지었기 때문에 3~4인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중·소형 주택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를 보인 것이다. 이 때문에 소형주택은 전·월세 폭등에도 불구하고 공급은 적어 수도권 중심으로 오피스텔과 고시텔만 붐을 일으켰다.

하지만 끓어오르던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붕괴하자 문제점이 드러났다. 대형 평형 위주의 아파트 수요는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지난 7~8년간 극심하게 누적돼 소형주택 부족 현상이 전세대란을 몰고 온 것이다. 도시통계표준연구소의 조용석 소장은 “이 같은 부동산 시장의 누수가 계속될 경우 스페인과 일본의 경우처럼 부동산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8개월 동안의 주택부족

전문가들은 2011년 한 해 동안 수도권에만 7만 호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조 소장은 “2007년 9월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한 이후 인허가 물량이 급감했으며 2008년 mb정부 출범 이후 건축규제가 완화될 것을 기다리는 기대심리 때문에 당시 건설사들이 주택 인·허가를 꺼렸다”며 “또한 2008년 말 외환 위기로 인해 착공물량이 평소의 25%로 감소했기 때문에 앞으로 18개월 동안 주택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사가 인·허가 후 착공에 걸리는 시간을 3년으로 계산할 때 2010년 4분기에 시작된 극심한 주택부족 현상으로 인한 후유증은 2012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도의 아파트 착공량은 평소 월 1만호 가량이던 것이 월 2000호로 급감했다. 특히 2011년에는 연간 필요주택 수인 12만 가구의 절반밖에 안 되는 6만 가구만이 입주돼 전·월세 폭등은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서울 지역은 소형택지지구 입주 등으로 2011년 2~3분기에는 약 1만 호의 공급초과로 거의 5년 만에 예외적인 시장 안정 상황을 보여 경기도 및 인천 주택시장과 대비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나 이는 일시적이며 소형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만성적인 부족 상황은 2011년 하반기 이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소장은 “2012년부터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오피스텔·아파트·다세대·다가구 등이 대량 입주해 경기도에 2만 호, 인천 2만 호 가량 초과 공급돼 주택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세대란이 심화되자 정부는 지난 1월13일 전셋값을 안정시키겠다며 ‘전·월세 안정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셋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올해 공공부문에서 13만 가구의 소형 및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전세자금 지원 확대, 전·월세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lh 등 공공이 보유한 준공 후 미분양 물량 2554가구를 전·월세 임대 물량으로 전환하고, 다가구 매입·전세임대주택은 입주자 선정 절차를 최대한 단축해 2만6000가구 가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한시적인 정부 대책
 
민간부문에 대해서도 특별자금 지원을 통한 공급 활성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 같은 특별자금 지원은 1조원 한도 내에서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는데, 1조원이 모두 소진될 경우 4만 가구가량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도시형 생활주택의 세대수 제한을 150가구에서 300가구 미만으로 완화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조속히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 정보 부족이 전세난을 야기한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보다 정확한 전·월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계약 희망지역의 실제 계약액을 인터넷에 게재할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시안적인 대책이라며 효용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전세난의 근본적인 원인은 매매 대기수요가 전세에 머물고 있어 전세에 적체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인데 전세·임대주택 공급 확대로 수요 과잉 현상을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도시통계표준연구소의 조 소장 역시 “매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의 규제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며 “특히 한시적으로 건축규제를 해제한다면 현 상황을 빠르게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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