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8일 판문점 회담장으로 걸어오는 북한 군인을 보면서 호감이라고는 어느 구석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군사실무 회담자로 나오는 군인 표정들을 보니 이번 회담도 초장부터 글렀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간 회담장에 나오는 북한 군인들은 아쉬워서 나왔지 호령할 일이 있어 나온 일이 없다. 그러기에 마치 군복 바지를 보이지 않게 안으로 걷어 올리고미니스커트를 입은 양 했다. 그러다가 비위에 맞지 않으면 서슴없이 미니스커트를 벗어 던지고 올렸던 바지를 내렸다. 이번 회담에 나온 군인들은 애초부터 군복바지를 입고 나왔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양 하지 않았다. 성사를 전제로 나온 모습이 아니었다. 관상으로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이 아니다. 그들을 오랫동안 보아온 직감이다.
그 직감은 이번에도 적중했다. 저들은 단 한 번도 진솔하고 솔직하게 나온 일이 없다. 잘 못해서 나왔어도, 아쉬워서 나왔어도 변함없이 케케묵은 말 뼈다귀나 팔아먹으려는 생 떼거지 발언만 일삼았다. 이것은 북한정권에 대해 나쁜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다. 이것은 저들의 원초적 모습이며 태도다.
이번 군사실무 회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정권의 어디에도 진정성이 있다는 걸 볼 수 없었다.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지난 8일부터 이틀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군사실무 예비회담은 고위급 본회담 의제를 합의하기 위한 실무회담이다. 하지만 저들은 한국의 의중을 확인하려고 나온 것임에 불과했다. 첫날 회담에서 밤을 새워서라도 회의를 하자고 했다. 북측 대표단이 굉장히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북측은 남측이 기분이 상할까 봐 조심스러워하는 눈치였다고 한다.
이튿날 회담에서도 마찬가지로 비교적 차분하게 고위급 회담 의제 등에 대한 논의를 했다. 한국은 초지일관 “천안함•연평 도발에 대한 책임 조치 있어야 본회담”을 열 수 있다는 것이었으며, 저들은 “고위급 회담에 가면 천안함•연평도 공격 문제 등 모든 것이 깨끗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오후, 점심을 먹고난 후 회담이 재개됐다. 10여분간 오전과 마찬가지 분위기였다. 그런데 갑자기 북측 대표가 언성을 높였다. “천안함 사건은 철저하게 우리와 무관한 사건”이라며 “미국의 조정 하에 남측의 대북 대결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한 특대형 모략극”이라고 주장했다. 북측은 또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서도 “남측이 연평도를 도발의 근원지로 만들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군사실무 회담에서 또다시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은 잘 못을 뉘우칠 줄 모른다는 사실이다. 북측은 이명박 정권이 김대중 정권이나 노무현 정권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대북 제재조치 하나만으로도 능히 알아 차렸다. 그것도 몰랐다면 아둔하다고밖에 할 수 없다. 그렇지 않고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에 구태의연한 자세를 고수했다는 것은 옛날의 북한이 지금의 북한일 뿐이란 것을 증명할 따름이다.
북한은 천안함 폭침을 끝까지 부정할 것이다. 이제 것 아니라고 우겨온 것도 우겨온 것이려니와 중국의 체면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국제사회가 하나같지 북한의 소행이라고 인정하고 제재에 가담하고 있는데도 중국은 북한 편을 들어주고 있다. 무리수인 줄 알면서도 큰 방파막이가 돼 주고 있는데 이제 와서 인정한다면 중국과 어찌 될 것인가. 혈맹관계는 산산이 깨지고 말 것이며 그나마 유일한 ‘동무’를 잃을 것이 아닌가. 뿐만 아니다. 또 있다. 언제나 틈만 있으면 남남 갈등을 노리고 부추기고 있는 것이 북한이다. 이제 것 천안함 폭침을 북한의 소행으로 보지 않고 있는 좌파 세력이 천군만군 노릇을 하고 있는데 그들은 어찌 할 것인가.
남북 간 군사실무회담이 9일 결렬되자 민주노동당은 논평에서 “고위급 회담에서 다뤄질 내용을 무리하게 관철하려다가 결렬로 이어졌다. 필요하다면 회담 대표를 교체해서라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정일이나 김정은을 대표로 교체하면 될 것이란 말인가?
민주당은? 말싸움 좋아하는 사람들이 먼 산만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