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신시에 출시했던 상품을 가죽으로 포장했던 단군왕검시대

노중평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1/11/16 [08:16]
요즈음은 디자인의 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상품 포장을 디자인을 잘 한 포장지로 포장한다. 이렇게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디자인에 혹한 소비자들이 상품을 많이 사서 쓰게 하여 생산자가 이익을 많이 남기자는 데에 있다. 물신숭배시대, 감각적인 미를 추구하는 시대, 소비가 미덕인 시대에 합당한 디자인 포장이라 할 수 있다.

단군왕검시대에도 상품을 포장하였다. 그 시대에는 디자인 같은 것이 필요 없었던 시대였다. 최상의 포장지는 튼튼하게 물품을 쌀 수 있는 짐승의 가죽이었다. 짐승을 잡아서 그 가죽으로 포장하였던 것이다. 포장만 보면 누가 포장했다고 쓰지 않아도 어떤 부족이 보낸 물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시대가 호혜경제시대이었으므로 각 부족마다 물물교환 해야 할 품목이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생산해서 가지고 가면 물물교환이 되었다. 이 물품을 포장하는 가죽이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각 부족이 부족을 대표할 수 있는 짐승을 아이콘으로 가지고 있었다. 소를 아이콘으로 가지고 있는 부족은 우가牛加라 하였고, 말을 아이콘으로 가지고 있는 부족은 마가馬加라 하였고, 양을 아이콘으로 가지고 있는 부족은 양가羊加라 하였고, 돼지를 아이콘으로 가지고 있는 부족은 저가猪加라 하였고, 개를 아이콘으로 가지고 있는 부족은 구가狗加라 하였다.

말과 소는 지금으로 말하면 탱크와 장갑차와 트럭에 해당하는 장비였으므로 일정한 기간 동안 도살이 금지되어 있었다. 군대에서 쓸 만큼 써서 병들어 비루먹게 되었을 때 민가로 방출하여 쓰거나 도살할 수 있게 하였다.

고구려시대에 평강공주는 나라에서 방출하는 비루먹은 말을 사다가 정성을 들여 먹이고 관리하여 훌륭한 전마戰馬를 만들어 온달에게 주어서 바보온달을 온달장군이 되게 하였다. 

단군왕검시대에 사람이 잡아먹을 수 있는 동물은 사슴과 양이었다. 사슴이 많이 나는 고장의 지명에는 록鹿자를 집어넣었다. 치우천왕과 황제가 싸운 곳을 탁록涿鹿이라 하였는데, 사슴이 많이 나는 강가라는 뜻이었다. 사슴을 잡아서 식용으로 썼기 때문에 생긴 지명으로 볼 수 있다. 전투에 임하는 많은 병력이 마시고 먹을 수 있는 물과 사슴고기가 군대의 필수품이었던 것이다. 신라임금의 왕관에 녹각鹿角을 장식했는데, 신라인들이 탁록 출신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돼지는 제물로 사용하였다. 돼지 기르는 사람을 돼놈이라 하였다. 이들이 오늘날의 중국인의 조상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개는 주인을 지키는 경호원이었다. 개를 의미하는 견犬자는 임금님의 경호원이라는 뜻이고, 구狗자는 별들의 임금인 북극성을 지키는 호위견護衛犬이라는 뜻이다. 개가 짐승으로서 높은 신분이었기 때문에 신사神社지기 노릇을 할 수 있었다. 신사지기를 도맡아놓고 한 개가 삽살개였다. 일본에서는 신사지기 삽살개를 고마이누라 하였다.

이들 시성한 동물을 죽인 후엔 반드시 희생제를 지내 주었다. <부도지>는 이 희생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제15장에 있는 기록이다.

是時 山海諸族多食魚肉 交易之物擧槪包具皮革之類故 乃行犧牲之祭

이시 산해제족다식어육 교역지물거개포구피혁지류고 내행희생지제

使人反省報功也 揷指于血 省察生命 注血于地 還報育功 此代物而償

사인반성보공야 삽지우혈 성찰생명 주혈우지 환보육공 차대물이상

五味之過 願其休咎 卽肉身苦衷之告白也

오미지과 원기휴구 즉육신고충지고백야

이때 산과 바다에 사는 여러 인종은 물고기와 육 고기를 많이 먹었다. 교역하는 물건들은 가죽의 종류로 포장하였기 때문에 (죽인 짐승에게) 희생의 제를 지내주어 가죽을 쓰고 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반성하고 보은의 공을 갚도록 하였다. (희생제를 지낼 때) 피에 손가락을 찔러 목숨이 붙어 있나 살피고 땅에 피를 뿌려 기른 공을 돌려주었다. 이는 물자를 대신하여 (바치는 것으로, 마고시대에 조상이 저지른) 오미의 잘못을 보상하려는 것이었다. 그것이 (짐승과 물고기를 잡아먹는 사람들이 희생제를 지내어) (살생한 대가로 자주) 재앙을 (당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었고 즉 육신(이 당할) 고충을 고백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다.
 
행희생지제行犧牲之祭는 희생제를 지냈다는 말이다. 희생犧牲이라는 문자에는 복희伏羲(BC 3528~3413)가 소를 잡아 희생제를 지냈다는 의미가 있다. 복희는 배달나라의 제6세 다의발 한웅으로 볼 수 있는 분이다. <태백일사 신시본기>에 그의 아버지는 태우의 한웅이었고, 태우의 한웅이 아들 12명을 두었는데, 복희는 막내아들이라 하였다. 그가 삼신산에 가서 하늘에 제사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이때 소를 잡아 희생제를 지냈으므로 희생羲生이라는 문자에 우牛자를 붙여 희생犧牲이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당시의 사람들이 먹기 위하여 엄청나게 많은 살생을 자행하고, 또 전쟁에 나가서 소와 말이 전사하므로 이들의 희생을 보상하기 위하여 제사를 지내 주었던 것이다. 

당시에 희생제를 지낼 수 있는 곳이 조시가 열리는 곳 1곳, 해시가 열리는 곳이 8곳, 모두 9곳이었다. 이 9곳에서 희생제를 지내고 나서 부족을 대표하여 온 계주인 왕검들이 각자 가지고 온 물건으로 물물교환을 하였으므로 각 부족에게 줄 물건을 포장하는 포장의 기본 단위가 9덩어리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교환할 수 있는 물량이 정해져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서 수량을 늘렸을 때는 배수로 하였을 것으로 본다.

포구피혁지류包具皮革之類는 포장지를 여러 가지 가죽 종류로 썼다는 말이다. 당시에 짐승을 잡아서 가죽으로 포장을 했다는 것은 그 가죽도 교역품목으로 정해져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단군왕검이 BC 2333 무진년에 5가를 데리고 조선을 세웠는데, 5가를 양가, 우가, 마가, 저가, 구가라 했던 이유는 교역물품의 포장과 관련이 있었을 다고 볼 수 있다. 양가는 양의 가죽으로 포장하고, 우가는 쇠가죽으로 포장하고, 마가는 말가죽으로 포장하고, 저가는 돼지가죽으로 포장하고, 구가는 개가죽으로 포장한 품목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막대한 수량의 가죽이 소요되었을 것이고, 따라서 막대한 수의 가축을 도살하여 가죽을 충당하였다고 보면, 1년 내내 도살이 행해졌다고 볼 수 있다. 각 부족이 신시를 열었을 때 신시에 모여서 그들이 죽인 가축의 명복을 빌어주기 위하여 회생제를 지냈을 것이다.

단군왕검시대에 인구가 불어나면서 5가체제는 8가체제로 불어났다. 이때가 BC 2310 신묘 24년이었다. 단군왕검의 4명의 아들 중에서 태자 부루를 호가虎加를 다스리게 하였고, 2자 부여를 마가馬加를 다스리게 하였고, 3자 부우를 노가鷺加를 다스리게 하였고, 4자 부소를 응가鷹加를 다스리게 하였고, 고시를 우가牛加를 다스리게 하였고, 특명을 웅가熊加를 다스리게 하였고, 주인을 학가鶴加를 다스리게 하였고, 수기를 구가狗加를 다스리게 하였다. 이렇게 5가가 8가로 불어나는 바람에 각 부족이 생산하는 가죽으로 교역물품을 포장하는 제도는 없어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가죽을 사용하는 사람이 가죽을 얻기 위하여 짐승을 잡을 때는 피에 손가락을 찔러 명이 붙어있는가를 살피고 나서 숨이 끊어졌을 때 피를 땅에 부어 땅이 기른 공을 돌려주었다. 피를 바치는 의식은 육 제물을 바쳐 인간이 저지르는 오미의 잘못을 보상하려는 뜻이 있었던 것이 것이다. 이를 오미의 과실이라 하였다.

오미의 과실은 계속해서 희생제물을 바치지 않으면 두고두고 재앙을 받아야만 한다는 공포심을 키워주었다. 인간은 경험상 재앙을 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재앙을 없앨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재앙을 쉬게 하려고 뇌물성의 희생제물을 바쳤다.

제물로서 제일 좋은 제물은 인신제물人身祭物이라 역사시대 초기에는 사람을 잡아서 인신제물로 바쳤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신제물이 대신제물代身祭物로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를 대수대명代壽代命이라 하였다. 대수대명을 행하면서 인신이 당하게 될 고통을 짐승에게 전가시키고 이런 사유를 하늘에 고백하였다. 이러한 오래 된 유습이 지금도 굿판에서 행해지고 있다. 무당들이 통상 소나 돼지를 잡아 바치는데 닭을 바치기도 한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대속제물代贖祭物도 고대의 희생제를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