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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와 인간과 삶과 죽음을 고뇌하는 영혼

하정열 시인 근작시 5편

하정열 시인 | 기사입력 2012/01/04 [18:31]
▲ 하정열   시인 ©브레이크뉴스
*소망


나는
한그루 나무되어
반동아리 허리에 뿌리내리고 싶소

나는
타골의 등불 되어
웃음 잃은 삼천리를 밝히고 싶소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우리가 되어
칠천만 숨결이 다시 하나가 되도록

나는
그 날 그 날을 위해
불사조 되고 싶소.
      
*겨레여 조국이여

조국은 아직도 신음 중
불면의 세월 속에 잠 못 드는 이 산하

날개를 활짝 펴는 밝은 누리 겨레여
온 몸으로 조국을 감싸고
불보다 뜨거운 민족의 피
칠천만 겨레도 삼천리강산도 울었다

넉넉한 산하의 겸허
기적을 꿈꾸는 한강은
언제까지나 잠들지 못하리라
오천년 더운 심장을 뛰게 하소서
그대여!

온갖 어둠과 더러움 벗어 던지고
눈부신 빛으로 새롭게 태어나서
풀꽃 향기로 피어나소서!

그대 발아래 겨레의 꿈 펼쳐 드리오니
고이 밟으소서
내 꿈을 밟고 가는 임이여!
 
*조국의 영광

이 몸이 죽어서 이 겨레가 산다면
하늘 아래 거룩한 그대의 이름으로
추울수록 더 아름다운 눈꽃 되어
겨레의 땅 조국의 흙을 덮으리라

햇살이 눈부시게 비쳐오는 날
숨결마저 죽여 가며 피처럼 진한 색깔로
깊은 잠에서 깨어난 겨레들이 기지개 켜고
조국의 눈동자 속에서 찬란한 승리를 보게 하라

그 무엇이 이 가슴을 이렇게 뛰게 하랴
바로 조국이라는 이름의 당신이 있기 때문
저 혼까지 저 숨결까지 모두 다 가닿도록
피울림 속에서도 별이 되어 지키리라고
겨레의 심장으로 외치게 하라

들풀 하나만 보아도 조국으로 이어지던 날들
나는 그대의 앞길을 여는 노을멍석이 되고
나의 작은 소망들은 영혼의 눈이 되어
당신의 문을 두드리면서
활짝 핀 내 시의 날갯짓으로
찬란히 동트는 조국의 아침을
겨레의 이름으로 열리게 하라!
조국의 영광으로 활짝 피게 하라!
     
 *하늘을 쪼는 새

이 가난한 자의 영혼을 일깨우시어
그대의 큰 그릇 안에서 쉬게 하시고
마음의 평화를 지켜 조그마한 일에도
만족할 줄 아는 참 일꾼 되게 하소서

통일 향한 꿈 하나로 몸을 태우며
마음 깊이 한 자루 촛불을 지피는
거룩한 하느님의 일과를
내 영혼의 깨달음으로 정진하게 하소서

숙명의 빛 하늘에서 내려오면
스스로 와 부딪치는 존재의 의미를 깨닫고
상처 깊숙이에서 숙성하는 영혼이
민족의 숨결로 타올라 열리도록
조국통일을 향해 하늘을 쪼는 새 되게 하소서
 
                 
*시인
 
시인은 이슬 맑은 들판에 흩어진 햇살도 줍고
바람에 일렁이는 노을의 눈빛에 황홀해 하며
별빛 따라 하룻밤 지새우기도 하면서
생명의 신비로운 탄생을 노래하는 신의 심부름꾼

시인은 사뭇 피려던 젊음을 폭풍우처럼 보낸 아픔으로
상처의 꽃과 언어의 맨살을 만져보고
죽음으로써 삶을 찾는 가슴 속에서 찍어낸 피로
원죄의 틀을 깨며 깨달음의 울음소리를 내지르는 선각자

시인은 이웃들의 삶의 무게를 기꺼이 나눠지고서
펄럭이는 외로움도 아픈 추억으로 새기며
우주와 인간과 삶과 죽음을 고뇌하는 영혼의
궁극적인 표현을 시로 순화시키는 한사람의 생활인

시인은 그대의 아픔과 슬픔까지도 보듬으면서
애틋하고 살가운 정감을 통해 주변을 맑게 복원시켜
더 넓고 아름다운 희망찬 세상을 만들어 내는
바로 당신의 눈높이에서 사랑을 노래하는 삶의 동반자

외소하고 슬픔 많은 이 땅의 시인은
서민들의 속 깊은 언어를 헤아릴 수 있도록
영혼마저 태워서 하얗게 제가 되는 일에 앞장서며
침묵의 소리를 감성으로 표현하는 나지막한 구도자
 
*필자/시인. 본지 논설위원. 예비역 소장.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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