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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노는 아이

<교육 칼럼>사회성이 부족한 아이

허은정 교수 | 기사입력 2012/02/14 [09:42]
지민이는 4살이다. 언제나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해서 유치원이나 놀이터에 가도 아이들 근처에 가지 않고 혼자만의 놀이에 열중을 한다. 아이들이 옆에 와서 말을 걸거나 장난을 쳐도 관심이 없어 쳐다보지 않아 지민이의 엄마는 걱정이 많다.
 
놀이와 대화상대의 시작은 엄마
 
▲ 허은정     ©브레이크뉴스
친구와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노는 지민이 같은 아이들이 요즘은 참 많습니다. 아이가 하나인 가정이 점점 증가하고 밥 먹는 것, 씻는 것, 책보는 것 모두 아이 하나만을 위해서 아이 중심으로 가정이 돌아간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연히 아이는 남과 어울리거나 협력하거나 교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이들만의 작은 사회, 즉 유치원이나 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시기가 오는데 이 때문에 친구와의 관계가 무척 중요하게 생각됩니다. 그래서 많은 엄마들이 생각하는 것이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찾게 되고, 되도록 아이들 그룹 속에서 활동을 하는 곳에 보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가장 작은 사회의 단위가 가정이고 그 가정에 아이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엄마가 있습니다. 엄마는 아동의 양육자이기도 하면서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낼 줄 수 있는 최고의 친구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엄마가 놀이나 대화를 할 때 잘 지켜보면 놀이상대자가 아니라 아이의 비위를 맞춰주거나 건성으로 아동의 놀이에 참여 할 때가 많습니다. 놀이란 그 자체로 즐거움이 되어야 하고 놀이상대자인 엄마도 함께 즐겨야 합니다. 놀이에 참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동의 놀이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입니다. 가령 아동이 자동차를 굴리고 있다면 엄마는 아동과 같이 자동차를 굴립니다. 그러다가 아동이 자동차를 빠르게 한쪽 방향으로 굴리면 엄마는 뒤따라 “슁~” 이라는 소리를 내면 자동차를 굴리며 따라갑니다. 이것을 여러 번 반복하다가 차끼리 충돌하기도 하고 사고가 나기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관습을 배울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엄마가 차를 다른 방향으로 굴리면서 “저기 나쁜 사람이 도망치고 있는데 다른 차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라면서 아동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아동의 흥미나 관심에 같이 호응하면서 엄마는 자연스럽게 아동의 놀이에 참여하고, 또 아동이 스스로 엄마의 놀이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엄마와의 놀이행동이 주고-받기의 패턴으로 진행된다면 아마도 또래친구들과의 놀이에도 같은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놀이터에서 우선 엄마가 대화의 물꼬를 터주기
 
아이가 처음 보는 친구들을 낯설어 하고 어려워한다면 조금 낯이 익은 사촌들과 어울리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습니다. 그러나 딱히 어울릴만한 사촌이 없다면 근처에 있는 공원이나 놀이터에 데려가 또래 친구를 만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하고 있다면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그 아이들 옆에서 잠시 동안 모래놀이를 합니다. “자 우리도 성을 만들어 볼까? 삽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그리곤 옆에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겁니다. “우리 그 삽 좀 빌려줄래?” 아이들이 삽을 빌려주면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삽을 다 사용한 뒤 다시 돌려줍니다. “너희들은 무엇을 만드니?” 라고 하면서 점점 옆의 아이들과의 거리를 좁혀 갑니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면서 아이를 그 대화에 동참시키도록 유도해 보세요. “우리 삽이 또 필요한데 가서 삽 좀 빌려올래? 라고 하면서 아이가 또래 아이들의 곁에 가서 자연스럽게 말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아이가 강력히 거부하면 억지로 시켜서는 안 됩니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격려하는 것은 좋지만 강압식으로 어울리게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게 됩니다. 아이가 처음에 혼자서 말거는 것을 힘들어 하면 엄마가 아이와 한 그룹이 되어 옆의 아이들과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하시고, 아이가 익숙해지면 엄마가 그 대열에서 서서히 멀어져 보세요. ”엄마 잠깐 슈퍼에 다녀올게“ 라면서 아이가 옆의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를 지속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엄마를 금방 다시 쫓아오면 다시 아이를 다른 아이들 대열로 데려가서 다시 처음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길로 지루한 과정의 반복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아이는 엄마의 행동을 보고 모방하고, 자신감을 얻고 차츰 엄마가 없이도 혼자 또래대열에 무리 없이 낄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됩니다.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잘 놀고 있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칭찬해 줍니다. ”우리 oo가 다른 친구들하고도 잘 노네. 다음에 또 놀러오자. “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도 그 친구들과 있었던 이야기를 계속해서 아이에게 친구들과 놀았었던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아까 그 친구는 모래로 자동차를 만들었던데 멋있더라, 우리도 다음에 그 자동차 만들어 볼까? 다음엔 우리가 삽을 가지고 가서 그 친구들한테 빌려주자“ 라면서 다음번에 또 친구들과 놀 수 있는 기대감을 심어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아빠가 집에 돌아오면 아빠에게도 아이가 낮에 친구들과 잘 놀았다는 것을 이야기 하도록 하고 칭찬을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엄마 이외의 다른 식구들에게 받는 칭찬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www.i-dle.or.kr
hyunsuk@ewhain.net
 
*필자/허은정. 아이들세상의원 행동치료사. 남서울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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