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뉴스 박윤경 기자= “‘숨바꼭질’은 골리앗 영화들 속 다윗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지난 20일 서울 회현동에 위치한 스테이트 타워에서 대중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관객몰이 중인 영화 ‘숨바꼭질’의 배우 손현주를 만나 그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봤다.
‘숨바꼭질’은 타인의 집에 몸을 숨기며 생활하는 낯선 사람에게서 가족과 집을 지키려는 가장의 사투를 그린 영화로 개봉 7일 만에 250만을 돌파하며 한국영화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2012년 SBS 드라마 ‘추적자’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스타 대열에 합류한 손현주는 데뷔 22년만에 첫 주연을 맡은 영화 ‘숨바꼭질’에서 자신의 집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아버지 성수로 분해 연기파 배우의 타이틀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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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현재 상영 중인 경쟁 영화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감기’ 등 쟁쟁한 영화를 제치고 선두자리에 선 소감을 물어봤다.
“많이들 봐주셔서 기분 좋죠. 영화에 대해 사람들의 SNS 글을 보면 뜨거운 반응을 실감할 수 있어요. 유난히 올해 큰 영화들, 그것도 한국 영화들이 개봉을 많이 했는데 개봉 전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그 안에서 열심히 선전하는 게 마치 ‘다윗과 골리앗’ 같아요. 귀신이나 허상을 통해 느끼는 공포가 아닌 집, 현관, 주차장 등 실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불안감이란 주제가 대중들의 공감을 얻어냈다고 생각해요”
연기인생 20년을 걸어온 베테랑 배우 손현주는 충무로 신인 감독 허정과의 앙상블을 어떻게 표현할까.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당장에 출연하고 싶었어요. 그래도 배우인데 단번에 OK 하면..(웃음) 감독과 두, 세 번 정도 만난 후 출연을 결정했어요. 허 감독이 미소년 같은 얼굴인데 이렇게 소름 끼치는 생활 스릴러를 쓴 의외성이라는 매력에 끌렸죠. 시나리오부터 촬영까지 허 감독을 겪으며 느낀 거지만 크게 될 사람이에요. 나중에 큰 거 하나 터뜨릴 것 같아요”
손현주에게 ‘숨바꼭질’은 배우로서 처음 맡게 된 장편 주연 영화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겪어왔던 그는 현재 SBS 드라마 ‘황금의 제국’에서도 주연을 맡으며 깊은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 경험한 영화 속 주연은 그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혹시라도 영화가 잘 안돼서 빨리 내린다면 ‘괜히 방송에 오래 나오던 배우 손현주가 영화에 도전했다가 망쳤다’는 반응이 나올까 두려웠어요. 또 제작비 25억, 적은 돈이 아니잖아요. 흥행을 못 하면 괜히 나 때문이라는 걱정과 부담이 있었어요. 하지만 대중들이 이렇게 좋아해 주시고 사랑해주시니 안도가 됐죠. 저와 다른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들이 열심히 만든 영화를 봐주시는 것만으로 정말 감사할 뿐이에요”
그는 그 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소시민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삼촌같이 푸근한 인상을 전했다. 하지만 드라마 ‘추적자’를 시작으로 ‘황금의 제국’을 거쳐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숨바꼭질’까지 최근 3년 동안 그간의 이미지를 벗고 무거운 연기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그중 단연 인상 깊었던 것은 ‘추적자’의 백홍석. 시청자들은 백홍석의 서민적인 모습과 감정에 함께 울고 웃었다. 손현주에게 성수와 백홍석은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추적자’ 백홍석 역은 그 전에 해왔던 캐릭터와는 다르게 몰입도가 깊었어요. 사람이 이렇게까지 우울해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촬영하며 운 적도 많고 깊게 빠져 다른 작품을 못했어요. 그런데 ‘숨바꼭질’ 시나리오를 받아 보고, 성수를 통해 백홍석을 가슴 한 켠에 묻어둘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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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속 짜릿한 액션 장면들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킨다. 이 속에 숨어있는 배우들의 노력과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손현주에게 직접 들을 수 있었다.
“문정희와 액션신을 함께 찍으며 느낀 거지만 힘이 장사더라고요. 기가 엄청나게 세요! 배우들과 싸우는 장면이 많았는데 추워서 몸도 얼고 다들 고생도 많이 했어요. 또 촬영을 위해 나와 살고 첫 촬영부터 한 달 반을 혼자 촬영하다 보니 촬영장에 다른 배우가 잠깐 오면 어찌나 반가운지.. 엄청나게 외로웠는데 나중엔 스태프들과 친해져 밤에 함께 술도 마셨던 게 생각나네요”
극 중 손현주와 기대 이상의 연기 혈전을 펼친 배우 문정희가 인터뷰 중 ‘손현주 선배의 에너지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당사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정희가 그런 말을 했어요? (웃음) 대단한 배우에요. 연기에서 기가 느껴지고 욕심이 느껴져요. 제 에너지라고 말하기도 웃기지만, 남자배우가 나 스스로 빛을 받으려는 생각은 어리석은 욕심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뒤에서 여배우를 받쳐주면 그 빛이 나 자신도 비추게 돼 있거든요. 굳이 말하자면 내가 맡은 역을 열심히 연기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존경과 좋은 평가를 받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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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스타덤에 오른 연예인은 거만한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손현주는 2012년 SBS 연기대상, 2013년 백상예술대상 TV 남자최우수연기상 등 뒤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다가 갑작스럽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이 낯설다고 말한다. ‘제2의 전성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도 끝까지 겸손한 모습을 잃지 않는 그에게서 진정한 배우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매 순간 연기는 나의 일이라는 생각을 잃지 않아요. 촬영하는 순간순간이 재밌고 즐겁죠.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성공보다는 천천히 내가 가는 길을 되짚어 보면서 가는 것이 배우로서 가장 큰 목표라고 느껴요. 갑작스러운 집중과 폭발적인 반응.. 당연히 낯설죠. 하지만 배우가 연기 인생을 살며 겪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손현주가 여기저기 상을 받는다고 손현주는 달라지지 않잖아요”
1990년 극단 ‘미추’ 소속으로 마당극에 출연하던 작은 손현주와 2013년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는 큰 손현주는 강산이 두 번 변할만큼 긴 세월이 흘렀지만 변함없이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다만, 대중들의 인정과 인식이 달라졌을 뿐. 아직도 묵묵히 연기하길 원하는 손현주의 연기 행보는 기대감을 넘어서 가슴을 떨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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