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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S K 가스 공정위 신고 이유

고소 주체가 사업부로 돼있어, 구조조정 면피용?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5/11/10 [11:10]
효성이 sk가스에 대해 지난 9월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지위 남용 금지’ 조항을 위반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내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화학섬유업체인 (주)효성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업체인 sk가스(주)의 ‘프로판 가격 인상요구’를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가격횡포´를 이유로 공정거래위에 신고했다.
이번 사건을 맡고 있는 공정위 독점정책과의 김형수 사무관은 “아직까지 공정위가 처리해야할 ‘사건’으로 판단되지 않은 문제가 대외적으로 공개되어서 당혹스럽다”면서도 “현재 효성과 sk가스 양측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시인했다.
효성은 프로판가스를 이용해 산업용 플라스틱 자재인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하고 있는데, 효성의 pp공장은 울산에 있으며, 같은 화학단지 내에 소재하고 있는 sk가스 lpg기지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프로판 전량을 공급받고 있다.
효성 측에서 공정위에 신고를 한 상황에 대해 sk가스 관계자는 “일단 이해가 안 된다”며, 프로판 최대고객인 태광과의 가격 협상이 이미 완료된 상태이고, 다른 업체들과의 협상도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단계에 효성 혼자 저렇게 나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제품가·해상운임 등 부대비용 급상승
 
이 관계자는 “해상운임과 인건비, 저장시설 감가상각비 등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다른 업체들이 전부 납득하는 사안에 대해 저렇게 나오는 배경은 사내 사정 때문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lpg는 프로판(c3)과 부탄(c4)으로 구분되며, 프로판은 산업용으로, 부탄은 자동차 연료로 주로 이용된다. 국내 프로판 시장은 수입부문과 정재부문(원유 정재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 각각 50%씩을 점유하고 있고, 이중 수입부문의 경우 울산에 기지를 두고 있는 sk가스와 여수 및 인천에 기지를 두고 있는 e1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50%씩이다.
현재 sk가스 울산기지에서 lpg를 공급받는 업체는 효성 외에 태광, 용산화학, 삼성정밀화학, 코리아ppg 등 총 5개 업체로, 이중 최대고객은 태광이고 효성이 두 번째로 많은 양을 공급 받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sk가스측은 지난 2000년에 프로판과 프로필렌 가격이 역전되자 효성측이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고 프로필렌 공급선을 갑자기 바꾸면서 미리 구입했던 물량을 고스란히 부담해야했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서운해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가격협상이 진행중인 다른 수급업체는 이번 부대비용 인상 요구폭이 예전에 비해 높기는 하지만 cp(장기공급가격, 사우디 아람코사 발표)가격과 수입부대비용, 고정비 분담 등도 많이 오른 점을 인정해 늦어도 이달중 sk가스와 재계약을 체결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아람코사가 판매하는 프로판 cp가격은 2003년 평균 톤(t)당 300달러 내외에 거래됐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급등으로 11월 현재 톤당 535달러까지 치솟은 상태이고, 해상운임도 톤당 30달러 내외에서 최근 50달러까지 폭등한 상태이다.
 
효성, 올해 사업부 구조조정 계획
 
한편 이에 앞서 지난 6~7월에는 효성이 lpg가스 수입사업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업계에 퍼진 적이 있는데, 효성 측에서 공식적으로 검토사실을 부인하기는 했지만 당시 그런 소문이 퍼진 것이 sk가스의 가격인상 폭을 완화하기 위한 페인트모션이었다는 관측도 있었다.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지위 남용 금지’ 조항을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가격 인하 명령을 내리거나 매출액 3% 이내 또는 최고 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협상용으로 나쁘지 않은 정도의 처벌 수위이다.
이와 함께 sk가스 관계자가 슬쩍 언급하고 지나간 ‘내부사정에 의한 사유’를 추정하는 변수로 효성이 올해 계획하고 있는 사업 목표, 특히 수익률 부문 목표와 사업부별 전략내용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효성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4.52% 늘어난 5조원으로 잡고 있다. 또 올해 영입이익은 23.8% 늘어난 2200억원, 경상이익은 24.2% 늘어난 1100억원으로 예상했으며, 투자비는 지난해 4189억원의 47.7% 수준인 2000억원으로 줄일 계획이다.
올해 2월 열렸던 기업설명회에서 효성은 지난해 4분기 142.2%였던 부채비율을 중·장기적으로 상장사 평균 수준인 100% 미만으로 내리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으며, “섬유·중공업 등 비수익 부문의 구조조정과 원가 절감 노력에 중점”을 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9일부터 10일 오전까지 이번 사건에 대한 효성측 담당자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결국 통화할 수 없어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동아일보 기사에 신고자가 (주)효성이 아닌 (주)효성 pp사업부라고 되어있다는 점은 충분히 의심해볼만한 일로 보인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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