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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인비의 이론과 사상을 정확히 안다고 할 수는 없어도 `도전과 응전`이라는 설명에는 수긍이 갔다. 중국의 황하에는 여름에는 폭염과 홍수, 겨울에는 혹한과 가뭄으로 시련과 절망의 강이었지만 중국인들은 이 자연의 도전에 맞서 인간이 가진 지혜를 총동원해 황하문명을 건설했다.
로마인들 역시 척박하기 그지없는 황무지에서 몸을 일으켜 대제국을 이륙했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갈등과 희생이 있었는가, 그러나 그들은 끝내 극복해냈다. 작용과 반작용은 자연의 법칙이다. 거기에는 어떤 목적의식적인 성찰이나 배려도 없다.
인간이 문명을 이루려면 이 법칙을 이해해야 하지만, 이를 그대로 따라서는 곤란하다, 홍수는 무섭지만 물은 고맙다. 그게 도전이다, 문명은 자연이라는 작용에 대한 반작용이 아니라, 자연이라는 도전에 대한 응전이었다. 문명은 자연과 싸우려는 인간이 만든 게 아니라 자연과 친해지려는 인간이 만든 것이다.
이렇듯 상대를 인정할 때에만 도전과 응전이 성립한다. 네가 한 대 치면, 나도 한 대 친다, 이래서는 갈등의 극복이나 미래로의 전진은커녕 한치 앞으로도 나갈 수 없다. 오늘의 우리가 사는 현실을 만들어 낸 역사를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우리는 혹시 더 갖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닌가, 사실을 말하자면 대다수의 서민들은 이 싸움에 끼지도 못하는 형편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 양극화는 해결하기 어렵다, 당연히 지속가능한 성장도 우리의 갈등을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갈등의 상대방을 적으로 몰아붙이지 말고 상생의 파트너로 여겨 손을 잡는 지혜를 얻어야 한다. 갈등은 또 다른 갈등으로 받아 칠게 아니라, 통합이라는 응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그래야 분열과 대립을 거듭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이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이고 민주주의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길이다.
*필자/김정기. 김대중 전 대통령시 청와대 수행부장. 한국정치사회숲 이사장. 칼럼니스트.

























